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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운동장의 한 구석을 당당
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있을 때면, 그리고 때
로는 우리에게 기쁜 일이 있을 때면 만나게 되는 동상이기도 하다. 그렇게 때로는 권
력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이야기할 때도 그 모습의 한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 또한 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었다. 그렇게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은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면서 또한 우리의 현대사와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우리나라 곳곳에
서 우리를 지켜본 '이순신 장군'은 하지만 또한 그렇게 너무나 익숙하기에 조금은 심
심한 느낌을 갖게 되는 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한 '이순신 장군'은 언제나 다시 우리의 기억 속에서 다시 되살아나는 분
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가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할 때면 언제나 다시 기억하게 되는 분
들 중에 한분이며, 언제나 바다 너머 일본을 바라보며 우리의 바다를 지키는 분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드라마가 바로 이 '불멸의 이순신'이다.
'임진왜란'은 오랫동안 꾸준히 만들어져 온 드라마다. 수많은 패배를 몇번의 승리로
뒤짚어 버린 그 전쟁은 또한 조선 후기의 역사를 바꾼 전쟁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사극
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래도 완벽한 승리는 아니라고 하여도 '병자호란'의 완벽
한 패배보다는 나은 결말을 보여준 전쟁이었기에 더욱 우리의 사극에서 자주 다루어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불멸의 이순신'은 '임진왜란' 전부가 아닌 '이순신 장군'에게 포커스를 맞춘 드라마
다. 그래서 실제로 TV로 방송된 것은 '이순신 장군'의 전 생애를 다루었다. 하지만 이
DVD로 발매된 부분은 녹둔도로 임관되어가는 부분 이전의 이야기들을 과감하게 제외
하고 DVD로 발매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서 불만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 드라마가 처음 방영하고 한동안 '원균'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이야기로 많
은 비판을 받았기에, 과감하게 포기한 앞부분은 그러한 비판에서 이 DVD를 그러한 비
판에서 자유롭게 만든다. 녹둔도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그러한
비판을 받을 부분을 만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들이 보고 싶은 '이순신 장군'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수많은 실패를 거치고 마침내 '임진왜란'이라는 긴 전쟁의 기간동안 조선
군의 유일한 완벽한 승리를 그것도 23전 23승이라는 완벽한 승리를 통해서 '임진왜란'이
남긴 역사를 패배가 아닌 승리로 기억할 수 있게 만든 과정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해전을 보여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그동안의 사극에서 보여주지 못한 진형
과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의 사극에서, 그리고 지금의 사극에서도 작전회의를 적당히 하
고는 신출귀몰한 작전이라도 만들어낸 것처럼 하고는 얼렁뚱땅 전쟁을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훈련과 준비, 그리고 정보의 획득이 필요한
것인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분들이 이 드라마를 더욱 잘 만든 드라마
로 기억하게 한다. 그리고 그 훈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이 이 드라마는 드
라마의 재미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는 이들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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