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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묵 저,,,휴머니스트 출판 조선의 문화공간 시리즈중 제2권,,,귀거래와 안분,,, 제목 그대로 벼슬에서 물러나 귀거래하여 안분의 삶을 산 옛 선비들의 안식처가 된 곳을 소개한다. 주로 그들의 고향이다.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농사를 짓고 사는 것은 아니다. 호미와 쟁기 대신 붓을 잡고 사랑하는 고향땅과 그곳에서 안분자적하는 삶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유성룡이 귀거래한 유명한 하회마을도 있고, 서경덕의 화담이 있는 개성, 퇴계 이황이 그토록 그리워한 청량산, 율곡 이이의 고산구곡가의 배경이 된 해주 석당 등이다. 내용 중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고, 심오한 유학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구절도 있다. 달이 먼저 뜨는 월선정과 이정 편에는, “임진왜란을 당하여 왜적의 칼날에 오른편 팔목이 상처를 입어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는데, 그 뒤부터 붓을 잡으면 귀신이 도우는 듯하여 갑자기 격조가 한층 나아졌으니,,,,” 권호문이 미인처럼 사랑한 청성산 편에는, “‘관물’은 소강절의 말로, 개인의 편협된 마음으로 사물을 보지 말고 사물의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나아가 만물에 구비되어 있는 이(理)로써 사물을 바라보라는 뜻이다.” 옛 선비의 눈에 비친 하회마을의 십육경(十六景)은 지금도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광이다. 마암의 성난 파도, 입암의 맑은 물결, 화산에 일렁이는 달빛, 산산에서 자는 구름, 눈 그친 솔숲, 밤숲 너머 밥짓는 연기, 빼어난 봉우리의 서리 맞은 단풍, 잔도로 걸어가는 사람들, 남쪽 포구의 무지개다리, 먼 산의 신령한 비, 너럭바위에서 드리운 낚시, 붉은 석벽에서 부르는 노래, 강위의 고기잡이 횃불, 나루에 걸쳐져 있는 배, 수림에 지는 노을, 모래밭에 떨어지는 기러기 등. 눈 앞에 선하게 그 아름다운 풍광이 떠오른다. 당장 가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