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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데스먼드 모리스. <털없는 원숭이="">의 저자이기도 함.
이 사람은 무지하게 정력적인 사람이다. 올해 나이 한국식으로 하면 79세쯤. 이 책은 52세때 발표한 그의 자서전이다. 정말 정직한 제목대로 대단히 유쾌한 "저자와 그를 둘러싼 동물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보다는 혼자 무언가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저자는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그의 전문분야에 뛰어들었나 어느새 그야말로 활기찬 사람으로 180도 탈바꿈 한 듯 보였다. 대단한 수다쟁이인 듯 보이기도 한다. 이 동물 저 동물에 인연을 맺으면서 그들과 관련된 해프닝들을 쉴 새 없이 뱉어낸다. 내가 다 숨이 차다. 책을 읽으면서 킥킥거리고 재미있는 글을 읽는 즐거움에 몸둘바를 모르기도 했고, 기분 좋은 흥분에 부르르 떨기도 했다. 일부러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때도 있었다. 한숨 돌리기 위해...
내가 워낙에 과학분야에 관심이 많기는 하다. 신랑한테 이 책을 줬더니, 몇분만에 다시 반납했다. 문제는 책의 거의 처음부분에 나오는 두꺼비 이야기 때문에 읽을 맛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남편은 개구리류에 대한 심한 공포증이 있다. 하지만 난 책에서라면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애벌레를 만질수도 있는데... 하여간 우리 남편을 공포에 빠뜨린 그 두꺼비 이야기로 시작해서, 저자의 다른 관심분야인 미술이야기, 물고기 이야기, 새 이야기, 침팬지 이야기, 판다 이야기, 그와 교류했던 유명학자들 및 미술가들(피카소 등!) 이야기, 동물관련 TV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야기.... 다소 두꺼운 책을 빽빽하게 채운다. 수많은 이야기, 이야기들, .... 읽는 내내 행복했다. 욕심이 엄청 많은 사람이다. 그건 나와 비슷!
이 책을 읽으면 보너스로 동물 관련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니, 이런 일이! 하고 깜짝 놀라고 신기함을 느낀 부분이 많았다. 나중에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에게도 하나 둘씩 이야기해 주면 아주 재미있어 할 것 같다.
유명한 과학자가 되려면 글솜씨가 역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다시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 웬만한 전문 작가를 능가하는 글솜씨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역자 또한 훌륭하다. 김석희씨인데 작가이기도 하면서 번영상을 수상한 일도 있단다. 감칠맛 나는 글을 읽는 재미를 그야말로 만끽할수 있는 책이다. 강추한다.
아래는 수많은 나의 스티커를 소진하게 한 문제의 대목들이다. 너무 긴 부분은 과감히 삭제했고, 다시 읽으니까 나의 스티커 의도가 뭔지 생각나지 않는 것들도 그냥 넘어갔다. [인상깊은구절] 성공적인 학자는 실제로 지성적인 어린아이에 불과하며, 연구는 일종의 성인 유희라는 걸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장난기와 호기심이 연구에서 사라지면 그 순간 연구는 죽어버린다. 점점 더 성숙한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이것은 근본적으로 과학뿐 아니라 예술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처럼 여겨졌다. 예술과 과학에서 놀이는 서로 다른 규칙에 따라 진행되지만, 장난기는 양쪽에 다 존재했다. (p.60) "니코가 자네를 좀더 알게 되면 자네는 그가 직접 만 담배를 제공받는 지위에까지 올라갈 테지만, 앙직은 담배 마는 종이 가장자리에 침까지 발라주진 않을 걸세. 자네가 직접 침을 발라 담배 마는 과정을 끝내야 해. 그러다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자네가 친한 친구가 되면 니코는 담배를 만 다음 직접 종이 가장자리에 침까지 발라서 건네줄 걸세."(p.92) 누군가가 ''물고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따분한 동물이어서 죽으면 천국에 갈 게 틀림없다''고 쓴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내 가시고기는 지옥으로 갈 게 틀림없다고 나는 생각했다.(p.97) 나는 낡은 박물학 서적을 뒤적이다가, 몇몇 잉어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작은 새 한 마리의 그림을 본 적이 있었다. 새의 부리는 새끼들에게 주려고 모은 벌레들로 꽉 차 있었다. 분명히 그 새는 물가에서 가장 맛있는 벌레들을 잡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연못 속에는 길들인 잉어들이 살고 있었다. 이 잉어들은 뭔가 움직이는 걸 보면 수면 가까이 떠올라, 먹이를 기대하며 물 밖으로 입을 크게 벌리곤 했다. 이것은 말하자면 길든 잉어의 조건반사였다. 그런데 작은 새는 새끼들의 크게 벌어진 입을 보면, 가능한 한 열심히 그리고 자주 그 입에 먹이를 넣어주는 반응을 보이도록 되어 있었다. 연못가에서 지나칠 만큼 크게 벌어진 이 입들을 보자 가엾은 새는 힘들게 모은 먹이를 가능한 한 빨리 그 입 속에 가득 넣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 벌린 입들이 너무 커서, 새로서는 도저히 저항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p.125) 침팬지의 치아 노출은 인간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그리고 이 차이 때문에 몇몇 전형적인 잘못이 일어날 수 있다. 이빨을 다 드러낸 침팬지는 루이 암스트롱 스타일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물로 보면 이런 표정에 수반되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덕분에 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지만, 필름에서는 이것이 확실치 않다. 그래서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침팬지가 카메라에 대고 행복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TV 광고와 코미디 영화가 그럿된 인상을, 즉 원숭이들이 이빨을 다 드러내고 있을 때는 행복해서 미칠 듯한 상태에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화면에 인간의 웃음소리를 겸쳐놓으면 그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침팬지 ''햄''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는 유명한 사진을 보면, 그 침팬지는 분명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 설명에는 ''행복하게 미소 짓는 햄의 얼굴을 보면 그가 지구로 귀환하는 걸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고 씌어 있다. 그의 표정을 좀더 정확히 해석하면 이럴 것이다. "나를 여기서 내보내줘, 이 못된 놈들아!"(p.239) 거의 100년 전, 옥스퍼드의 한 토론회에서 토머스 헉슬리는 옥스퍼드 주교인 샘 윌버포스한테 이런 질문으로 조롱을 당했다. ''다윈은 원숭이의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그의 할아버지 쪽이오 아니면 할머니 쪽이오?'' 헉슬리가 응수했다. ''나보고 비천한 원숭이를 할아버지로 삼겠느냐 아니면 천부적으로 놀라운 재능을 타고났고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런 능력과 영향력을 엄숙한 과할적 토론에서 조롱이나 하는 데 쓰는 사람을 할아버지로 택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원숭이를 택하겠다고 단언하는 바입니다.''(p.266)털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