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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를 빚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제재로서 마천각 교류 사절단 명단에서 비류연의 이름은 뺀다.'는 공고가 나붙었을 때도 놀라는 사람은 비류연과 가까운 몇몇뿐이었다. 음모의 화신이자 술책의 귀재라 불리는 비류연이 이번 일을 막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 비류연이 효룡에게 "이번에 그 말괄량이 아가씨랑도 함께 가게 됐다면서? 잘 갔다와."라고 말하자 순간 효룡의 안색이 무척 어둡게 변했다. 자신이 자란난 곳,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던 형을 잃어버린 그곳. 이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도 되는 걸까? 그곳에 가서도 자신은 여전히 효룡일까? 아니면 또 다른 내가 될 것인가? 과연 그러고 나서도 자신은 이들 곁으로 돌아올수 있을까? 효룡은 그 점을 확신할 수 없었다. 비류연의 눈이 갑자기 초롱초롱 빛을 발하는 것 같은 느낌에 효룡은 문득 불안해졌다. 비류연이 "아까부터 계속 궁금했는데 자넨 언제부터 애꾸가 되었나?"라고 물었다. 이진설에게 찔린 눈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던 것이다. 효룡은 그 순간이 떠오르자 자기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떨었다. 꽉 잡힌 효룡과 생각보다 지독한 이진설! 그나마 찔리는 순간 재빨리 눈을 감았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무시무시한 참사가 벌어졌을 게 아닌가! 비류연이 "흠, 거 굉장히 수상하군. 머리도 산발이고, 오른뺨에도 할퀸 듯한 자국이 있고 말이야... 설마 그 눈도 그 말괄량이 아가씨 소행인가?"라고 말하자 핵심을 정통으로 꿰뚫린 효룡은 휘청거리고 한동안 말이 없다가 "에휴, 말하자면 사연이 길다네. 어흠, 난 이만 가보겠네. 한동안 못 보겠군. 몸조심하게." 작별인사를 하며 효롱은 떠났다. 효룡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비류연이 "저렇게 필사적으로 정체를 감추려 하다니...역시 돌아가는 게 두려운 건가? 그럼 이제 나도 슬슬 준비를 해야겠지?" 혼잣말로 중얼거린 비류연은 자물쇠가 잔뜩 달린 전용 옷장을 열고는 몇 가지 물건들을 꺼내었다. 비류연은 길게 드리워져 있는 자신의 앞머리 쪽으로 가위를 가져갔다. 신비한 현의여인으로 둔갑한 비류연! 결국 이런 모습으로 나예린의 곁으로 가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