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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와 1930년대 일제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근대 조선에서 일어났던 기이하고 잔인하고 안타깝고 치졸했던 실제한 여러 사건을 살인과 스캔들로 크게 나누어서 기사 형식과 소설 형식으로 흥미롭게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은 분명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 책인데 왜 읽는 내내 마치 현실과 수차례 오버랩 되는 현상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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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는 부분은 맨 끝에 있는 기껏해야 세장 반, 일곱 페이지에 불과한 에필로그라는 말로 이 글을 시작한다. 한 7페이지의 에필로그가 이 책의 가치를 적어도 배쯤은 올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 점이 이 책이 가진 문제점이다. 이 책의 리뷰들을 몇편 살펴보면 저자가 이야기한 ''사람냄새 나는 인문학''에 대해서 말을 하지만 정작 그들은 작가가 마지막에 이야기한 에필로그를 보고 그 이야기를 할 뿐이다.(혹시나 글을 읽으시면서 ''사람냄세 나는 인문학''에 대해서 생각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합니다.^_^) 이는 다시 말해, 정작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에필로그에서 그 의도를 감지했다는 뜻이다. 적어도 작가는 글로 이야기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의 이번 글쓰기는 실패한 셈이다. 독자들은 그의 이야기에서가 아니라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그의 책을 판단한 것이다.
<경성기담>이라는 책을 제목답게 가희 ''기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말 그래도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담이랄 수 있는 유아 살해사건도 있고, 듣고 있자면 허탈한 웃음이 피식거리는 시대를 앞서간 여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다. 누구나 말을 하듯이 책에 나오는 사건들은 지금 버젓하게 한국 그것도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이 책은 ''서울기담''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단순히 사건이 기막히다기 보다는 그 사건을 처리해가는 과정이 그리고 그 주변 상황이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많다. 한양도 아니고 서울도 아닌 ''경성''에서 벌어난 일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말 그대로 식민치하에서 얼토당토 않게 벌어진 일들이 진정 ''기담''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의미를 둔 점은 작가의 작은 것과 작은 사건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의 말처럼 어떤 사건은 역사 책 어디에도 한 줄 기록되지 않은 것이 있었고, 그저 연구가들의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만이 회자되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작가의 학자의 노력으로 인해 이야기들이 빛을 보게 되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이 한권의 책이 미디어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이라면 두고두고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의 운명에 대해서 곱씹게 될 것이며, 종교가 가진 혹은 무지가 가진 놀라운 힘에 대해서도 곱씹게 될 것이다. 우리 역사 어딘가에는 이런 일이 일어났음을 그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음을 그들은 곱씹으며 역사의 아이러니를 곱씹게 될 것이다. 적어도 이런 면에 있어서 이 책은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역시 이 글이 부족한 점은 주가 되는 책 내용이 아닌 에필로그가 가지는 힘 때문이다. 한 독자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비중으로 따지자면 앞에 기담이 50이고 뒤에 에필로그가 50이라고 느껴질 만큼 그의 에필로그는 마깡하다. 그의 에필로그를 읽지 않고 이 책을 덮으면 이 책에 반만 읽는다고 느껴질 만큼. 앞에 ''기담''들이 찾아낸 역사에 대한 보고서에 가깝고 메워지지 않은 역사를 보충한 것에 불과하다고 느꼈기 떄문에 그가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을 에필로그에 섰을 수도 있으나, 그 에필로그에 담아낸 마음을 본문에 담아내지 못한 점은 이 책에 가장 큰 흠집으로 남게 될 것이다. 차라리 에필로그를 맨 앞으로 옮겨서 서문으로 쓰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나, 그것은 작가가 생각하기에 너무 속보이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리저리 한 책읽기였다. [인상깊은구절]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따. 영웅은 의지의 소산이 아니라 시대의 소산이다. 그렇다고 시대를 잘못 만나 펼치지 못한 꿈은 무의미한 것일까? 만약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묵묵히 전쟁에 대비한 이순신의 노력은 무가치한 것이었을까? 역사는 펼치지 못한 꿈을 기록하지 않는다. 아니, 기록하고 싶어도 기록할 것리가 없다.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사람 냄새 나는 인문학은 시대를 잘못 만난 수많은 의지들과 꿈들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싶었다. 그래야만 인과론적 결정론으로부터 인간성을 방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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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하면 두 가지 이미지가 혼재돼서 다가온다. '식민치하'와 '모던함'이 바로 그것인데, 경성은 백화점이 생기고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활보할 정도로 근대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제국주의 일제하라는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경성기담' 속 기담은 근대 조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바로 이런 경성의 이중적 성격과 함께 여전히 조선에 드리워져 있는 봉건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사건과 스캔들'이라는 소제목에, 2부로 나뉘어진 이 책에서 특히나 첫번째 사건인 머리가 없는 어린아이 사체 사건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자신의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죽은 아이의 골을 구하려다 벌어진 이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서구의학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미신이나 민간적인 요법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더욱이 수사과정에서 아이들 유기나 암매장 등이 다수 발생하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었다.
이 사건이 하도 강렬해서 조선인 하녀나 일본 순사 살해사건은 사건은 비교적 덤덤하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백백교 사건'에서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생각해보니 백백교는 사이비 종교나 집단 살해사건에서 종종거론됐던 게 기억이 났다.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실상을 알고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확인된 살인만 무려 314건이라니 이 정도로 대량 살해가 벌어졌는데, 그렇게 신도들이 죽어았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했나? 종교가 유지될 수 있었나? 싶었다.
그러다가 하긴 정명석 JMS같은 천하의 색마를 떠받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걸 생각하니 일단 한번 사교를 믿게 되면 판단력이 마비되거나 어디 한군데 의지할 데 없이 절망적인 사람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 같았다. 맹목적으로 믿었다가 점차 회의를 느끼지만 그때서는 주변인들이 살해당하거나 실종이 되니 공포심에서 탈출하지 못하게 된 것일테고. 모던한 기운이 경성을 감돌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무지와 미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근대적인 모습 또한 경성의 또다른 얼굴이었던 것이다.
2부에서는 조선을 뒤흔든 여러 스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순종의 장인 윤택형 후작이 채무를 피해 국외로 도피한 사건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평생 일원 한푼 벌어보지 못하고 평생 무위도식으로 살아온 인간, 뒤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물 쓰듯 쓴 것이었다. 돈 벌기가 힘들다는 걸 모르고, 궁에 손을 벌린 적도 여러 번 이었지만, 그럼에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도주한 것이었다. 나라를 빼앗기고도 왕의 일가가 이지경이었으니
그런데 의외였던 것이 신여성 박인덕 이혼과 조선 최초로 스웨덴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온 최영숙의 이야기였다. 왜 두 사람의 이혼과 요절이 기담에 포함된 것일까? 아무리 20세기 초반이라고 해도 이혼이 사건이고, 혼전 임신한 유학생 최영숙의 삶을 기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일부종사해야 한다는 조선시대의 봉건적인 규칙에 균열이 오고 있다는 것, 즉 근대성의 한 징후로 읽혀질성격의 사건이었다.
지난 달에 읽었던 '조선 기담'에서도 기담이라고 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책의 성격이 모호해졌는데, 이번 '경성 기담' 역시나 마찬가지였다.아무래도 경성의 근대적 기운과 그 분위기를 강조하다보니 고른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차라리 기담이라는 제목을 바꾸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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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좀 오래됐는데 이번에야 학교가서 다 읽게 되었다...
나는 목차의 제목등...줄거리 그런것을 보고 책을 사는데
목차의 제목들을 보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다..
사고 나서 읽어보니까 재미있긴하지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부산 마리아 참살 사건"을 인상깊게 읽었다..
부산 마리아 참살 사건 내용중에 대충 이런내용이있다
"고귀한 일본부인이 하찮은 조선하녀때문에 처벌 받는것이 싫었던 것일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난 이문장을 읽고 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같은 사람인데..왜 고귀하다느니 하찮다느니 이런말을 쓰는걸까..
또 일본주인이 죽였는 증거가 있는데도 일본부인이 무죄방면 된게
정말 억울하고 분하다..
요즘에 이런일이 일어났다면 촛불시위로 거리를 뒤덮었을 일인데
옛날엔 우리가 식민지였을땐
일본사람과 조선인을 차별이 심했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것 같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친구 와 좋아하는 친구를 차별을 심하게 하는데
이 책을 읽으니까 조선인이 차별을 당했을때 기분과 감정을 생각해서
싫어하는 친구와 좋아하는 친구 둘다 잘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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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지 않았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다. 사실 내가 겁이 좀 많다. 역시 소심한 A형이라는 말을 해도 어쩔 수 없다. "기담(奇談)"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근처에 얼씬도 한 적이 없다. 그랬던 내가 뭐에 눈이 멀었던 건지, 덜컥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이 책은 근대 조선을 뒤흔든 미스터리 살인 사건(1부)과 근대 조선을 뒤흔든 스캔들(2부), 두가지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사건을 읽으면서 난 몸서리를 쳤다.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너무 끔찍한 사건에 두 눈을 질끈 감고 페이지를 넘길 수가 없었다.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한번 시작한 것은 끝장을 봐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소심한 마음을 달래며 계속 읽어나갔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들을 읽으면서 처음에 느꼈던 몸서림보다는 마음이 아팠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백도 없어 억울하게 누명을 써야만 했던 식민지 백성의 고통이 내게도 전해져 오는 듯 했기 때문이다. 2부는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원래 유명인사들의 가십이 가장 흥미로운게 아닌가. 아무리 옛날이라고 해도, 아무리 훌륭한 지성인이라고 해도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남녀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친근감마저 들었을 정도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역사를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이지만 소설처럼 풀어나간 것도 신선했다. 문득 예전이나 오늘날이나 사람 사는 모습들은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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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 서울의 옛 이름 기담 :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 ‘담(談)’이라는 글자는 민담, 야담 등에서 쓰이는 것처럼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풍문을 일컬을 때 주로 쓰이는 글자다. <경성기담>이라는 책 제목을 있는 그대로 풀어보면 ‘서울에서 떠돌던 신기하고 기이한 이야기’정도가 되겠다. 요즘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출처가 불분명한 ‘~카더라’라는 식이 이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하지만 이 책은 앞머리의 일러두기에서도 밝혔듯 ‘신문과 잡지에서 10여차례 이상 보도된 사건 가운데 역사책에서 한 줄 이상 기록되지 않은 사건들’을 대상으로 했다. 즉, 근거없는 낭설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뜻이다. 학생들과 조선시대 혹은 일제 강점기에 관해 이야기해 보면 그들이 흔히 상상하는 그 시대란 펄럭이는 옷에 상투를 틀고 농사를 짓거나 양반이 군림하는 모습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의 스마트한 사람들과는 달리 무지하고 우매한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는 아이들도 태반이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우리에겐 옛날이지만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현대’이자 ‘오늘’이었고 살아가는 방식과 그 삶을 지배하는 핵심적인 이데올로기가 달랐을 뿐 결국 먹고사는 문제와 여러 사람들 간에 펼쳐지는 욕망의 파노라마는 오늘날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요즘 사진관에 가 보면 누렇게 변색되거나 흑백으로 찍은 옛날 사진들을 컴퓨터를 이용해 총천연색으로 되살린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경성기담>이라는 책이 바로 그러하다. 역사책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했고 아니 상당한 이슈를 만들어냈던 그 사건과 사람들을 지금 불러내어 생생한 목소리와 색깔을 덧입혀 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일들은 정치, 경제, 전쟁과 같은 굵직한 공적인 사건들이 아니다. 현대로 따지만 일간신문 가십난이나 오늘의 사건사고 같은 곳에서 짤막한 단신으로 보도되든지 아니면 그냥 묻혀버릴 법한 사적인 영역의 것들이다. 일본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할 뻔한 조선인들의 억울한 상황, 민족 지도자 33인으로 뽑혔을 만큼 저명했던 사람의 불륜 사건, 현재의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천억 원대의 빚을 지고 쓸쓸한 말년을 맞이한 황실의 친척, 스웨덴에서 경제학 학위를 따고 온 최고의 인텔리이면서도 콩나물 장사를 하다 요절한 한 여성의 이야기까지. 볼거리, 즐길거리가 엄청나게 많은 지금에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관심가는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연구한다는 저자는 왜 이런 사소한 사건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이 책을 바르게 혹은 저자의 의도에 충실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삼분의 일은 공적인 영역의 일을 하고, 삼분의 일은 사적인 일을 하며, 삼분의 일은 잠을 자는 데에 쓴다. 그렇다면 분명 정치적인 사건이나 전쟁과 같은 사건이(물론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는 하나) 한 사람 일생의 전부를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공적인 일만큼 중요하거나 비슷한 정도를 점하고 있는 사적인 영역에 대한 탐구야 말로 절름발이같은 역사 인식을 탈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분명히 일본인 순사를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많은데도 단지 조선인이며 자신을 항변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사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야기에서 식민 시절을 살아가는 힘없는 백성들의 억울함을 읽을 수 있다. 민족 지도자 33인으로 뽑혔으면서도 친구의 아내이자 본인의 제자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박희도의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 팽배한 허위의식과 기회주의적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여성들이 교육을 받는 것 자체도 힘들었던 시절 스웨덴까지 가서 경제학 학위를 따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콩나물 장사를 하다가 27세에 요절한 최영숙의 이야기를 통해서 일제 하 왜곡된 사회 구조와 여성들의 좌절을 읽을 수 있다. 흔한 가십거리로 지나칠 수 있는 사건들을 통해서 일제 치하 식민 사회의 슬픔과 아픔을 인식하고 근대의 혼란상을 읽어낼 수 있게 됨으로써 역사 인식에 있어서 공적이고 거시적인 영역과 사적이고 미시적인 영역이 마침내 하나로 합쳐지게 되는 것이다. 복잡하게 이야기했지만 책의 내용은 결코 어렵지 않다.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소설처럼 현대적이고 쉽게 쓰여졌으므로 192~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한 편 본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더불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사람들이 그 당시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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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가난하게 산다고 하던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경성기담은 애먼 사람 하나 가난뱅이로 만들기 딱 좋을만한 옛날얘기 모음집이다. 그렇다고 먼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가 아니라 근대조선. 그 중에서도 식민지 시절의 사건과 스캔들 이야기이다. 요즘 같은 열대야의 밤에 최고의 책이 아닐까한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라면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을만한 사건과 비리, 스캔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백주대낮에 거리에 뒹구는 목 잘린 어린아이의 사체, 순찰을 돌던 일본순사의 죽음, 오대양사건이나 지존파는 갖다 대지도 못할 희대의 살인사교 집단 백백교사건, 민족지도자이자 민족교육의 큰 기둥이었던 교장의 여 제자 성추행사건, 임금의 장인이 지금 돈으로 약 5천억을 떼먹고 도망간 사건, 당대 최고의 지성과 미모를 갖춘 여성이 아이와 남편을 버린 이야기며 이 책은 온갖 흥미롭고 자극적인 사건과 사고가 가득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이 마냥 흥미로울 수만은 없었다.
어린아이를 목 잘라 죽인 범인을 잡기 위해서 아무 죄 없는 민초들은 옥고를 치러야만 했고, 서슬 퍼런 일본순사의 죽음으로 인해 무고한 조선의 다섯 청년은 숱한 고문과 옥고를 치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뻔 했으며, 조선인 하녀의 죽음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던 일본인 여주인은 무죄석방 된다.
또한 이뿐인가 3.1운동을 이끌었던 민족지도자는 여 제자를 성추행하고, 나중에는 내선일체를 부르짖으며 일제의 개가 되고 만다. 그리고 임금의 장인은 거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한일합방에 앞장을 서며 일제로부터 은사공채로 어마어마한 돈(지금의 돈으로 약 500억원) 을 받아내며, 일제의 주구로 이름 날리던 이가 모은 재산을 둘러싸고 친일귀족들의 암투가 횡횡하며,(얼마 전 이 친일파의 후손이 제기한 재산환수소송이 또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인텔리 여성으로 추앙받던 신여성은 후에 “지금은 우리 1500만 여성이 당당한 황국 여성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할 천재일우의 시기입니다. 이에 우리 반도 여성을 대표로 하여 ''결전부인보국회''……를 조직"하자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후세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 되고 만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오욕의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경성기담을 읽으며 내내 찜찜했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더욱이 오늘 같은 광복절엔 말이다.
외세로부터 독립 된 오늘 같은 날. 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에서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그들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이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가 과거의 역사에서 배울 것 아니겠는가.
우리의 7~80년대를 가장 잘 반영한 책은 단연 선데이서울이라 생각한다.
경성기담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일제강점기의 선데이서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인상깊은구절] “위인이란 특정한 공적인 영역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말한다. 위인 중에는 고매한 인격을 지닌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한 영역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희생해야 할 것이 있는데, 성취를 위해 가장 손쉽게 희생하는 것이 가정과 인격이다. 인격에 결함이 있다고 위인으로서 결함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위인에게서 탁월한 성취만 배우고 인격은 배우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그러니 안기영에 대한 이중적 평가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안기영, 그는 분명 탁월한 음악가였다. 그러나 그는 또한 비루한 일상인이었다.” 이화여전 안기영 교수의 ‘애정 도피 행각’ 중에서.. |
|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씨구 들어간다. 저번에 왔던 유랑인 다시 와서 이렇게 또 잡설을 하기에 이르렀도다. 이번 이야기는 유랑인이 사는 곳에 말이지 패관꾼 전씨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예전 지금의 서울에서있었던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더란 말입지 살인사건 4건에 스캔들 6건 이야기였더란 말이지 어디서 들었는데 말이지 작은 사건으로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재구성하는 것을 미시사회학이라고 하더만 그런 부류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도다. 일본 제국주의의 최고조일 때 말입지 살인 사건들은 말입지 안타깝게도 조선이라는 나라 백성들의 무지함과 힘 없음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는데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러 유랑인의 마음에도 그 처연함이 스며들어오기에 이르렀더란 말입지 나라를 잃은 마당에 이미 각오는 했었을 것이나 무지랭이 백성들의 안타까움이야 어찌 하겠는가? 기담은 기담이로되 애사[哀史]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네 가지의 살인 사건이 잔혹함이나 섬뜩함에 기대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기대어 있어서 더욱 슬픈 역사의 한 페이지로다. 조선의 스캔들을 이야기하면서 구시대와 신문물이 조우하면서 만들어낸 기이한 사회 현상들 이전의 구시대의 사고관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에 이르렀도다. 지금 시대에야 너무 흔하고 너무 당연한 일이 되었는 사건들이 처음 일어날 때에 문화적 충격은 당해본 자들만이 알 것이로디 아마도 푸세식 변소에서 수세식 변소로의 이동이거나 비데의 사용으로의 인식의 전환이 아니었을까하는데 비유가 쓸만한지 모를 일이로다. 유랑인 배운 것이 알천하고 비속하여 더이상의 비유는 못하니 여러분들이 더 생각해보시게 패관꾼 전씨의 나름대로의 장점은 말이지 그가 주창한 대로 사람 냄새나는 인문학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던 것이고 그 중에 백미[白眉]는 스캔들 기사 말미[末尾]에 첨해두었다는 것이로되 바로 인문학의 목표라고 할 수 있지 싶다. 아니 역사학의 근거라고 보아야하는 것인과 과거의 일로 현재를 반성해보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 역사학을 배우는 자의 마음 가짐이라면 그러하다. 이러한 전씨의 생각과 언행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꾸짖음 [責]이 되어 허공에 메아리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더란 말이지 그러나 잡설꾼 전씨의 이야기 솜씨에 딴지를 좀 걸어도 된다면 말이지 스캔들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듣는자 혹은 읽는 자들이 그 시대와 사회의 이면을 구성해내기에 수월한 면이 있으나 살인 사건을 다룬 부분에서는 말입지 그 구성 능력이 조금은 미진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되더란 말입지 잡설꾼 전씨의 이야기를 그냥 재미로 들어도 좋을 것이로되 그 사이 행간 행간에서 다른 의미를 집어낼 수 있다면 전씨 이야기 새로 듣기가 될 것이로되 귀있는 자 들을시고 생각해보길 바라네 얼씨구 시간을 보아하니 해가 뜨기에 적당한 시각이 일각 정도 남은 듯하여 유랑인은 잠을 뒤로 하고 말입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닿는대로 떠나려고 하는데 말이지 여러분들도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날 것이로되 슬퍼하지 마시고 있지 말이지 사이다 한 잔 내어보시게 칼칼칼 |
| 기담.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국어사전에서는 정의한다 기담 중에서도 일제시대 경성에서 있었던 실화를 묶어 경성기담이라는 책을 엮었다 과연 일제시대에 있었던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무었일지 궁금해진다 책을 들여다 보면 단두유아사건, 안동 가와카미 순사 살해사건, 마리아 참살사건, 살인마교 백백교 사건 이렇게 4가지 살인사건의 이야기가 1부로 시작되고, 2부에서는 박희도, 윤택영, 이인용,안기영, 박인덕, 최영숙등의 인물들의 스캔들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는 책 서두에 정밀히 고증한 사실이라고 분명히 못박고 있다 이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철저한 사실에 고증된 실화라는 이야기다 갓난아이의 뇌수를 먹고 범인이 아닌 죄없는 청년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일제치하 죄없는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살해당해도 지배자 일본인은 무죄가 되고 힘없는 세상 기댈곳이 필요한 사람들을 간사히 꼬득여 재산은 물론 목숨까지 빼앗은 사이비 종교가 판을치는 세상 이런 이야기가 멀지않은 과거, 이땅, 우리조상들의 이야기이다 스승이 제자를 유린하고 나라의 지도자가 전재산 몇십만원에 빛은 몇천억이란다. 나라를 팔아먹은 돈으로 아귀다툼을 벌이고 사랑에 눈이멀어 조강지처를 버리는 이런 이야기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우리의 기담이다 작금에 실태를 보면 그리 분개하고 놀랄일도 아니다 학생을 유린하는 교육자, 정치를 하지않는 정치가, 제 자식을 죽이는 부모, 이념없는 테러 무분별한 이혼 등등 지금 이야기를 한 50년 뒤에 써보면 한국기담정도 되지 않을까? 요즘 메스컴에 오르내리는 정명석씨는 꽤 휼륭한 소재가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우리는 정말 이런일이 있기도 했었구나라고 느껴야 할것이나 작금의 현실도 별반 다를것 없다 우리는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기담의 주인공인것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이 있다면 몇십년 후에 발간될지도 모르는 한국기담의 서두에는 “이 책은 작가의 상상에의한 픽션입니다” 라는 구절이 있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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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동아>를 열심히 구독한 적이 있다. 전봉관 교수의 <옛날 잡지를 보러가다>라는 연재물 때문이었는데, 나중에 이 글의 일부분을 모아 출간한 것이 <경성기담>이다. 근대 조선을 배경으로 살인 사건, 스캔들, 사기, 협잡, 투기, 가정 문제 등을 문화사적으로 조명한 이 책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하여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조선시대가 실록과 야사, 개인 문집(출판물)을 통해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책은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법집행의 기록을 근거로 생생하고 디테일한 경성 시대를 그리고 있다.
이 책에 소재로 사용된 사건들을 선택한 작가의 이유가 재미있다. 작가는 일제 강점기 신문과 잡지에서 10여 차례 이상 보도된 사건 가운데 역사책에서 한 줄 이상 기록되지 않은 사건을 엮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생소하지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다. 솔직히 여타의 한국소설보다 재미있다. "이게 정말 경성에서 일어났던 실제사건이란 말인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사건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 현대 사회에 다르지 않은 인간사와 인간군상들을 만났다. 배경과 사건의 정도만 다를 뿐 지금도 여전히 읽어나고 있는 일들이 많았다. 소재를 얻으려는 소설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의 구미에도 잘 맞는 책이다.
작가의 또다른 저서인 <럭키 경성>과 <황금광 시대>도 일독을 권한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 시리즈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전봉관 교수의 책들을 보면서 21세기에 접어든 이때에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컨텐츠들이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풍부한 자료가 있으니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해외 문명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조선을 둘러싼 열강들의 탐욕스러운 약탈과 점령이이루어지는 때, 조선인들이 어떤 생각과 생활을 하고 있었는지 이 책을 보면서 더욱 궁금해졌다.
대표적인 연재물(신동아)
이수탁 살부(殺父) 공판
채무왕 윤택영 후작의 부채(負債) 수난기
중앙보육학교 박희도 교장의 여제자 정조유린 사건
죽첨정 단두 유아(斷頭 乳兒) 사건
부산 마리아 참살(慘殺) 사건
백백교(白白敎) 사건 공판기
이화여전 안기영 교수의 애정의 도피행각
미두왕(米豆王) 반복창의 인생유전
조선의 노라 박인덕 이혼사건
안동 가와카미(川上) 순사 살해사건
기억할 것은 이 책의 기저에는 울분과 눈물로 점철된 식민지 시대,
우리 선조들의 애환과 한이 서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마음
한 편에는 무거운 쇳덩이가 놓여져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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