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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은 그저 옛날 서당에서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기초 한자 교재인줄로만 알았다. 하늘천 따지...가마솥에 누룽지 박박 긁어서....라는 식의 좀은 비하 된...그저 한글을 익히는 기초 교재처럼 간단한 기초 한자 1000자를 모아 놓은 것이려니 했었는데...시중 서점에 넘쳐나는 천자문 익히기 교재들도 그렇고...그렇게 오랫동안 학교에서 받은 교육중에서도 천자문은 그렇듯 아주 무심 간단하게 소개받았고 제법 오래 산 지금까지도 누구도 내게 천자문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주는 곳도 사람도 없었다.
이책을 편저한 박광민씨의 천자문해제를 잠시 들어 보자...
...천자문은 四言古詩 형태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詩文學書이자 깊이 있는 철학서이며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함축하여 담고 있는 웅장한 역사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천자문은 한문을 공부하는 이가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초보교재 정도로만 인식되어 왔다........그러나 천자문의 심오한 뜻은 시경이나 서경등과 같은 높은 수준의 한학을 공부한 이가 아니면 이해 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사상과 여러 古事, 故事를 담고 있다. 사기나 춘추와 같이 난해한 역사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므로 천자문의 전체적인 뜻을 이해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천자문에는 쉽고 기초적인 한자가 많이 빠져 있는 반면 상당히 어렵고 드물게 쓰이는 한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천자문이 한문공부의 가장 으뜸가는 교습서 자리를 지켜온 것은 천자문이 한시로서의 音誦에 뛰어난 문장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단기간에 천자문 자구를 암송하여 익히는데에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사언고시 형태로 구성 된 천자문은 여러 신화와 고사를 인용하며 때로는 아득한 역사를 설명하고, 때로는 천지만물의 생성원리를 설명하는가 하면,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를 설명하기도 했으니 천자문에는 실로 시전, 서전, 사기, 춘추, 장자, 논어, 예기, 易 등의 깊은 사상과 고사를 담고 있다.....
천자문은 일반적으로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잠시 흥성했던 양나라의 주흥사가 (470~521) 撰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자문을 지은 것과 찬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천자문은 삼국지에 나오는 위나라 종요(151~230)나 동진시대 왕희지(307~365) 의 글씨로 전해지는 것이 있으니 주흥사 이전부터 천자문이 있었다는 사실만은 명확하다......여러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천자문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글이며 후대에 내려 오면서 여러사람이 撰하고자 하여 書跡을 남겼으나 그중 가장 뛰어나게 次韻한 주흥사의 천자문만이 오랫동안 音誦되며 사랑을 받아 오늘에 전해진 것이다....
(이상 저자의 撰 千字文 에서 일부 발췌...)
천자문은 天地玄黃 宇宙洪荒으로 시작된다. 우리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쉽고 간단한 한자들...하늘천따지 검을현 누를황, 집우 집주...그러나 이 4언시는 그렇게 간단한 말이 아니다. 사실 너무나 심오하여 범부인 우리들은 쉽게 접근조차하기 힘든 의미를 담고 있다. 이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천자문에는 창조신화와 무상한 인간의역사, 무심한 권력의 흥망사, 인간의 도리와 사회의 소중함, 삶에 대한 사유와 철학, 자연스러움을 말하는 노장사상등...동양의 역사와 철학과 사상과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이 책을 편저한 박광민씨의 해박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행복했다. 이 책을 제대로 읽고 이해한다면 바로 시경, 서경, 장자, 공자, 맹자, 사기의 에센스만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면 과도한 말이 될까....? 최소 50번 정도는 반복해 읽어야 삶에 대한 어렴픗한 힌트나마 겨우 떠오를...심오한 책.....
천자문에서 삶의 길을 찾다....라는 제목이 가슴에 그대로 와 닿는 책이다.
좀 더 책의 디자인과 편집을 세련되게 손을 봐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모습과
전략을 구사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
강추... [인상깊은구절] 여불위는 또 화양부인의 언니로 하여금 자초를 양자로 삼아 후일을 대비하도록 설득했다. "용모가 빼어 난 것으로 쓰이는 사람은 늙어 용모가 시들면 총애도 시들어 진다고 들었습니다......" 장량은 중국 역사상 첫 손가락에 꼽아도 좋을만큼 뛰어난 인재였다. 男兒로서의 기개가 있었으며 전장에서는 작전에 능했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았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날 줄 아는 현명함이 있었다. 유방이 진과 초를 물리치고 천자의 자리에 오르자 장량은 진나라에 품었던 한을 풀었고 할일을 다했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이 무뢰배같이 욕심을 내어 공을 다툴 때도 (--> 요즘의 정치인들처럼...특히나 ...) 일등의 공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탐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부귀와 영화를 헌신짝처럼 던지고 표연히 물러나 유유자적하며 산수를 즐기며 살았다고 하는데, 끝까지 권세와 영화에 집착하여 종래에는 한고조의 后인 呂后에게 죽임을 당한 한신과는 대조적이다. 신은 듣기를, 빈한하고 천했을 떄의 친구는 신분이 높아졌다고 잊어서는 안되며, 가난할 때 지게미와 겨로 만든 거친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고생을 함께 한 아내는 부귀하게 되어서도 마루 아래로 내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이말을 들은 광무제는 누이인 공주가 숨어 있는 곳을 돌아보며 말했다. 일이 어렵게 되었으니 마음을 돌리시는 수밖에 없겠습니다...여기에서 糟糠之妻와 貧賤之交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莊子>(養生主)의 내용이다. 노자가 죽었을 때 진일이 문상을 가서 세번 곡하고 나오자 노자의 제자가 문상을 그렇게 하면 되겠느냐고 힐난했는데, 다음은 이 힐난에 대한 진일의 대답중 일부다. 適來夫子時也 適去夫子順也 安時而處順 哀樂不能入也 古者謂是帝之懸解 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 夫子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늘의 때에 따른 것이요, 선생이 이제 세상을 떠나가신 것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신 것이다. 하늘이 주신 때를 편안히 여겨 하늘의 뜻에 순응하면 슬픔과 즐거움 (집착과 번뇌) 이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니 예사람들은 이것을 일러 帝之懸解라고 했는데 이것은 이른바 ''거꾸로 매어 달린 곳에서 풀려 놓인다는 것으로 즉 생과사의 優樂에서 벗어난다'' 고 하는 것이다. 장작은 다타서 없어지지만 불은 傳하여 다함을 알 수 없는 것이다.莊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