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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공산사회 꿈꾸는 테러리스트는 어디에...
"미의 공산사회 꿈꾸는 테러리스트는 어디에..." 내용보기
꽤나 도발적인 제목이다 싶었고 책을 읽는 내내 꽤 밀도가 높고 파격적인 소재로 말미암아(예전에 쥐스킨트의 를 읽었을 때와 필적하다 할만한) 긴장감이 반감되지 않는다. 추리소설의 기법을 차용하였지만 작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잃는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으며, 액자소설의 양식을 차용함에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오랜만의 즐거운 책읽기. "...아마도 내게 매력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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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도발적인 제목이다 싶었고 책을 읽는 내내 꽤 밀도가 높고 파격적인 소재로 말미암아(예전에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을 때와 필적하다 할만한) 긴장감이 반감되지 않는다. 추리소설의 기법을 차용하였지만 작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잃는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으며, 액자소설의 양식을 차용함에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오랜만의 즐거운 책읽기. "...아마도 내게 매력이 없지는 않으리라. 그러나 일상적인 불행 하나 막아주지 못하는 매력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거울 속에서는 타자들이 나를 평가한다. 내 스스로는 내가 합격했는지 낙제했는지 결코 알 수가 없다. 오래지 않아 모든 게 변질될 것이다. 운동, 다이어트, 자기 관리에도 불구하고 살가죽은 늘어지고 근육은 허물어지겠지. 여지거지 움푹 패고 살이 쪼그라들어 내 몸뚱이에는 다른 지형도가, 다른 풍경이 그려지리라...내 주위에는 단지 몇 그램이 많아서 지옥의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널려 있다. 사실, 어려서부터 나의 꿈은 어중간한 어느 단계를 생락해버리고 할머니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내 인생을 끝에서부터 바라보기를 원하며 내 행위들을 마치기 전에 그 결과부터 알기를 원한다. 더 이상 무슨 선택을 해야 할 필요도 없으리만큼 나는 늙은이였으면 좋겠다." 소설 속의 나는 정신과 의사인 마틸드라는 여자이다. 그녀는 현재 페르디낭이라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으나(그는 마틸드의 바람둥이 남자친구로 존재만 할뿐 소설의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형국이다. 이야기의 현재를 담당하는 마틸드는 이야기의 또다른 공간(그러니까 액자 소설의 내부)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통로의 구실을 한다. 그녀는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여자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지위도 갖추고 있지만 그 어느 것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이러한 것들은 자신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들이 아니고, 그저 사회에서 자신에게 종용한 것일뿐, 자신의 내부에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한 것이다. 이런 마틸드에게 어느날 뱅자맹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면을 절대 벗지 않는 한 인물이 환자로 찾아오고, 이야기의 또다른 한 축은 이 뱅자맹이 겪은 일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은 뱅자맹은 자신의 느닷없는 능력인 짜깁기로 전세계의 작가들을 섭렵하여 한 권의 책을 내고 비평가들로부터 호의적인 답을 얻어낸다. 하지만 이 사실은 모든 것을 아는 지적이며 아름답고 세습적인 부를 가지고 있는 엘렌이라는 여자에 의해 발각된다. 그리고 엘렌은 이러한 사실을 바깥에 드러내지 않고 대신 뱅자맹을 자신의 남자로 소유한다. 모든 것이 다른 이 둘이 그렇게 함께 지내던 어느날, 이들은 스키 여행을 다녀오다 산중에 갇히고, 집사 레몽, 슈테이너와 프란체스카 부부가 살고 있는 별장을 방문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 세 사람은 아름다운 여자를 별장에 가두어 두는 것으로 자신들의 사상을 고취시키는 이른바 비밀결사체의 일원(이들이 전부인)이기도 하다. "...아름다은 존재들은, 남자거나 여자거나, 우리 속으로 내려와서 그 완전무결함으로 우리를 조롱하는 신들이니까. 지나는 곳마다 분열과 불행을 뿌리고 각 인간을 제 자신의 하찮음으로 돌려보내는 존재들이지. 미는 아마도 빛, 그러나 밤을 더 어둡게 해주는 빛이야. 그것은 우리를 아주 높이 들어올렸다가 곧바로 바닥에 내팽개쳐버려 사람들은 그것에 접근했던 것을 후회하게 되지...인간의 아름다움은 더할 나위 없는 부당함이야. 단지 그 외관만으로 어떤 자들은 우리를 격하시키고 산 자들의 세계에서 우리를 제외시켜버려. 왜 그들이고 우리는 아니란 말인가? 누구나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어. 그러나 우아함은, 태어날 때 갖고 있지 않으면 결코 잡히지 않아...당신들이 나처럼 아름다움이 하나의 치욕이라고, 순박한 자들에 대한 하나의 테러 행위라고 인정한다면, 거기서 중요한 결론을 도출해야만 하겠지. 요컨대 아름다운 자들은 우리를 모욕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저질러진 그모욕을 만회할 기회를 빚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건초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속 자신들의 아지트에 아름다운 여인들을 잡아들여 감금하기에 이른다. "이곳은 건초장이라 불리고 있소...그 단어가 우리 마음에 들었고, 운명의 신호라고 여겨졌소. 우리는 이 건초장을 황홀한 여자 중에서도 가장 황홀한 여자들이 책갈피 속의 꽃들마냥 시들어가는 유형지로 만들었소. 초대객들에게, 현재로서는 주로 여자들인데, 우리는 그 어떤 폭력도 행사하지 않소...그녀들 누구도 왜 자기가 그곳에 있는지 모르고 자신의 감금 장소, 죄질, 형벌 기간도 모르오. 우리가 그녀들을 잡아놓는 그 절대적 침묵은 무시무시한 효과를 끼친다오...여기서 그녀들은 끝없는 독백으로 전락하오. 우리 산장에서 보내는 그 모든 시간 동안 그녀들은 어떤 얼굴도 보지 못할 것이며 한마디도 나눌 수 없을 거요. 산책도 없고, 불빛도 없고, 오락도 없고, 소리도 없고, 거울도 없소. 오직 시계 하나가 천장에 박혀 있는데 그 기계 장치마저 뒤틀려 있소. 바늘들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가오. 매분이 매초인 것처럼, 매시간은 매분처럼, 매하루는 매시간처럼. 이 질주하는 메커니즘은 운동 시합에서 백분의 일 초 단위의 진행 상황과도 같이 그녀들의 급속한 훼손을 물질화하는 것이오..." 아름다움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와 사회적인 미의 불평등을 향하는 분노로 뭉친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다. 지극한 아름다움을 빠른 시계와 함께 훼손시킴으로써 사회 속 개인의 아름다움의 정도를 희석시킨다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부의 불평등에 대한 테러와 미의 불평등에 대한 테러와 무엇이 다를 것이냐, 하는 물음이다. 뱅자맹과 마틸드는 이렇게 말을 전하고 말을 들이마시면서 관계를 유지하다가 어느날 이야기의 결말을 맺음없이 헤어진다. 그리고 마틸드가 뱅자맹이 준 약도를 찾아 산장을 찾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일면 황당해보이고 어딘지 불완전해 보이지만 소설 속 '미의 테러리스트'들의 행동은 극단적이되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끊임없는 미의 추구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귀속된 인간의 저항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의 테러 행위에 어떤 독자가 박수를 보낸다고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이다. 극단적인 소재를 택하고 있으되 사회의 병리현상과 치밀하게 맞닿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01.11.20.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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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을 꿰뚫어보다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보다" 내용보기
2개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액자 형태의 소설.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의사의 현 상황 이야기도 풀어나가는 그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순식간에 시간을 건너 뛰어 차라리 늙은 노파가 되었으면 싶은 여자가 있고, 이 여자의 그런 욕망을 신은 알기라도 한 것일까. 그녀 앞에 나타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는 남자는 아주 괴상하고 신비스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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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액자 형태의 소설.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의사의 현 상황 이야기도 풀어나가는 그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순식간에 시간을 건너 뛰어 차라리 늙은 노파가 되었으면 싶은 여자가 있고, 이 여자의 그런 욕망을 신은 알기라도 한 것일까. 그녀 앞에 나타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는 남자는 아주 괴상하고 신비스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한다. 아름다움이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게 된, 그래서 아름다운 처녀들을 가둔 채 그녀들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빼앗아 흡입하는 어떤 무리들에 관하여...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그녀, 엘렌이 어떻게 그들을 만났으며 결국 그가 왜 어떻게 그녀를 배신하게 되었는지... 프뤼크네르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쓴 몇 편의 소설들을 읽어보면 식욕과 성욕, 그리고 존재를 알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그의 현란한 글들에 의해 아주 기묘한 환타지로 아주 처연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색깔이 보기 드물게 확실한 작가다. 특히 최상의 것과 최하의 것을 뒤섞어 괜찮은 양질의 것을 만든 이야기 솜씨는 정말 감탄할 만하다.
h*****n 2002.12.31.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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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이 부족한 아쉬움
"이야기의 힘이 부족한 아쉬움" 내용보기
소설의 시작에서 느껴지는 아이디어의 참신함. 표절 작품을 만들어내는 주인공과 엘렌이 만나는 지점까지는 상당히 흥미로왔으나, 여의사를 만나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조금씩 이야기의 힘을 잃기 시작한다. 몇 가지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는 데 실패한 듯한 전개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억지로 연관을 시키려다보니 불필요한 설명이 붙게 된다. 소설 마지막 장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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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에서 느껴지는 아이디어의 참신함. 표절 작품을 만들어내는 주인공과 엘렌이 만나는 지점까지는 상당히 흥미로왔으나, 여의사를 만나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조금씩 이야기의 힘을 잃기 시작한다. 몇 가지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는 데 실패한 듯한 전개는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억지로 연관을 시키려다보니 불필요한 설명이 붙게 된다. 소설 마지막 장에 와서야 아이다가 오디오에 민감해서 준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 붙을 때는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싶었다.

몇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설을 쓰려다가 조각조각 얼기설기 붙여 놓은 소설이라는 말로 정리가 될 듯

다른 책에 비해 잡고 있던 시간이 길어서 이야기의 맥락을 놓쳤을 수도 있겠으나 어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없다는 게 큰 아쉬움이다.

단지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한 단상이 조금은 깊었고,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죄악으로 해석하여 형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라든지 후반부에 엘렌이 프란체스카에게 퍼붓는 독설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점수를 주어도 될 것 같다.

딱히 추천을 하고 싶지는 않은 책. 아쉬움이 더 많은 소설.

k***5 2014.04.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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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교리를 받들라
"그들의 교리를 받들라" 내용보기
아름다움을 훔치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이토록 도발적인 제목을 달아 놓았는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것이 소설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일련의 추상적 제목들과는 달리 작품의 핵심적 내용이라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리배는 후천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육체의 이상(理想)을 훔친다. 그들은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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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훔치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이토록 도발적인 제목을 달아 놓았는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것이 소설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일련의 추상적 제목들과는 달리 작품의 핵심적 내용이라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리배는 후천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육체의 이상(理想)을 훔친다. 그들은 그러한 육체의 이상이 그것을 타고나지 못 한 자들에 대한 모욕이자 재앙이라 규정짓고, 하나의 교리로서 그것을 소멸시키기 위한 은밀하고 폐쇄적인 작전을 떠받든다. 그것을 소멸시키는 것은 그것을 지닌 자들을 이미지의 강박 따위에서 일찌감치 해방시키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고 또 거기에 어떤 맹목적인 믿음이 가세하고 있기에-프란체스카와 제롬 모두 나이듦으로 인해 그들이 한껏 향유하던 성적 욕망과 그것의 쾌락에 철저히 배반 당하였다. 고로 육체의 아름다움을, 시간이 퇴화시켜 버리기 이전의 육체의 타고난 아름다움을 향한 복수의 열망은, 그들의 행위를 신의 부름으로 눈 멀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엘렌이 말했던 것처럼 아름다움은 상대적인 기준의 '덧없는' 평준화이다. 시선은 항상 새로운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마련이다. 그들은 하향 평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언정 목적을 달성할 순 없는 것이다(인류를 멸망시키지 않는 이상). 개성적이라 여겨지던 이야기 전개 방식까지는 좋았는데 뜬금없이 작가는 삶의 욕망의 소생을 귀결점으로 삼아 버렸다. 허탈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내처 읽기 좋은 책이다. 그것보다 더 좋은 칭찬이 얼마나 되겠는가.
m****a 2003.03.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