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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복잡미묘한 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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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여성들의 핸드폰을 열면 어김없이 들어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엄마’의 사진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필요로 할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주어야만 했던 존재인 엄마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딸들의 곁에 머물러 있게 된다. 결혼 후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다 하여도, 출산과 양육이라는 여성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됨에 따라 딸은 자신의
"엄마와 딸, 복잡미묘한 그 관계" 내용보기
대다수 여성들의 핸드폰을 열면 어김없이 들어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엄마’의 사진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필요로 할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주어야만 했던 존재인 엄마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딸들의 곁에 머물러 있게 된다. 결혼 후 물리적 거리가 멀어진다 하여도, 출산과 양육이라는 여성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됨에 따라 딸은 자신의 엄마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같은 고통 속에 낳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아들들이 대개 엄마와의 거리가 나이가 듦에 따라 멀어지는 것과는 상반된다 하겠다. 하지만 엄마와 딸의 관계가 항상 돈독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모든 관계는 핑크빛일 때가 있으면 냉랭할 때도 있는 법인데, 엄마와 딸의 관계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놓인다는 점에서 그 관계가 보다 복잡 미묘하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 하나의 성인이 된 딸 앞에서도 엄마는 엄마로서의 위치를 고수한다. 가사 노동이 퇴근이란 개념이 없으며 죽는 그 날까지 지속되는 것처럼 엄마라는 직업(?) 역시 그 끝이 없는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챙겨 주어야만 할 것 같은, 엄마에게 딸은 아무리 나이를 먹었을 지라도 어린 아이처럼 여겨진다. 그렇다 보니, 엄마에겐 딸을 향한 관심이자 사랑의 표현인 것들이 다 큰 딸의 입장에서 이는 자신의 사생활을 향한 침범처럼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많은 딸들이 엄마 앞에만 서면 유독 작아지고, 자신은 아무리 노력할지라도 엄마의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시달린다. 이처럼, 딸을 영원히 자기 안에 품고자 하는 엄마의 욕구와 엄마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딸의 욕구는 언제라도 만나 갈등을 낳을 수 있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수많은 엄마와 딸은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었다. 본심이 그게 아님을 잘 알면서도 서로는 서로를 오해했고, 때론 상대를 향한 애증의 감정을 품게 되기도 했다. 관계가 귀찮고도 버거운 것으로 전락해버림에 따라 몇몇 딸들은 엄마에게 점차 소원해졌으며, 딸들이 그럴수록 엄마는 더더욱 딸들의 목소리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서로의 소소한 일상을 털어놓는 행위는 여성으로서 엄마와 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었다. 그리고 단지 말하는 방식에 조금의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딸은 서로로 인해 행복해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주었다. 상대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공통된 관심사를 찾아낸다면, 대화는 분명 엄마와 딸의 관계를 한층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다 떠는 행위의 가벼움이 여성을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게 하는 주범이라 여기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형성된 유대감의 힘까지 무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한 몇몇 이들이 시도한 대화 이외의 방식 역시 모녀 관계를 유지하는데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함께 쇼핑을 하는 행위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뛰어넘어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와 딸에게 서로를 이해하는 힘을 형성토록 도움이 되어 주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완벽하진 못하며,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남에게 헌신적일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부족함을 느끼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필요로 하는 딸, 엄마와 딸이기 이전에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는 이런 관계를 나 역시 나의 엄마와 맺고 있다. 현재의 엄마의 모습은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 남은 게 가정밖에 없어 보이는 당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괴로움이다. 그런 당신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생각, 당신을 대신한 삶을 살아야만 한다는 식의 책임감까지… 전혀 가정적이지 못하며 대화도, 쇼핑도, 여성이라면 보통 즐거움을 느끼는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마음의 문이 닫히고, 엄마마저도 내 영역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내 자신을 만나게 된다. 결국 엄마의 위치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대체될만한 게 아니며, 그 분과 공유하는 일상이 영원치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지만, 앎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사는 게 바빠 대화가 끊긴 우리 가족. 서로를 대하며 어떠한 말이라도 건넬 수 있는 순간이 극히 제약되어 있는 요즘, 나와 엄마의 대화는 과연 어떤 양상을 지니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q*****2 2007.01.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