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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주변 등 거대 음반매장이 생기기전부터 동호대교옆 구현대쪽 (지금 없다), 안세병원사거리 근처 (지금 없다), 그리고 신사역 신나라를 무지 좋아했다. 거긴 이상하게도 내가 구하려는, 그러나 구하기 힘든, 그렇다고 무지 명반도 아니고 인기 있는 것도 아닌 음반들이 항상 구해졌다. 찾아가면 옆에서 뭘 찾냐고 하는 직원도 없고, 찾거나 말거나 했는데도 항상 잘 찾아주어서 좀 늦어 문닫기 전에 슬리퍼 질질끌고 아님 스케쥴도 없는 날 집에 오는 길에 종종 들려서 의도치 않은 음반들을 사와서 들었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지만, 정말 어떤 날에는 헤비메탈이 순수하다는 둥, 클래식 - 물론, 어려서 들은 특정 음반에 기반한 - 이 마음까지 청소해준다는 둥의 이유를 대며 귀가 아프게 듣게 된다 (그결과 요즘 귀가 조금 윙윙거려 걱정을 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남편을 두었다는 오빠친구에게 상담 와중에 이비인후과에도 귀전문, 코전문이 있다는 - 정말 당연한 걸테도 난 정말 신기했다 -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분은 코전문이라 코골이 수술을 하신다고 해서 또 신나게 옆길로 샜다). 빨라지는 박자 때문에 볼레로를 들으면서 섹스를 한다는 - 이 얘기를 어디에서 들었드라? - 이야기가 떨어지지 않아 한동안 멀리했던 볼레로, 그리고 무지 여러 버전으로 나와서 골라듣기 좋은 (말하고 나니 조금 곡제목 때문에 미안한 느낌이 난다),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가 한 장 안에 있는 음반. 볼레로에서 스페인 광시곡.그리고 파반느까지 들으면, 정말 여러 곳을 거치고 여러 드라마틱한 인생을 거친 후, 초월한 느낌 - 흠, 이 느낌을 어찌 말로 표현하리 - 이 든다. 원래 봄을 탔는데, 요즘에는 가을을 탄다. 이럴때 들으면 진짜 듁?- 이건 흔히 쓰이는 반의적 표현이 아니라 정직한 표현 그대로이다 - 이다.
2006-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