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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복효근]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내용보기
<디딤돌 (이삼형 외)>중학교 1학년 1학기 생활국어, <새롬교육 (권용민 외)> 중학교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 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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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이삼형 외)>중학교 1학년 1학기 생활국어, <새롬교육 (권용민 외)> 중학교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 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 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

 

 * 목연 생각 : 이 시는 7차교육과정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었습니다.  

시를 처음 대하면서 정말 예쁜 시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그래서 사랑을 느낄 때는

이렇게 예쁘고 귀여우며 착해지지 않을까요.

 

토란잎에 잠시 머물렀다가

햇볕이 비치면 얼굴을 붉히면서

또르르 굴러가는 모습이

마음속의 소녀를 그리다가

그녀가 나타나면 숨어 버리는 어떤 소년이 떠올랐습니다.

나도 한 때는

그런 모습이었던 때가 있었지요 *^^*

 

* 복효근(1962)  : 시인. 전남 남원에서 태어남. 전북대 국어교육과 졸업.

1991년 <시와 시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목련꽃 브라자>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 등이 있음.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국어교과서와

<새에 대한 반성문, 2000년, 시와 시학사>에 실려 있고,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y******3 2010.08.21.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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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단 하루도 천 년입니다
"사랑은 단 하루도 천 년입니다 " 내용보기
네 발 달린 동물이나 두 발 달린 동물 고기를 전혀 먹지 않고 있습니다. 고기를 몇 년 동안 먹지 않다 보니 고깃집 앞을 지날 때면 고개를 돌립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욕을 돋우던 바로 그 냄새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채식이 몸에 밴 탓일 것입니다. 해물이나 민물고기도 먹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처지 때문에 가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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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 달린 동물이나 두 발 달린 동물 고기를 전혀 먹지 않고 있습니다. 고기를 몇 년 동안 먹지 않다 보니 고깃집 앞을 지날 때면 고개를 돌립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욕을 돋우던 바로 그 냄새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채식이 몸에 밴 탓일 것입니다. 해물이나 민물고기도 먹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지만 직장 생활을 하는 처지 때문에 가끔 원칙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우르르 몰려간 식당에서 채식 식단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바로 그런 때입니다. 할 수 없이 비늘이 없는 오징어나 낙지 따위를 먹게 되는데 그럴 때면 속이 영 편치 않습니다. 비릿한 냄새는 식당을 벗어나도 계속 몸에 남아 있는 것 같고,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비애’(「광어에게」)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채식을 한다고 하여‘누군가의, 무엇인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 일의 비루함 뿐만 아니라 경건함도 잘 압니다. 이를테면‘얼음 서걱이는 갯벌에 한사코 고개를 처박아대는 물새의 저 고갯짓이 실상은 먹이에 대한 경배라는 것을, 가슴까지 닿는 노란 물장화를 신고 겨울 뻘밭에서 바지락 캐는 여인네들의 저 몸짓이 실은 먹이를 위한 오체투지라는 것을, 아픈 어머니 대신 취로사업장에 나가 허리 휘도록 삽질하고 받은 일당이 먹이라는 종교였던 것을’(「먹이에 대하여」)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내 입 속 화탕지옥으로 뛰어’(「빙어회를 먹으며」)드는 목숨이 너무 많습니다. 그‘순교 앞에서 / 사랑마저도 스스로를 위해서만 해온 / 나는 / 살 떨리게 두려운 것’입니다. ‘나는 / 한껏 가난해져야겠다’(「새에 대한 반성문」)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에 대한 반성문 춥고 쓸쓸함이 몽당빗자루 같은 날 운암댐 소롯길에 서서 날개소리 가득히 내리는 청둥오리떼 본다 혼자 보기는 아슴찬히 미안하여 그리운 그리운 이 그리며 본다 우리가 춥다고 버리고 싶은 세상에 내가 침 뱉고 오줌 내갈긴 그것도 살얼음 깔려드는 수면 위에 머언 먼 순은의 눈나라에서나 배웠음직한 몸짓이랑 카랑카랑 별빛 속에서 익혔음직한 목소리들을 풀어놓는 별, 별, 새, 새, 들, 을, 본다 물 속에 살며 물에 젖지 않는 얼음과 더불어 살며 얼지 않는 저 어린 날개들이 건너왔을 바다와 눈보라를 생각하며 비상을 위해 뼈 속까지 비워둔 고행과 한 점 기름기마저 깃털로 바꾼 새들의 가난을 생각하는데 물가의 진창에도 푹푹 빠지는 아, 나는 얼마나 무거운 것이냐 내 관절통은 또 얼마나 호사스러운 것이냐 그리운 이여, 네 가슴에 못 박혀 삭고 싶은 속된 내 그리움은 또 얼마나 얕은 것이냐 새 한 무리는 또 초승달에 결승문자 몇 개 그리며 가뭇없는 더 먼 길 떠난다 이 밤사 나는 옷을 더 벗어야겠구나 저 운암의 겨울새들의 행로를 보아버린 죄로 이 밤으로 돌아가 더 추워야겠다 나는 한껏 가난해져야겠다 먹고 살아야 하는 일의 비루함과 경건함 사이를 오가는 것이 우리 삶일진대 비루함을 경건함으로 견인하는 것은 사랑 말고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인생은 불타는 똥막대기’(「불타는 똥막대기」)일지라도 ‘함박꽃 화심 花心 속에서’ 흘레하고 있는 딱정벌레처럼 그럴 수 있다면 ‘꽃송이째 꺾여 불 속에 던져진대도 / 그 다음은 기약 없어도 좋’(「딱정벌레가 되고 싶었을 때」)을 것입니다. ‘사랑은 단 하루도 천 년’(「춘향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 먼저 알고 흔적 없이 없어지는 그 자취를 / 그 마음을 사랑이라’(「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사랑으로만이 죽어가는 모든 존재를 살릴 수 있습니다. 마치 내소사 목어가 하늘의 새들도, 칠산바다 조기떼도, 온 산의 나무들도, 마침내 온 우주까지도 다 먹여 살리듯 말입니다. 소리물고기 내소사 목어 한 마리 내 혼자 뜯어도 석 달 열흘 우리 식구 다 뜯어도 한 달은 뜯겠다 그런데 벌써 누가 내장을 죄다 빼먹었는지 텅 빈 그 놈의 뱃속을 스님 한 분 들어가 두들기는데…… 소리가 하, 그 소리가 허공중에 헤엄쳐 나가서 한 마리 한 마리 수천 마리 물고기가 되더니 하늘의 새들도 그 물고기 한 마리씩 물고 가고 칠산바다 조기떼도 한 마리씩 온 산의 나무들도 한 마리씩 구천의 별들도 그 물고기 한 마리씩 물고 가는데…… 온 우주를 다 먹이고 목어는 하, 그 목어는 여의주 입에 문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능가산 숲을 바람그네 타고 노는데…… 숲 저쪽 만삭의 달 하나 뜬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05.07.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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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자연에 의미를 부여한, 따뜻한 시편들
"주변 자연에 의미를 부여한, 따뜻한 시편들" 내용보기
제 삶에 있어서의 (뼈에 사무치도록 삭은) 아픔은 느낄 수 없다. 뛰어난 언어꾸밈수법도 없다. 특별히 어려운 詩도 없다. 하지만 구구절절한 아픔은 없더라도 자연에서 얻은 인생수칙은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쉬운 언어만으로도 詩가 되고 있다. 쉽게 읽히는 詩가 실은, 더 쓰기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가. 읽는 자로 하여금 단번에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힘, 간과하기 쉬운 일상에
"주변 자연에 의미를 부여한, 따뜻한 시편들" 내용보기
제 삶에 있어서의 (뼈에 사무치도록 삭은) 아픔은 느낄 수 없다. 뛰어난 언어꾸밈수법도 없다. 특별히 어려운 詩도 없다. 하지만 구구절절한 아픔은 없더라도 자연에서 얻은 인생수칙은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쉬운 언어만으로도 詩가 되고 있다. 쉽게 읽히는 詩가 실은, 더 쓰기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가. 읽는 자로 하여금 단번에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힘, 간과하기 쉬운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힘. 그 또한 얼마나 힘든 것인지. (하지만 이러한 점들 때문에, 약간만 옆으로 빗겨가도 가벼운 詩로 치부되어버릴 위험성이 있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겠다.) 너무 따뜻해도 詩답지 않다고 혹자는 말하기 하더라만, 꼭 세상을 차갑게만 볼 필요가 있을까. 아프지 않고서는 詩를 쓸 수 없다고 혹자는 말하기 하더라만, 진정 아픈 사람은 아픈 詩를 쓰지 않는다. 아프다 말하지 않는다. '나'처럼...

[인상깊은구절]
언젠가 단감을 깎아먹고 / 그 씨알 하나를 세로로 쪼개어본 적이 있다 // 씨알 속에는 길이 1센티도 안 되는 / 뽀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 느낌표 같은 나무의 줄기에 두 개의 앙증스런 잎사귀가 / 화살표의 형상으로 이미 하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 화살표 이 쪽으론 / 한 하늘 가득 창창히 뻗어오를 감나무의 전 생애와 한 그루 감나무가 걸아갈 수억 년이, / 화살표의 저쪽으론 또 / 감나무가 걸어온 수억 년이 / 그 작은 씨알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 그 속에 / 수억 년 전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나와 / 또 수억 년 뒤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내가 / 태반 속의 아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 무시무종無始無終 / 우주가 잠시 비밀을 들켜주는 순간
1*******y 2003.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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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테두리 속에서 우주에 다가가기
"삶의 테두리 속에서 우주에 다가가기" 내용보기
소래 포구를 찾아가 광어회를 떠다 먹 는 날, 나는 복효근의 시를 떠올린다. "네 순한 생살을,/생살을 뜯어 먹고도 우리는 즐겁다. (중략 ) 오늘날 나의 천국은/네가 남기고 간 지옥인 것을/누군가의, 무엇인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비애여. " (p 38 광어에게 中) 세상의 시인들은 참 선한 눈빛을 지녔을 것이다. 단단한 살을 씹는 혀끝 감촉이 주는 즐거움 앞에서 누군가의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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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 포구를 찾아가 광어회를 떠다 먹 는 날, 나는 복효근의 시를 떠올린다. "네 순한 생살을,/생살을 뜯어 먹고도 우리는 즐겁다. (중략 ) 오늘날 나의 천국은/네가 남기고 간 지옥인 것을/누군가의, 무엇인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비애여. " (p 38 광어에게 中) 세상의 시인들은 참 선한 눈빛을 지녔을 것이다. 단단한 살을 씹는 혀끝 감촉이 주는 즐거움 앞에서 누군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비애를 떠올리기에 말이다. 불교계의 폭력에 단식으로 뼈 아픈 자성의 소리를 이끌어 낸 '도법' 스님이 중심이 되어 "지리산 살리기"운동이 있다는 애기를 들은 기억도 있어서인지 지리산 자락에 산다는 시인의 글과 삶에서 유난히도 선함이 느껴진다. "비상을 위해 뼈 속까지 비워 둔 고행과/ 한 점 기름기마저 깃털로 바꾼 새들의 가난을 생각하는데 / 물가의 진창에도 푹푹 빠지는/ 아, 나는 얼마나 무거운 것이냐. / 내 관절통은 얼마나 호사스러운 것이냐" (p 76 새에 대한 반성문 中 ) '빙어회를 먹으며' '광어에게' '소리 세례' 같은 시들은 이기적인 존재로서의 나가 아니라 뜻하지 않게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나, 우주 속에 연결된 한 생명으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하여 일상의 깨달음을 유도한다. '어머니에 대한 고백'(p19), '염소와 나와의 촌수'(p22), '눈 오는 날 콩나물국밥집에서'(p 41), '사십'(p49) 에서는 시선을 비스듬히 하여 자신의 일상을 반추하고 나이 먹어가는 일들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복효근의 시를 읽으며 자신의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고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고 오히려 우주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상깊은구절]
광어에게 네 순한 생살을, 생살을 뜯어 먹고도 우리는 즐겁다. 술을 마시고 나는 애써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밤 나의 천국은 네가 남기고 간 지옥인 것을. 누군가의, 무엇인가의 전생을 먹고 살아야 하는 비애여. 그 죄로 어느 세상에선가 내가 누군가에게 생살을 바쳐야 한다면 나도 내 안에 슬픔일랑 외로움이랑 그런 독을 품지 않아야 할 것을. 꿈벅꿈벅 너는 이 독한 즐거움을 다 관찰하고 있구나. 너의 살을 먹으며 왜 내가 아프냐. 오늘밤 너와 내가 헤엄쳐가야 할 저 미망의 바다엔 별마저 뜨지 말아라.
l******r 2002.0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