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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핸드폰고리를 누군가에게 줘버리고는 핸드폰고리가 없는 상태였다. 앨범 커버의 저 핑크 해골과 두뇌 무늬가 볼록하게 새겨진 동그란 아이보리 핸드폰고리 겸 액정클리너를 핸드폰에 달았다.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Fastastic Plastic Machine, 이하 FPM)은 유명 DJ, 프로듀셔, 잡지편집인 토모유키 다나카이다. 보기에 싸이틱하면서도 보다 귀엽고 보다 졸부적 세련됨과 여유를 보이는 넉넉한 자태를 자랑하는 그는, 시부야케이의 대표이다.
시부야케이의 음악들이 감각적이고 반복적이고 귀에 쏙들어오는 멜로디와 비트를 보여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앨범의 Dance Dance Dance Dance는 모신용카드사의 CF음악으로 쓰이는 것이 놀랍지 않다. 예전에 예전에 워낙에 CD사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가지를 듣다가 좋아하는 곡이나 괜찮다고 생각하는 곡들이 라디오 등이나 드라마 같은데서 쓰일때 방송이나 광고음악감독이란 직업이 참 괜찮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실은, 나 시켜주면 잘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여하간, 워낙에 free한 성격에 그 어떤 장르와도 결합을 하는 이 시부야케이 음악들은, 남미의 삼바와 보사노바 (몇일 동안 들어본 시부야케이 음반 중 이 음반의 재즈곡이 가장 괜찮았단 생각이다), 프렌치팝 (난 일본소설에서 자주 인용되는 제인 버킨이 어떤 목소리인가 했다. 보사노바도 다소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부르는 것을 생각하면, 음악은 일렉트로닉해도 사람의 목소리는 아렇게 공해없고 깨끅하고 순수한 것을 좋아하는 구나 싶었다) 등과 결합하여 신선한 면모를 보여준다. 어떤 면으로는 복고적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면으로는 최신 클럽음악이라 묘한 편재성을 과시한다 (그러니까 어두침침한 클럽에서 춤추며 들어도 되고, 햇빛아래 드라이브 하면서 들어도 되고, 커텐이 펄럭이게 하는 침대 위에서 들어도 된다).
오늘 점심시간에 [다윈의 대답]을 읽으면서 든는데, 그런 생각이 났다. 영문학을 전공하겠다고 생물을 안들었으면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생물학, 사회학, 정치학, 철학, 수학, 경제학 등이 서로 섞여있는 이론들을 읽으면서 전에 읽었던 어떤 작품에선가 언급되었던 Fusion (핵융합)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들이 결합을 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하는 것 (Fusion & Fission)이 진화의 한 모습인가.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듣고 즐기면 딱 좋을 음반이다. 그 이상 뭘 더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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