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5학년짜리 조카들의 영어공부 때문에 서점에 나가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았다. 몇년새에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는 사실 영어를 거의 배우지 않기도 했지만 그 연령을 위한 이쁜 영어책들은 없었던 것 같다.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는 교과서와 문법책, 교재에 깔려서 곁다리로 학습책을 본 기억이 없다. 요즘 아이들은 참 좋겠다.. 는 생각을 했다. 듣자하니 영어회화는 학원도 다닌다고 해서 문법책이나 단어책 중에서 골랐다.
경험상, 영어 단어를 익히는 방법중 제일 좋은 것은 조어법을 아는 것이다. 어근 몇개만 알면 영어 단어가 줄줄이 따라 나온다. 특히 어릴 때에는 원리를 먼저 알아야 앞으로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다. 어근이 어떤게 있는지 알면 처음 보는 단어를 두고도 대강 뜻을 유추해낼 수 있다. 보케블러리 책을 보고 달달 외우는 일 같은건 나중에, 대학생이 되고 나서 해도 충분하다. 아니, 원리를 확실히 알면 단어를 외우는 것도 별로 힘들지 않다. 이 책의 표지에 씌여있는 것처럼 ''아빠가 어느날 멀리란 뜻의 tele를 알려줬을 뿐인데, 아이는 television에서부터 telescope, telebanking같은 어려운 단어까지 척척 알아맞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원리''가 보인다는 제목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단 책이 가볍다. 아이들이 보고 공부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만큼 가볍다. 페이지수가 적은 것은 아닌데, 노란 책등부터 표지가 가볍게 보인다. 그리고 표지에도 있는 하얀 고양이가 갖가지 다양한 표정으로 단어를 설명하는데, 아이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벌써 ''뚱땡이 고양이'' 라고 별명을 붙여주었다. 잘생긴 누리와 철없는 아빠 그림도 조목조목 귀엽게 들어가 있다. 내용도 누리와 아빠가 생활속에서 어근을 하나씩 찾아나가는 것이라서 아이들이 생활속에서 영어 어근을 찾아낼 수 있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한 챕터가 4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두 페이지는 아빠와 누리의 대화로 어근을 하나씩 설명하고, 다음 페이지에는 같은 어근의 단어들이 여남개씩 나온다. 글씨도 큼직큼직하면서도 귀여운 글씨체여서 쉽게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일주일에 한 챕터씩만 보기로 했는데, 두 아이가 벌써 책을 붙들고 한참을 넘겨보고 있다. 싸우지 않게 각각 한권씩 사주길 잘한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아빠가 쉽게 가르쳐 줄게~! 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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