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나의 그림책, 루루의 봄, 미동이의 모험, 꼬마옥이등 많은 단편동화가 들어있는 책이다. 문체는 부드럽고 간결해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읽는게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 까닭은 그림이 단순하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글도 그렇다. 그 중에서도 꼬마옥이.. 전쟁때문에 딸을 잃어서 딸에 대한 기억들을 아버지가 나타낸 글 같은데, 가장 절정에 이를때가 아마도 꼬마옥이를 꽃에다가 비유할때가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잘 불렸던 아이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점순이, 옥이 등등 참 친근하다. 외국명작동화보다 우리나라동화집을 먼저 읽히는게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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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선생님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원수 선생님 책들을 읽고 있는데 앞으로 이원수 선생님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이문학에서 우뚝 선 작가들의 책을 읽을 생각이다. 첫 번째 작가가 이원수 선생님인 셈인데 『꼬마 옥이』는 이원수 선생님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선생님은 식민지 시대에는 동요와 시를 많이 썼고, 해방 뒤에는 동화와 소설을 많이 썼는데 이 동화집에는 그런 흔적이 많다. 다양한 형식의 동화가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오덕 선생님 해설에 의하면 제1부에 수록한 11편은 동화집 『호수 속의 오두막집』 이후에 쓴 작품들이고, 제2부의 4편은 그 이전에 쓴 것 중에서 뽑은 것들이다. 제 1부 -「나의 그림책」: 이오덕 선생님은 “작가가 바로 겪은 이야기”라고 본다. ‘나’가 혼자 보며 즐기는 그림책의 여섯 그림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 열병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해 답답한 여덟 살짜리의 신세를 그린 이야기, 전쟁 때 읽은 딸아이가 싸리꽃이 된 이야기, 외로운 섬을 보고 외롭지 않은 상황을 다행스러워하는 이야기, 소쩍새 소리를 듣고 전쟁 때 읽은 딸아이를 생각하는 이야기, 얼굴이 뜬 가난한 도시 소녀들 얼굴이 달과 나란히 떴다는 이야기 들이다. -「루루의 봄」: 동면에 들었던 처녀 개구리 루루가 채전을 하는 형제들 괭이에 죽을 위험에 처하지만 소년들 어머니 덕분에 살아난다. -「미동이의 모험」: 키가 5밀리밖에 안 되는 개미가 제 키의 4,900배나 되는 은진미륵 머리 위에 올랐다가 바람에 날아간다. -「희수의 라일락」: 집에서 기르던 개 희수가 죽어 뜰에 있는 라일락나무 뿌리 근처에 묻었더니 꽃무더기 새큼한 향기로 살아난다. -「겨울․갈가마귀」: 어른은 갈가마귀를 간첩이나 도둑이라 생각하여 총을 쏘지만 어린이는 총 맞은 갈가마귀 배 밑에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불새의 춤」: 얼음 같은 두루미 무용단 원장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춤을 가장 잘 추던 학이 제 몸에 불을 붙인다. 이 이야기는 노동력을 착취하는 현실을 강하게 고발하고 있어 전태일 열사를 떠올리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오덕 선생님에 의하면, “이 작품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자살한 한 달 뒤에 발표한 것으로, 바로 전 열사의 이야기를 쓴 것이다. 역사에서 가장 크고 뜨거운 문제가 동화까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은이와 도깨비」: 오빠는 여동생을 떼어놓으려고 동무들과 무서운 동물과 도깨비로 분장하지만 은이는 용감하게 대응한다. 그러니 오빠와 동무들은 저희들 무리에 은이를 끼워줄 수밖에. -「희야의 소라고둥」: 희야는 격포 바닷가 모래밭에서 주워온 소라고둥을 책상 밑에 뒀다가 소라고둥의 외롭다는 말을 듣고 책상 위에 올려 논다. -「어린이날과 아지날」: 수근이는 어린이날이라 처음에는 꾀를 부리다가 참된 소년이 되기 위해 아버지랑 같이 풀을 맨다. 아지날은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에서 온 말으로 동물 어린이를 말한다. -「쑥」: 가난한 집 숙이의 쑥국이 된 아기 쑥과 할아버지 쑥뜸이 된 처녀 쑥 이야기다. -「바둑이의 사랑」: 앙숙이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죽어버리자 바둑이는 새끼 고양이의 새엄마 노릇을 한다. -「그림자 같은 사람들」: 백제 의자왕 시대. 원귀들이 짐승 모습으로 변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경고를 하지만 의자왕은 바른말을 듣지 않는다. -「바람과 소년」: 도시 바람은 사람들 때문에 더러워졌는데 사람들에게 더럽다고 욕을 먹는다. 바람은 신문을 팔러 다니던 소년이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이는 것을 목격한다. 제 2부 -「불꽃의 깃발」: 산꼭대기에는 소녀 나무 혼이 있고 산허리에는 노인 나무 혼이 있다. 노인 나무 혼은 어린 소녀 나무 혼이 번개를 맞게 할 수는 없다며 자리를 바꾼다. -「화려한 초대」: 점순이는 서울의 형제 학교에 초대되어 한 선생과 함께 서울 학교를 방문한다. 어린이회 회장 집에 가서는 새 옷을 선물받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시골뜨기라고 지껄이는 아이들 소리를 듣고는 어서 새 옷을 벗어던지고 제 치마 저고리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 작품에는 한 선생이 동화책에 관해 비판하는 생각이 들어 있다. 이원수 선생님 동화책은 “우화 같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린이들의 생활과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을 그린 것이 있고, 귀여운 동물의 얘기며, 환상적이고 시적(詩的)인 작품에, 직접 겪은 얘기도 있다.” 그렇지만 한 선생의 생각을 보면, 이원수 선생님 생각이라고 곧바로 확대 해석하기 어렵지만, 이원수 선생님이 동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적어도 굶주리는 아이들에게는 그 상황에 맞는 동화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한 선생은 서울 아이들이 보내 온 책 중에서 동화집 하나를 읽어 본 일이 있었다. 그걸 읽은 한 선생은 격분을 참지 못했다. - 피어노가 없어서 동무네 집에 가서 피아노를 빌려 치던 아이가 피아노 임자인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듣고 비판하여 우는 이야기 - 이런 따위 배부른 이야기가 동화란 말인가! 이런 걸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읽혀서 무얼 한단 말인가. 학교에 풍금 하나 없고 책상도 없이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그 따위 이야기를 주어서 되겠는가! 한 선생은 그 책을 호의로 보내 준 서울 아이들이나, 그걸 문학 작품이라고 써 내놓은 동화 작가라는 사람한테서 제 고장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지워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131-132쪽) -「귀뚜라미와 코스모스」: 다가오는 죽음에 상심한 코스모스에게 귀뚜라미는 “생명은 더 많은 생명으로 더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가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귀뚜라미의 말을 들은 코스모스는 춤을 추고 귀뚜라미는 노래한다. -「꼬마 옥이」: 잡지 만드는 일을 하는 ‘나’는 부모 없는 어린 소녀 옥이를 데려다 키우지만 옥이는 병들어 죽는다. ‘나’는 옥이 호주머니 속에 있던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데 인형이 옥이가 되어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자들 이야기, 자장가 이야기, 천국 이야기, 별나라 이야기, 3월의 무도회 이야기, 그리고 처녀가 되어 떠나는 옥이 이야기가 그것이다. 죽은 옥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보니 죽음의 세계를 다룰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 이원수 선생님이 죽음의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여기 별이 된 사람 가운데는 아기들이 많지만 큰 사람도 있다오. 그리고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면 별들은 그 그리움을 받아 마시고 그것으로 살아가는 것인데,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딴 생각을 하고 별이 된 사람을 잊어버리면 별은 기운을 잃고 빛이 줄어 나중에는 죽어 버리는 거라오. 아, 저기도 하나 있구먼!” 하고 가리키는 곳을 보니까 이상하게도 길바닥에 계집애 하나가 바람 빠진 종이 풍선처럼 납작해져 누워 있지 않겠어요? (193쪽)
혼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살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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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삶으로 031 어린이 사랑
《꼬마 옥이》 이원수 창작과비평사 1977.02.20.
어제 ‘이원수 글숲(문학관)’에 갔다. 언덕으로 버스가 올라가지 못해 삼백 미터쯤 걸었다. 다친 발가락이 아직 다 낫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절룩거렸다. 글숲에 들어서자 꽃대궐 작은 책이 먼저 눈에 띈다. 신문종이를 반 크기로 네 번 접었다. 첫 쪽에 이원수 님 동시가 실리고, 뒤편 윗줄에 이원수 수필이 실리고, 밑에 문학관 이야기로 이원수 님을 주제로 쓴 글이 실리고, 이 옆에 어린이 ‘시마을 칸’에 아이들이 지은 동시를 실었다. 작은 책을 알차게 꾸렸다.
글숲에는 첫 유리칸에 이원수 님 호적이 있다. 이원수 님이 남긴 살림을 둔 칸에는, 깨알처럼 작은 글씨로 적은 수첩이 있다. 내가 아는 어느 이웃도 저렇게 깨알같은 글씨로 작은 공책에 적는다. 늘 생각하고 글을 적어 동시로 동화로 태어났을 테지. 아이들 눈높이에 맞도록 동시를 나란히 세워 놓았다. 대구에서 어린이가 많이 온다던데, 이곳을 다녀간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마음에 담으려나 헤아려 본다.
집으로 돌아와서 《꼬마 옥이》를 읽어 본다. 여러 글 가운데 <불새의 춤>와 <꼬마 옥이>에 한참 머문다. <불새의 춤>은 두루미 무용원에서 두루미가 춤을 추면 원장이 돈을 번다는 줄거리로 연다. 겨울이면 철 따라 떠나야 하는데, 그만 두루미는 꼼짝없이 한 곳에 갇혀서 춤을 춘다. 배가 고파 먹이를 더 달라고 해도 부질없고, 춤을 잘 추어도 먹이는 더 주지 않고, 오히려 하나를 줄인단다. 가장 춤을 잘 추는 28번 두루미 무용수가 미꾸라지 두 마리를 먹지 않고 입에 물고 기름(석유)을 묻혔다. 무대에 구경하러 온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버린 성냥개비를 찾아 제 몸에 불을 붙여 날면서 춤을 추면서 “얼음 같은 심장을 녹이시오.” 하고 마지막으로 외친다. 이 이야기는 전태일 님이 몸을 불사른 일을 1970년에 신문을 보고 깜짝 놀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쓴 동화라고 한다. 군사독재가 서슬퍼런 때라 차마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밝히지 못 했다지만, 두루미로 빗대어 쓴 동화라고 한다.
《꼬마 옥이》는 짧은 동화를 일곱 꼭지 실었다. 피난길에 어버이를 잃은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가 병들어 죽은 아이 이야기를 되새겨 본다. 털옷 주머니에 남은 인형을 주웠다지. 이 글은 이 옥이 인형이 들려주는 얼거리이다. 몸에서 나온 그림자가 주고받는 말하고, 자장노래 이야기하고, 하늘나라와 별나라를 구경한 이야기하고, 삼월 춤마당과 복사꽃이 피는 저녁 이야기를 들려준다. 옥이는 자라지 않고 늘 작기에, 이 인형을 처녀로 여겨 주었다. 그렇지만 그 뒤로 옥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꿈속에서 본 옥이하고 헤어진 딸하고 맞물린다. 한겨레가 남북으로 갈려서 싸우던 무렵, 폭탄이 떨어져 죽은 어린 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그린 듯하다. 나도 이 비슷한 꿈을 꾼 일이 있다.
큰딸이 태어나기 앞서 아이를 지웠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자꾸 이 아이가 떠올랐다. 지우지 않았더라면 이제 잘 자라서 몇 살일 텐데 하면서 어림잡다가, 큰딸이 서른 살이 되던 해에 꿈에서 다시 만났다. 오빠와 여동생으로 짓궂고 때론 소름 돋게 놀라게 했지만, 낯빛이 밝았다. 나는 처음으로 서른 몇 해 만에 두 아이를 꿈에서라도 만난 셈이고, 두 아이는 다 큰 얼굴을 내게 보여주고 떠나갔다고 느꼈다. 그날 꿈에서 본 뒤로 두 아이한테 미안하던 마음이 사라지더라.
이원수 님은 눈앞에 보이는 슬프고 아픈 온갖 사회 이야기를 동화로 아름답게 돌려서 풀어내었다. 이분 글은 언제나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어린이를 알뜰히 생각하던 이원수 님은 왜 친일이라는 딱지가 붙었을까. ‘이원수 글숲(문학관)’에는, 다섯 가지 시와 글이 말썽이 되었다고 밝혀 놓았다. 일제강점기에 이원수 님은 일을 다니던 곳 주간지에 친일 글을 내놓았다는데, 징병을 살다 나온 뒤 일본이 쥐락펴락하는 북새통에서 몸을 사리고 아이들을 돌보려면 그 일터 윗사람 말을 따라야 했다고 한다.
내가 일제강점기에 살던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일터를 다니던 1980∼90년대는, 일터에서 윗사람이 옳지 않은 일을 시켜도 억지로 따라야만 했다. 까딱하다간 나를 ‘신원보증’해 준 사람까지 궂은 일을 끼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곰곰이 생각하자면, 그나마 우리는 우리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낼 수 있는 오늘을 살아간다. 이원수 님이 살던 때하고는 반세기가 넘는 틈이 있다. 그리고 일본이 사이에 있다. 어떤 흐름에 누구라도 끼어들 수밖에 없었을 때였을 텐데, 이원수 님은 스스로 저지르고 만 얼룩을 나중에는 씻어내려고, 오래도록 아이들 가슴을 따뜻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써 왔구나 하고, 이제서야 어렴풋이 알아본다. 지난날 얼룩을 잊지 않았기에, 1970년 그 서슬퍼런 때에 전태일 이야기를 동화로 쓰지 않았겠는가.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북돋우는 동화를 쓴 마음도 마찬가지일 테고.
이원수 글숲에서 ‘고향의 봄’이라고 새긴 잔을 샀다. 처음 내셨다는 《종달새》라는 동시집 겉에 나오는 그림을 잔에 담았더라. 뒤에는 여자아이 넷이 꽃을 든 모습이 있다. 둘째와 넷째 아이가 덧옷을 쓰고 머리에 수건을 썼다. 어깨에 얹거나 손에 든 꽃이 빨갛다. 두 아이를 잃어서 같은 아이를 넣었는지, 둘째를 찾아서 둘이 들어갔는지 알 수는 없으나, 네 딸을 말하는 그림이지 않을까. 그곳에서 반팔옷도 두 벌 샀다. 입을 사람이 없을 수 있지만, 이원수 님이 열네 살에 쓴 <고향의 봄>이라는 동시가 적힌 옷을 입으면 시를 한결 사랑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2023.09.17. 숲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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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전태일을 벙긋하지 못한 그때 [내 사랑 1000권] 28. 이원수 《꼬마 옥이》 1970년 가을 뒤, 아무도 섣불리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벙긋하지 못할 적에 뜻밖에 어린이문학에서 전태일 님을 기리는, 아니 전태일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난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글이 태어납니다. 박정희가 무섭고, 박정희 곁에서 사랑받는 윤석중이 두려워, 다들 벌벌 떨면서 눈치를 살피던 때인데, 이원수 님은 씩씩하게 〈불새의 춤〉이라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불새의 춤〉은 매우 짧습니다. 아마 더 길게 그리기 어려웠으리라 봅니다. 더 길게 그렸다가는 아무리 이원수 님이라고 하더라도 군사독재 총부림에 조용히 스러져 버렸을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는 오늘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떳떳이 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화도 찍을 수 있고, 만화도 그릴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린이문학이나 어른문학으로 꽃피울 수 있기도 하며, 전태일문학상까지 있어요. 그런데 이원수 님은 일제강점기 끝무렵에 할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일으킨 독서회 사건으로 늘 형사가 쫓아다닌 바람에 가난하게 살아야 하던 힘든 수렁에서 친일시를 썼어요. 그렇다고 해방 뒤에 이를 털어놓지 못합니다. 해방 뒤에 갈갈이 찢긴 나라에서 어린이문학을 새롭게 일구는 길에 온힘을 쏟으며 말없는 말로 뉘우치는 몸짓이었다고 할까요. 동심천사주의에 물들지 않고, 반공문학에 길들지 않으며, 입시교육으로 아이들을 내몰지 않은 몇 안 되는 어린이문학가인 이원수 님이 쓴 동화를 모은 《꼬마 옥이》는 이녁 스스로 더 씩씩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밝히면서 이 나라 아이들이 새롭게 일어서며 참말로 당차게 가슴을 펴기를 바란 작은 씨앗이지 싶습니다. 씨앗을 남기고 흙으로 돌아간 이원수 님이라고 하겠지요. 꼬마 옥이가, 불새가, 바둑이가, 은이가, 희수가, 바로 새로운 꽃이며 길이고 노래입니다. 우리는 옛어른이 남긴 발자국을 가만히 짚어 보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습니다. 2018.1.18.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넋/책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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