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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요즘의 우리 드라마처럼, 드디어 정통 역사를
배경으로 한 라이트 노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약간은 평범한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았지만, 제가 워낙 역사에 관심이 많은터라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읽으면서 점점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라이트 노벨이 일상을 전제로 한 판타스틱한 비일상 요소가 가미되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의 왕국" 은 "만약.. 이런 일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If 역사 계열의 가상 소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대세를 이루는 중세 기반의
판타지와는 달리 마법도, 용도 소드 마스터도 없는 세계죠. 굳이 비슷한 느낌의
작품을 찾으라면 삼국지나 수호지 같은 중국풍의 역사기반 소설들이 생각날
정도로 리얼한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다곤 해도 바람의 왕국이 딱딱한 역사소설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왜 메이퀸에서 발매되었는지 그 이유를 글 전체로 어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주인공인 취란은 소개되어 있는 이미지에 비해서는 더 부드러운 소녀인 듯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서인지는 몰라도, 꺅꺅거리는 말괄량이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네요. 그렇다고 소위 보이쉬 계열의 무뚝뚝한 여자애인 것도 아니고..
솔직히 좀 드센 성격의 중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닉
네임을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너무 여자애답잖아! 하고 헛웃음을 지을 정도로 취란
양은 귀엽습니다. 소녀취향에 맞춘 소설 문체다운 섬세한 행동의 묘사와 표정 변화
표현 등과 맞물려 취란 양의 매력을 더욱 빛내는 것 같아요.
"만남" 이 주제인 1권인 만큼 리짐의 존재에 대한 작품의 의존도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인데요, 그는 충분히 그런 기대를 만족시키고도 남을만한 매력이 있는 남자입니다.
조금은 이상하다 싶은 행동들 역시 치밀하게 짜여져가는 스토리 안의 부분에 짜맞추어지고 있어서 상당히 재밌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남녀는 그 공포심을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오해하게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같이 역경을 딛고 헤쳐나온 상대에게 호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겠죠. 그러나 거짓의 탈을 뒤집어쓴 공주와 바라지 않은 입장이라는 입지에
놓인 왕의 이야기는 그런 단순한 이야기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 만큼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어갑니다.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들의 등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애매한 가정환경의
취란 양의 주변에 있는 주영 양, 위지혜 (군..은 아니구나 -_-;) 는 묘한 입지에 걸맞는
달콤한 감초로서의 역할을 넘치도록 충분히 수행해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학원 연애물이나 하렘물, 미소녀들이 넘쳐나는 시리즈에 지루함을 느끼시는 분, 특히 알콩달콩한 남녀의 푸닥거리(??)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에 재미를 느끼시는 분이라면 정말 만족하실 것 같습니다. 특히 순수 닭살 커플이나, 어느 한쪽의 태도에 편중된 일방적인 애정 노선이 아닌 티격태격하는 연애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분에게는 정말 맞춤이라고 생각될 정도인 작품입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인상깊은구절] "내가 싫어?" "싫어. 너랑 있으면 자꾸 내가 아닌 나를 깨닫게 되는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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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그런 것이다. 이세민이 당 태종에 오르고, 그의 조카인 취란이 공주가 되어 토번에 시집간다는 줄거리에서는 왕이 조카를 예뻐해서 공주를 삼아주는 건 줄 알았다.
다음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있다면 보겠지만 굳이 구해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