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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토리오를 이해하려면 하이든을 들어라 [천지창조]
"오라토리오를 이해하려면 하이든을 들어라 [천지창조]" 내용보기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나온 용어 중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를 제대로 이해하기나 했을까. 그저 종교적 색채가 얼핏 느껴지고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를 그들이 쓴 가발의 길고 짧음으로 구별짓던 때였으니 깊이 생각하거나 그런 양식의 작품을 쉬이 듣기는 힘들었다. 더우기 종교음악이라면 듣기 그리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성탄시기에 캐롤사이사이에 걸려 들리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
"오라토리오를 이해하려면 하이든을 들어라 [천지창조]" 내용보기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나온 용어 중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를 제대로 이해하기나 했을까. 그저 종교적 색채가 얼핏 느껴지고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를 그들이 쓴 가발의 길고 짧음으로 구별짓던 때였으니 깊이 생각하거나 그런 양식의 작품을 쉬이 듣기는 힘들었다. 더우기 종교음악이라면 듣기 그리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성탄시기에 캐롤사이사이에 걸려 들리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중 "할렐루야", 그나마 이 작품은 여러 매체를 통해 부분부분 들었을 뿐이다. 종교인이 아닐지라도 음악사에서 종교를 빼놓고는 음악을 논할 수가 없다. 이는 세계사를 논할 때 종교가 차지하는 역할은 전체의 흐름속에서 오가는 절대적인 테마이자 역사이기에 빼놓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칸타타>는 "노래되는 곡"이라는 뜻으로 유절형식의 모노디 아리아를 지칭한다. 여기서 모노디(monody)란 초기 바로크의 중요한 성악 쟝르로 1600년에서 1640년사이에 이탈리아에서 불렀던 반주있는 독창노래를 가르킨다. 
카치니(1545-1618)의 아베 마리아를 알 것이다. 국내에서는 소프라노 조 수미가 불러서 알려진 곡으로 유명하다. 원래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는 여자가수가 부르지 않고 당시의 카스트라토나 지금의 카운터테너의 몫이다.  남녀가수 가리지 않고 부르는 시절이라 다양한 소리 맛보기에 듣는 귀는 절로 즐거우니 이도 좋은 시절에 태어난 덕이다. 다시 모노디로 돌아가서 보자.  이 쟝르를 창안한 사람이 바로 카치니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모노디 작품들을 마드리갈이나 아리아라고 불렀다. 16세기 피렌체에서는 카치니의 모노디 형식을 빌은 실험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극의 대사에 음을 넣어 노래한 것이 르네상스시대에 이르러 무대연출과 더불어 공연형식으로 옮겨가고  그 안에 속한 대사를 낭송하는 일, 즉 일정한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베이스위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는 후에 레치타티보 양식으로 불리게 된다. 모짜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들으면 하프씨코드의 가벼운 선율위에 대사를 읊조리듯 올려놓으며 줄거리를 이어가는 장면이 매번 등장한다. 이런 형식을 레치타티보라고 부른다. 
모노디 양식은 그 양식과 작곡기법들이 각 시대의 여러 성악쟝르에 큰 영향을 주었다. 모노디는 마드리갈(에 대해서는 다른 페이지를 이용하여 글을 올려보겠다)과 아리아 이외에도 칸타타와 같은 다른 종류의 실내 음악과 오페라 오라토리오같은 극음악에 중요한 자원이었다. 
<오라토리오>는 한마디로 종교오페라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이탈리아 가톨릭 교회에서 독일 루터의 종교개혁에 자극을 받아 일어난 일련의 혁신 운동이 미사나 다른 전례행사이외에도 개인적 신앙을 권장하는데까지 이르게 된다. 이탈리아의 종교적 지도자 필립포 네리 (Filippo Neri 1515-95)의 "영적 훈련"을 위한 기도모임이 그 중의 하나였는데 이들은 수도원이나 교회의 오라토리오(oratorio 기도실)에서 모였고, 이 기도예배에서 당대의 음악양식으로 표현력을 높여 청중의 교화를 목표로 한 종교오페라가 공연되었다. 오페라 탄생시기인 1600년에 시작된 이러한 양식의 공연은 오랜 전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종교적 주제에 약간의 극적인 성격을 갖는 대화곡들, 독창, 합창, 관현악과 계속저음으로 이루어지는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에게 <오라토리오>라는 명칭을 부여하면서 발전하게 된다. 오라토리오의 가사는 성서구절에 창작된 시가 추가된 형태이다. 음악은 오페라 같은 극적 성악 쟝르로 그 규모와 성격에 있어서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해설자(historicus / testo)를 포함하고 합창을 강조하며 무대연출과 의상은 갖추지 않고 공연이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오페라와는 차이가 있다. 

프란츠 요세프 하이든(1732-1809)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Die Schoepfung]는 위에 쓰여진 내용들을 읽게 되면 충분히 그 형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창세기 제1장-제2장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존 밀턴의 [실락원]을 바탕으로 한 영어대본을 반 스바이텐 남작(1733-1803)이 독일어로 번역하였다. 이 남작은 오스트리아 비인의 음악애호가로 당대 비인에서 유행하지 않았던 바하와 헨델의 작품을 즐겨들었고 작곡도 직접했으며 하이든의 이 오라토리오에 굳건한 협력자였다. 그의 독일어 대본은 3부로 구성된다. 1부와 2부에서는 세 천사를 중심으로 6일간의 걸친 신의 천지창조의 과정이 들어있고 3부에서는 낙원에 있는 아담과 이브의 사랑으로 이루어진다.
이탈리아 오라토리오가 유행이던 시절(1645-82) 그 정교함이 화려하게 꽃을 피울 때 독일과 영국에서도 오라토리오가 유행하게 된다. 바로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그 시절 바로크 오라토리오의 최절정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이든이 독일 오라토리오를 구체화시킬 수 있었던 동기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1791년과 1795년 사이 두차례 이어진 런던여행중 하이든은 헨델의 연주회에 빈번히 참석했었다. 그는 헨델의 음악적 메시지에 감동했을 뿐 아니라 오라토리오  작품 구성면에서 집요한 연구를 하게 되었다. 바로 하이든의 수첩속에 명기된 연주 인원수의 기록으로 알 수 있는데, 1792년 5월 31일 성 마가렛 교회 [메시아]의 연주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고 전년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는 885명, 이번에는 800명, 실제 연주는 2000명으로 이루어졌다고 적혀있다. 29년에 걸쳐서 20여명의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상대로 창작 활동을 했던 하이든으로써는 대규모 연주인원이야말로 그를 매료시키고도 남았을 것이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상연을 본 이후 독창, 대편성의 합창, 오케스트라로 된 거대한 표현수단과 압도적인 효과는 바로 그의 유명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서 이루어진다. 

3부 총 32곡의 음악적 기록을 들어보자.
혼돈의 표상을 시작으로 라파엘 천사가 하늘과 땅의 분할을 알리며 합창의 선명한 전조로 빛의 창조를 노래한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하고 비어 있었는데,  어둠이 심연을 덮고 하느님의 영이 그 물위를 감돌고 있었다.  [창세기 제1장 1-2, 가톨릭성서]
새로운 질서, 세계의 출현이 제1일에 행해진다. 
기후의 변화, 즉 폭풍우, 천둥, 비, 눈등을 오케스트라가 묘사한다. 가브리엘 천사를 중심으로 제2일째 신의 위업을 밝은 기분으로 노래한다.
라파엘 천사의 해륙과 산하의 정경을, 가브리엘 천사는 초록의 창조를 알리고 콜로라투 소프라노를 연상하는 아리아로 이 정경을 묘사하는 제3일째, 루치아 포프의 콜로라투 매력이 이 부분에서 압권이다. 
천체의 창조, 태양과 달과 별의 묘사를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제4일째 신의 대한 찬미가 합창으로 이어진다.
하늘과 바다의 생물의 창조, 갖가지 새들의 즐거운 모습을 기교적으로 묘사하는 제5일째, 세 천사가 자연의 혜택을 노래하며 3중창으로 신을 찬미한다.
라파엘 천사의 육지의 생물 창조를 알리며 사자, 호랑이, 사슴, 말, 소, 벌레등의 모습이 오케스트라 연조로 묘사된다. 제6일째 인간이 빠졌음을 알리며 울리엘이 신의 모습과 닮은 인간 남녀의 창조를 알리며 그들의 천진무구함을 노래한다. 
창조의 성취를 알리며 신에 대한 찬미합창이 이어자는 가운데 할레루야로 2부의 막이 정리된다.
3부는 낙원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곡으로 시작되며 아담과 이브는 신에게 감사를 올리는 가운데 영원한 신앙을 맹세하는 대규모 합창으로 극이 발전한다. 아름다운 선율로 그들은 무한한 사랑을 맹세한다. 


레너드 번스타인 지휘, 유디트 브레겐, 토마스 모세, 쿠르트 몰, 루치아 포프, 쿠르트 올만 
가히 대가들의 합집합이 모인 거대한 앨범이다. 빛나는 음색과 웅장한 스케일이 압도적이며 독일어 딕션의 날카롭고도 거친 그러면서도 둔중한 뉘앙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하다. 무엇보다도 가슴을 흔들어놓는 대규모 합창은 머릿속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이보다 더 나은 고전이 있을까. 음악사를 뒤져가며 음악적 용어의 발전과정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다. 앞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적 연구에 더 몰입해들어가야 할 것 같다. 하이든의 그 모습처럼 말이다. 






b*******e 2013.02.09. 신고 공감 5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