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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란 힘들다. 젊은 작가들만이 쓸 수 있는 영역도 있지만 젊은 작가라서 특유의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부류도 꽤 있다. 허영심이 문장에 보이면 독자들은 책을 읽는 내내 구취가 가득한 소설가의 입속에서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는 상쾌했다. 이평재씨는 이 책에 실린 9편의 단편소설 속에서 신화적인 모티브와 도시와 현대를 멋지게 연결했다. 감성적인 면도 드러냈지만 그 감정을 넘치지 않아 편안했다. 각각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스토리 감각도 특출났고, 인물들도 피가 통하는 살아 있는 인물들로 느껴졌다.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 모두 수준급이니, 안심하고 구매하셔도 될듯하다. 솔직히 이 책은 여러번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집어든 책이었다. [마녀 물고기]라는 표제작이 첫 작품에 수록되어 있는데, 첫문장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감각적인 제목을 가진 책임에도 집어들기가 불안했었다. 재능있는 작가도 첫문장을 잘 쓰기는 힘든가보다. 기회가 되는 분들은 확인해보시길. 나는 정말 별로였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려나? [마녀물고기], [아가위 나무의 우울], [거미인간 아난시], [푸른고리 문어와의 섹스], [마술에 걸린 방], [거울 앞에 선 아나스타시아], [불가사리 냄새], [마야], [만다라케 언덕에 서다]. 제목만 나열해 보아도 작가색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개성적인 제목들이다. 신화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 혹은 미래적이고 공학적인 물상이 일인칭 '나'의 시점 속에서 꿈처럼 환몽적으로 섞여들어간다. 도입부터 끝까지 가위 눌린 것만 같은 감각이 이어지지만 엔딩에 이르러서는 조금 심심하게 끝나는 작품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만다라케 언덕의 서다].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잔혹한 욕망이 아이를 잉태할 수 없는 동성연애 여성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유전적으로 조합된 딸을 주문하려고 하는 그녀는 주문하기 직전, 가상현실처럼 생생한 꿈을 꾸게 된다. 꿈 속에서 그녀는 고대 불임의 치료제 만드라고라즈를 구하기 위해 하인들까지 희생시켰던 중국의 마나님으로 나온다.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십자가처럼 짊어질 수밖에 없는 잉태라고 하는 질곡이 감미로운 고통을 주며 언어로 형상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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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평재의 단편집이다. 처음 읽어 보는 작가다. 신문에서 인터뷰를 본 일이 있다. 기자가 물었다. 다른 무슨무슨 작가의 글쓰기와 비슷한것같은데? 작가가 대답했다. 다른 작가의 글은 잘 읽지 않아서 모른다. 전체적으로 각 단편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다. 벽의 틈으로 들어가서 아기처럼 엄지손가락을 빠는 여자나, 표제작인 마녀물고기의 화신인 여자와 관계를 갖고 진짜 정신병자가 되가는 의사나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다 그렇다. 그런데도 소설들은 현실과 꼬리를 길게 이어 가고 있다. 다른 일부 작가들처럼 주인공이나 주변인물이 소설가로 나오거나, 혹은 미술을 전공했던 작가처럼 화가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어떻게 된 것이 환상으로 만들어낸 마녀물고기나 거미인간 아난시 등이 현실과 결합해서 풀어내는 형식이 샴쌍둥이처럼 몸은 하나요 작품은 여러개인것처럼 많이 닮아 있다. 아직은 무르익은 소설가가 되기는 힘들겠다. 차후 작품을 기다려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