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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무료하고, 권태롭고, 무의미한 시간들이 견딜 수가 없어서 계속 허구의 세계를 통해서 그것을 내 삶으로부터 충만케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 김지운 감독. 77면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은 소장하고 있는 DVD로 여러 번 보는 영화이다. 스타일이 너무 좋고, 그 내용도 무언가 끌린다.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드는 생각이 '나와 정말 비슷한 성격'이란 걸 느꼈다. 사회성이 떨어지면서 사람 만나는 걸 극히 어려워하고, 자의식이 강한... 물론 나보다 더 심하긴 하지만, 이해는 충분히 되고, 짐작이 된다. 김지운 감독을 한남동의 어느 미용실에서 우연히 만나 사인도 받고 했지만, 그의 표정은 나쁘게 얘기하면 불편함이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그의 그런 성격에 사인까지 정성들여 해준 것만도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배우나 스타일 경우 극도로 사람들을 꺼리게 마련일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표현하니 자기만의 공간이 없을 테니 말이다. '박찬욱' 감독의 책을 보고 나서 영화감독만큼 자의식이 큰 사람들도 없겠다 싶었다. 아마 작가 이상일 텐데, 작가는 소설이나 다른 글들을 통해 책으로 볼 수 있지만, 감독이야 영화 잡지의 인터뷰가 거의 대부분일 것 같다.하지만, 잡지의 인터뷰란 게 주로 개봉영화에 대한 것에 집중되기 마련이라 감독의 더 넓은 세계, 그리고 그의 생각과 삶을 알 수는 없어 아쉬웠는데, 이런 책이 나와서 반갑다. 인터뷰 준비하기로 유명한 인터뷰어 지승호는 인터뷰어가 가져야 할 본분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인터뷰이를 알고 싶은 대중을 대신해 인터뷰어를 만나는 데 철저한 준비 없이 대충 하는 건 직무유기이니 말이다. 이 책은 영화와 관련한 얘기만 나누니 아주 탄탄하게 할 얘기만 한 것 같기도 하고, 감독의 사소한 일상이나 그 밖의 것들도 포함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그건 욕심이겠다. 일곱명의 생각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 사실 김지운과 봉준호 감독이 포함돼 있어서 구매했지만. 그리고 아직 한번도 책으로는 보지 못한 인터뷰어 지승호의 치열함을 더불어 맛볼 수 있기까지 했으니... 이제 건너뛰어 봉준호 감독 부분을 두번째로 읽고 있다. |
| 행복하지 않았다. 한때 감독을 꿈꾸던 나를 꾹꾹 한켠에 짓누른 채 대단한 감독들의 열정을 듣는 일은 내게 썩 유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 속에서 내가 본 한가지의 진실은 그렇다. 무게있는 열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른 어떤 것과도 융합될 수 없으며 억지로 기대지 않은 우뚝 선 사랑스런 이름의 열정. 영화를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나이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들은 지금의 나는 그리 자신만만하지 못하다. 내가 하는 건 영화사랑이 아닌 자기만족으로서의 ''영화소비''에 불과한 것임을 희미하게 깨닫고 슬퍼졌다.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확실한 사고를 일관되게 정리하여 영화로 창작한다는 것은 알다시피 쉬운일은 아니다. 이 일곱명의 거대한 감독들은 하나같이 투철함과 천재성이 엿보이는 진짜 감독이었다. 감독의 이야기를 이렇게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매체가 어디 한 곳이라도 있었던가. 새삼 이들을 ''진짜로'' 알게 해준 전문 인터뷰어님이 고마울 뿐이다. 밤새 잠이 들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 내려가던 그 행복함을 감히 글로 다하지는 못할 듯 하다. 딱히 그 기분을 나눠가져야 할 어떠한 필요성도 없을 뿐더러 영화에 조금이나마 애정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누구라도 나만큼의 행복감을 맛보게 될테니 굳이 강조도 필요없다. 한국영화에 관한 한 철저히 배타적이었던 취향을 나는 반성했다. 제목이나 마케팅만으로 배제해 버렸던 수많은 영화들 속에도 내가 모르는 천재 감독들의 목소리가 진실되고도 간절하게 들어있음을 알았고, 곧이어 한국영화의 미래를 위해 배타적 자세를 버리겠다는 철저한 다짐도 했다. 일곱명의 감독에게 한정된 페이지가 안타까울 정도로 귀기울여 들었던 이야기들이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주었다. 나도 영화를 사랑할테다. 창작을 하며 살고싶은 나는 역시 그들이 가진 열린 사고와 지독히 곧은 열정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을 가슴 깊이 받아들여야 함을 마음 깊이 상기한다. 심심풀이 겸 땅콩 겸 그렇게 접하고 읽었던 가벼운 책에서 더 큰 감동과 깨달음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에 놀랍다. 일곱 감독 외 타 감독들 특집으로 2권이 출시된다면 나는 두말않고 다시 그들의 열정에 빠져들어 손뼉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너무나 부럽고 샘이 나 살짝 흘기는 내 눈초리 앞에 더더욱 솔직담백해질 그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참 좋은 단어. 열정이라는 이름. 그들의 목소리는 잠시 잃었던 내 열정을 다시 끓어오르게 했다. 고맙고, 감사하다. 감독이라는 이름들. 조만간 그들의 영화를 곱씹으며 다시 한번 책을 읽겠다. |
| 인터부라 잘 읽히는 면도 있겠지만 기대했던 거 보다 한장 한장 넘어가면서 무엇보다도 느낀것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솔직 담백하게 풀어진 감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그렇고 영화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좋아하던 감독들이고 영화들이여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잊고 지내던 영화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책이였다 물론 영화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이해에 필요했던 부분이 있어 어려움도 있었지만 읽고난 후 충무로의 쟁쟁한 감독들과 몇시간씩 깊이있는 대화를 하고난 느낌이 드는 책이였다 준비된 인터뷰어의 성실함에 감탄을 보낸다. 다음 후속작도 기대된다 박찬욱감독이나 김기덕이나 홍상수 같은 감독들에도 궁금증을 풀어 줄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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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인터뷰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특히나 영화 음악 미술등을 접하면 그 작품에 대한 궁금증보다도 그것을 만든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크게 일곤 하였다. 그것은 부러움이기도 했는데, 어떤 경험과 어떤 식의 생각이 이런 작품을 만들고 나아가 나에게 이런 의미를 가지게 했을까 하는 사람으로서의 호기심이었다.
이 책에는 좋아하는 감독이 서넛 들어가있어 사게 되었는데 그들 부분만 읽고 아직 다 보지는 않았다. 우선 인터뷰어가 질문하는 자체가 상당히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이루어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억지스럽지 않게 대답 속에서 다음 질문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었고 그 분야도 작품에 관한 것만으로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당시 상당히 영화인들이 들고 일어섰던 스크린 쿼터 문제라든가 여러면으로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뷰는 인터뷰어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구성되는 내용이 다르고 맥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이 결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인터뷰어는 이미 상대가 인터뷰나 다른 여러 기사를 통해 뱉어놓은 본인 스스로의 말에서 그 질문을 다시 던지는 편이었으므로 인터뷰이가 상대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고도 짜임새있고 일관성있게 푸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싶다.
그래서 한 사람의 인터뷰를 다 읽고 나면 그 사람에 관해 정리되는 어떤 키워드랄까 인상이 뚜렷이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으나 그사람의 취향이라든가 생각이 여러 중구난방하는 질문 속에 일목요연해진다. 허나 그것은 또한 이미 논의된 자체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질문이나 논의를 던지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주관적인 생각으론)
하지만 좋아하는 영화,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던 이야기와 그 뒤에 숨은 이야기들, 그리고 왜 그렇게 만들 수 밖에 없었는지를 스크린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나와 같은 호기심을 지닌 이들에게 이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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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씨는 전업 인터뷰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사람이다. 그가 이름을 얻게 된 것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열풍이 불고 치열한 정치적인 말싸움이 전개되었을 때, 그 말들을 생산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노무현 지지 홈페이지에 개제하면서부터이다. 그 뒤로도 그는 그러한 작업을 계속 진행한 모양이다.
지승호씨는 항상 인터뷰이로 정치적인 색깔을 강하게 풍겨오는 사람들을 선택해왔다. 그것은 지승호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성향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책 <감독, 열정을 말하다>에서도 그가 가지고 있는 그러한 색깔은 강하게 드러난다. 물론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영화감독을 만난다고 해서 전문적인 영화에 대한 식견을 가질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런 정치적인 의견을 묻고 답하는 사이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것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측면이 없지 않다.
김 경 같은 사람은 김기덕 감독을 만나면서 아예 '저는 영화에 대해 하나도 몰라요.'라는 전략을 취한다.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 중에서) 딴지일보 김어준 같은 경우에는 아예 처음부터 우리는 그 사람 개인에게 관심을 가진다,라는 전략을 취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마치 자서전을 기술하듯 훑기 시작한다. 그가 어떻게 살아 왔는가에 가장 주목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지승호씨의 인터뷰는 어떤 의견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측면이 강하다. 인터뷰이가 다른 인터뷰에서 한 말을 다시 되묻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인터뷰이를 평가하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묻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의견들을 굉장히 성실하고 집요하게 청취한다. 지승호씨의 글에서는 그 자신의 정치적인 태도가 묻어나오지만, 인터뷰를 읽고 있노라면 투명하고 공정한 인터뷰어가 되겠다는 강박이 보인다. 그러니까 자신은 오직 셀레브리티와 대중 사이를 중개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그런데 오히려 이런 태도는 위험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치열하게 (물론 그렇다고 말의 난타전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그 사람이 더 드러나지 않을까? 기계적인 중립을 지향하는 것이 어쩌면 더 위험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궁금한 점은 이번 책에 선정된 감독들이 어떠한 기준에서 선택되었느냐는 것이다. 비교적 덜 알려진 변영주, 윤제균, 조명남 감독 같이 그리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과 봉준호, 김지운, 류승완, 장준환과 같이 대중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이 섞여 있다. 자신 만의 스타일을 가지면서 철저한 작가의 길을 걷는 감독들 만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지승호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성향에 철저하게 부합하는 감독들도 아니다. 대중적인 흥행을 척도로 삼아서 관객 몇 백만명 이상을 동원한 감독도 아니다. 그렇다면 큰 매체를 끼고 있지 않은 전업 인터뷰어라는 지승호씨의 한계상 '섭외'가 되었던 사람들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이것은 가정이지만 책의 어느 부분을 보면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만난 김지운 감독에게 용기를 내서 다가가고 김지운 감독이 소개를 시켜주어서 다른 감독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획득하고 그들의 이름이 일종의 '브랜드'가 되어 버린 '자랑과 험담' 모임 멤버들, 그러니까 박찬욱 (이 책에는 없지만, 지승호씨는 앞으로 박찬욱과 홍상수 감독은 아예 책을 따로 한 권씩 내고 싶다고 했으니.), 김지운, 류승완, 봉준호와 같은 감독들의 입김만이 점점 강해지는 것이 우려 된다. 친하다는 이유로 서로가 서로의 사적인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언론과 책을 통해서 언급하면서 그들 '그룹'의 권력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지 않은가. 어느 새 우리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감독들 하면 그 들을 떠올리고 있지 않은가. 다른 감독들에 비해서 이름이 더 알려지는 것이 혹시 그 들이 언론 플레이에 노련하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다시 질문하자면. 왜 다른 감독들이 아니라 그 들이 언론을 타야하는 걸까?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서? 그렇다면 그렇게 대중에게 그 들을 알린 장본인은 언론이 아닌가?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 곁길로 샌 내용이 좀 더 많은 것 같은데, 저런 외부적인 문제점이 우려되는 것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용 자체는 솔직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과도하게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것은 제외하고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을 쓰는 내가 지승호씨의 정치적인 입장 그 자체에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무슨 당부를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 될 것이고, 부탁을 하고 싶다. 전래 없는 작업을 하는 지승호씨에게. 앞으로는 조금 덜 알려진, 하지만 알려질 만한 가치가 있는 감독들에게 주목을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것 또한 내 기준이고, 지승호씨 자신 만의 어떤 기준을 가지고, 그것을 드러내면서 인터뷰이들을 선정했으면 좋겠다. 아니. 사실은 가장 합리적인 기준은 이것이다. '가장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들' 대중의 사랑을 강하게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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