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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내 기억 깊숙한 곳에 오랫동안 선명하게 자리를 잡게 된 이유에는 영화의 내용보다는 처음 이 영화를 접할 당시의 내 처지에 의존하는 바가 더 큰 것 같다. 이 영화가 개봉된 1995년 가을.. 대학을 졸업하고 갓 사회생활에 입문한 그 때.. 난 한 여인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 이십대 청춘이 일생에 단 한시기 선물한 근거없는 자신감과 비로서 스스로 밥벌이를 시작했다는 뿌듯함이 곂쳐 당시의 나는 항상 구름을 떠 다니는 기분이었고.. 그런 꿈같은 생활의 정점에는 항상 그녀가 있었다. 그래서 난 구름위에 둥실 뜬 것같은 가볍고 벅찬 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나 성실하고, 친절하며, 또 자상한 청년일 수 있었다.
둘다 학생이었던 시절에는 하고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또 각자 사회생활을 시작한 다음에는 서로의 터전에 적응하는데 바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둘다 영화를 싫어라 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작 함께 본 영화는 몇 편이 되질 않았다. 그나마 다른 영화들은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었는지.. 이젠 그 윤곽마저 희미해져 버렸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더 특별하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그녀와 함께한 '기쁜 우리 젊은날의 사랑'에서 그나마 형태를 온전히 유지한 기억의 편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그토록 선명한 색채를 간직한 채 내 기억속에 머물 수 있는 이유는 영화 안에 우리를 닮은 삶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두번째 에피소드에 배려된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과 임펙트에도 불구하고 두 편을 모두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편이 보여주는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삶의 다양성을 전제하지 않고는 후편의 예쁜 사랑이야기가 그저 가볍고 철없는 순정만화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촛불이 그림자를 만들면, 그 그림자가 다시 촛불을 돋보이게 하는 것처럼, 두 에피소드는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데 이 작품을 빛내고 유명하게 만든.. 그래서 본인도 엄청 유명해진 배우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임청하도, 양조위도, 금성무도 아니다. 그 주인공은 본업이 원래 배우가 아니라 가수인 그래서 영화는 그저 곁다리로 몇 편 찍었을 뿐인 왕정문(왕비)이다. 영화 속 그녀가 보여준 짧은 헤어스타일과 그녀가 직접 부른 삽입곡 「몽중인(夢中人): 원래 Cranberries가 부른 'Dream'의 번안곡)」은 1995년 가을과 겨울엔 어디서나 볼 수있고 들을 수 있는 유행의 대명사가 되었다. 당시 내 연인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잠깐이긴 하지만 비슷한 머리모양을 하고 다녔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지금.. 그녀가 나와 함께 본 이 영화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원래 기억력이 별로였던 그녀로 판단하건데, 이런 영화가 있고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은 기억하겠지만, 나와함께 보았다는 사실은 아마 기억 못하지 싶다. 어짜피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둘이 만나 오랜기간 사랑을 나누어도 서로의 기억속에서 그 사랑은 서로 낮설은 모습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그녀가 그것을 기억 못한다고 야속해하거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녀가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무엇을 전혀 기억하고 있지 못할 수도 있을테니..
음.. 궁금해서 안되겠다. 아무래도 오늘 밤에 이 영화를 나와 함께 본 것을 기억하느냐고 그녀에게 직접 물어봐야 겠다. 애들 다 재우고 침대에서 그녀의 손을 꼬옥- 잡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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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이 안보입니다. 구입은 한 한달전쯤 한것같은데 틀어본지는 최근에 와서입니다. 소리는 잘나오는데 화면이 10분이후론 안나옵니다. 해결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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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날에 영화는 몇번 보았으나 디브이디는 사놓고 신주 단지 모시듯 놔두기만 했다. 그런데 요즈음 새로 잘 만든 디브이디가 나오면서 옛날 판은 좋지 않다고 하길래 꺼내 보았다. 좋지 않으면 새로 사고, 아니면 그냥 두고...
그런데 영화의 화질도 그런대로 볼만 했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이야기 해주는 보너스도 괜찮고 해서 이걸로 그냥 갖기로 했다.
1994년에 만든 왕가위 감독의 작품이다.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하나로 엮었다. 둘 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아픔을 달래는 줄거리다.
2. 노랑머리 마약 밀매 중개자인 임청하, 겉보기와는 다르게 성이 나면 총을 쏜다. 돈 주고 시킨 일을 하지 않고 달아난 사내들을 찾아가 총으로 쏴죽인다. 어매~ 무서운 사람... 아름답게 생긴 것하고는 너무 다르다.
하는 일이 홍콩 경찰이고 번호는 223인 금성무, 오늘 밤이 지나면 태어난 날이지만, 사랑하는 메이는 떠났다. 돌아오길 기다리며 파인애플 통조림을 하루에 하나씩 모으지만, 서른 개가 모였으나 돌아오질 않아 이젠 잊기로 한다.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빨리 온다. 그래서 지나면 모두 버려야 한다. 사랑의 유통기한은 언제란 말인가?
그런데 슬픈 일이 있을 때면 달리기를 하는 금성무. 이 밤에 술집에 들어온 첫 계집을 사랑하기로 마음 먹고 술 한잔 하는데, 들어온 이는 밤새 달리다가 지쳐 술 한잔 하러 온 임청하다.
금성무가 꼬시려고 작업을 하는데, 너무 지친 임청하는 다 귀찮다. 어디 가서 잠을 자고 싶을 뿐. 같이 호텔에 가서 자기로 한다. 금성무한테는 이게 웬 떡...
5월 1일(메이 데이?)에 옛사랑 메이를 잊고 임청하와 사랑을 이룰까? 사랑의 유통기한은 10,000년 이었으면 하는 금성무의 바람대로 될까?
3. 또 다른 홍콩 경찰 633번 왕조위,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사랑하던 이(주가령)가 떠나버려 속이 아프다. 사랑하는 이에게 주려고 밤일을 마치고 가게에서 늘 샐러드를 사가곤 했는데...
집에 가면 수건이나 곰 인형과 이야기 하면서 마음을 달랜다. 떠난 이를 못 잊어 헤매는 왕조위를 보면 우습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물수건을 짜고는 눈물이 흐른다는 둥...
그 가게 임자의 사촌 여동생으로 일을 도와주려고 온 아미(왕정문, 왕페이), 날마다 보는 왕조위가 좋지만 안쓰럽게 느껴진다. 떠난 이가 놓고 간 글과 집 열쇠를 보면서.
'캘리포니아 드리밍' 노래를 좋아하는 아미는 노래쟁이 답게 노래가 나오면 몸이 들썩인다. 아주 보기에 좋다.
왕조위와 만나 데이트 하기로 한 곳이 술집 '캘리포니아'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가 생각하는 캘리포니아로 간 탓에 만나지 못한다. 그러나 다시 만날 길을 만들어 둔다.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캘리포니아 드리밍' 처럼 꿈이 사랑으로 이어질까?
4. 영화에 깔리는 노래가 좋다. 게다가 꿈꾸는 듯한 아미에 맞춰 자주 나오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들을수록 빠져든다.
왕페이가 나중에 스튜어디스 옷차림으로 왕조위 앞에 나타났을 때, 가게에서 일할 때의 선머슴이 아니라 참 깜찍하게 보였다. 사랑하는 이의 탈바꿈은 죄가 없다.
헐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와는 사뭇 다른 왕가위 방식의 사랑 영화다. 애틋하기도 하지만, 보기에 마냥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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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왕가위 열풍이 한창이었을 때 나도 그 속에 빠져있었다. 특히 이 영화는 거의 10번 정도는 본 것 같다. 대학교 다니면서 혼자 자취할 때 강의 없는 시간에 방에 와서 혼자 침대에 드러 누워 봤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왕가위 영화의 특징이라면 감각적인 영상과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모든 영화에 잔득 묻어 있는 고독함이랄까... 그래서 나와 코드(?)가 맞아서 그의 영화에 푹 빠졌었다.
이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임청하와 금성무가 주인공인 스토리와 양조위와 왕정문(지금은 왕비라나...ㅋ)이 주인공인 스토리 이 두개의 스토리는 독립되어 있으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난 개인적으로 두번째 스토리를 좋아한다.
첫번째 스토리에 형사로 나오는 금성무는 실연을 당했다. 그래서 몸에 있는 수분이 다 빠져 눈물이 안 나오게 하기 위해 조깅을 하는 애처로운 행동을 일삼고 자기 생일인 5월 1일이 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명대사 "사랑에는 유효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꼭 유효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후로 적어야지" 세상엔 영원한 것이 없고 모든 것엔 유효기간이랄까 유통기간이랄까 하는게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랑은 늘 한결같기를 바라는게 우리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금성무가 실연당한 후 새롭게 찍은(?) 여자가 바로 임청하 그녀는 언제 비가 올지, 언제 화창한 날이 될지 몰라 선글라스와 우의를 동시에 입고 다니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 그녀는 말한다. 이해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은 별개라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에...그렇다. 이해와 사랑은 별개다. 이해는 이성이 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감성이 하는 것이다. 이성과 감성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기에 우리는 늘 둘 사이의 헷갈림 속에서 방황하는 것 같다.
두번째 스토리에도 실연당한 형사 양조위가 등장한다. 그는 실연을 당한 후 물건들과 대화하며 실연의 상처를 달래는데...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난 실연당하지 않아도 그러고 산다.(정신과에 가야하나 ㅋㅋ) 눈물을 뚝뚝 흘리는 수건을 보면 감정이 참 풍부하다나...
이런 양조위에게 우렁각시(?)가 등장하는데 양조위가 단골인 가게 주인의 사촌 여동생 왕정문 늘 'California dreaming'을 들으며 머리를 흔드는 그녀는 우연히 획득한(?) 양조위집 열쇠로 그의 집을 자기 집인양 맘껏 드나든다. 그리고 그의 집에 자신의 흔적을 하나 둘씩 남기는데 나도 혼자 살 때 집에 문을 열고 들어 설 때면 누군가가 나 몰래 왔다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방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정신과에 가야 될 것 같다. ㅎㅎ)
적나라한 일상이 담긴 공간을 시간차를 두고 함께 하다보니 어느덧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일까... 양조위는 가까운(?)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그녀는 어이없게도 먼 캘리포니아까지 날아가 버린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다...ㅋㅋ) 암튼 그들은 그녀가 남긴 비행기 티켓(?)으로 인해 다시 재회하는데 그녀를 기다린 양조위나 스튜어디스로 변신해 그를 찾아간 왕정문이나 둘 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게 사랑의 힘일까?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감각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선곡, 그리고 명대사가 잘 어울어져서 몇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런 영화의 유효기간을 만년이라 해야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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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만나지 않아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묻게 되는 질문 중 하나.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뭐예요?” 나는 몇 번 이 질문을 들었지만 꼭 하나 꼽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아마도 다섯 번은 족히 보았을 중경삼림을 또 넋 놓고 쳐다보다가 스치는 생각. ‘난 이 영화를 제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본 영화중에 제일 사랑스러운 영화일거야.’ 사랑스러운 미도리, 사랑스러운 왕정문 내가 좋다고 생각한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카비리아의 밤의 줄리에타, 어둠속의 댄서의 뷔욕, 그리고 단연 최고인 중경삼림의 왕정문. 나는 두 이야기 중 왕정문과 양조위가 나오는 이야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가능한 그 이야기만 보고 싶을 정도로 좋아한다. (대부분은 케이블 채널에서 선택해줘야 보는 수동적인 입장이라 그럴 선택권은 없지만) 왕정문을 보다 보면 최고로 사랑스러운 소설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머리도 짧고 약간 제멋대로 두문불출하고 선글라스까지 낀 왕정문은 내가 생각한 미도리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다. 그 나이대의 자기 멋 대로인 모습과 대책 없이 상처받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워서 볼을 꼬집어주고 싶을 정도다. 사람이 울면 휴지로 끝나지만, 방은 일이 많아진다 실연한 양조위가 방과 대화하는 씬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씬이다. 물에 불어 퉁퉁해진 비누를 보며 슬프다고 자기관리도 안 하면 안 된다며 다그치고, 아직 마르지 않아 축 처진 빨랫감을 보며 슬퍼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장면. 이보다 더 귀여운 물활론적 대화가 있을까! 이 장면들은 귀여우면서 실연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서 울컥하기도 하다.
실연으로 아파하는 양조위의 방에는 전 여자 친구의 흔적이 가득하고, 그 흔적들을 우렁각시처럼 나타나 치우는 왕정문의 영향으로 조금씩 방의 감정도, 양조위의 감정도 치유된다. 역시 사랑의 아픔은 사랑으로 치유되는 것일까?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손으로 쓰기에도 낯간지럽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렇게 완벽하게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내가 완벽한 100% 연애 소설로 꼽는 상실의 시대처럼, 이 영화 또한 정말 멋진 사랑 영화이다. 이 영화에 대해 쓰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썼는지,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를 낯간지러워하는 나는 타자를 쓰는 내 손이 부끄럽고 어쩔 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 그 자체다. 사랑을 빼고는 이 영화를 설명하기 힘들다. 즐거운 로맨틱 코메디 영화를 보면 사랑이 하고 싶듯, 이 영화를 보면 마마스앤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림을 흥얼거리며 사랑이 하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