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예쁘다거나 호의적으로 보이는 표지는 아니었다. 다만, 많은 리뷰들을 통해서 그 이름만은 기억하고 있고 또 대개가 호의적인 리뷰였던지라 기회되면 읽어봐야지 라는 생각만 했을뿐, 리스트에조차 담아놓지 않았던 책이다. <이책은> 많이 읽은 책은 아니지만, 자꾸만 리뷰들을 보게 되니 책제목과 작가만 아는 책들이 늘어난다. 분명 읽지는 않았지만 읽은것처럼 느껴지는 책들이 많아지는데, 거기서 선택받지 못하면 그렇게 가는 것이다. 타샤 튜더 할머니도 그렇게 가는 책들중 하나인데, 유정맘 님의 선물로 왔다. <저자는>
새로운 책을 보게 될 때 첫느낌이 확 다가오지 않거나 어떤 기회로 접하지 않게 되는 책이 있다. 그렇게 한 번 비껴간 책이자 저자가 다른 책을 내놔도 한 번 어긋나면 여간해선 잘 선택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있다. 그런 책일수록 리뷰를 통해서 어느덧 읽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거나 너무나 친근해서 오히려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타샤 튜더의 책들은 참으로 많이 보았는데 이제야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일단은 표지가 호감을 주는 느낌이 아니고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더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 맨발을 즐겼다 한다. 땅의 느낌(기온)을 알게 되는 삶의 지혜 터득이다.
![]() 야생에서의 딸기라 그런지, 강인한 모습들이다. 철지난 딸기가 새삼 먹고프다.
![]() ![]() 곧 머잖아 다가올 날들, 내가 좋아하는 겨울풍경들이다. 빨간 긴 망토가 그리도 따스한 느낌이다. |
| 아... 너무 아름다운 책이어서 책을 펼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아름답다니... 단숨에 처음부터 끝까지 살피고, 살피고 또 살펴도 그 아름다움에는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91세의 그림 작가, 타샤 튜더 할머니. 작은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코끝에 걸친 모습이 참 아름답다. 19세기 풍의 긴 드레스엔 꽃무늬가 자잘하게 펼쳐져 있고 머리에 두른 스카프며, 목에 두른 머플러며, 앞에 두른 짧은 앞치마며... 모두가 막 영화에서 빠져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었다. 살아 움직이고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삽 색연필 꽃 쇠스랑 등을 잡은 손은 진정 ‘부지런함’이 뭔지 알려주는 듯했다. 단단한 노동의 아름다움이 얼굴 표정에서, 온 몸에서 표현되고 있었다. 할머니는 자신의 아름다움도 잘 알고 있다. “촛불을 켜면 늙은 얼굴이 예뻐 보인다. 난 항상 초와 등잔을 쓴다.” <비밀의 화원>, <세라 이야기>를 그토록 아름답게 수놓은 그림 작가, 타샤 튜더 할머니는 번잡하고 복잡한 이 세상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을,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고 있었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하루 24 시간이 모자라도록 열심히, 활기차게 살고 있었다 :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온전히 마음에 달려 있다. 난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모든 것은 내게 만족감을 안겨준다. 내 가정, 내 정원, 내 동물들, 날씨, 버몬트 주 할 것 없이 모두.” 지금도 버몬트 주 시골에 집을 짓고 30만평(3천평도 3만평도 아니고 30만평이랜다~!)에 자신의 철학대로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다. 직접 꽃을 심고 손수 천을 짜서 (그것도 베틀에 직접~!) 옷을 만들고, 염소젖으로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든다. 강아지는 물론, 고양이, 염소에다 거위, 새들까지 온갖 짐승과 함께 살며 배, 딸기, 사과 등등 과일과 채소까지 손수 재배해 자급자족 생활을 한다. 19세기 장식품과 생활용품을 좋아해, 사용하는 식기나 장식품, 심지어는 매일 입는 옷까지도, 매일 해먹는 요리도 19세기풍으로 하는 것이다: “난 오래된 물건을 상자 속에 넣어두고 보지 않는 것보다는 차라리 매일 쓰면서 깨지는 편을 택하겠어요. (...) 나는 요즘도 골동품 식기를 생활에서 사용한다. 상자에 넣어두고 못 보느니, 쓰다가 깨지는 편이 나으니까. 내가 1830년대 드레스를 입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의상 수집가들이 보면 하얗게 질릴 일이다. 하지만 왜 멋진 걸 갖고 있으면서 즐기지 않는담? 인생은 짧으니 오롯이 즐겨야 한다.” 이 책의 곳곳에는 짧은 글들이지만, 아름다운 글들이 가득하다. 타샤 할머니의 충고도 있다. 혼자 살면 고독할 것 같겠지만 할머니의 다음 말을 들어보면 우리의 행복을 위한 일이 뭔지 알 수 있겠다. “살다 보면 맘에 없는 말을 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마뜩찮은 짓을 하는데도 고맙다고 하거나, 지구 반대편에 있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해야 된다. 혼자 있으면 완전히 내 모습으로 지낼 수가 있다. 마음에 담아둔 말을 고양이에게 죄다 할 수도 있고,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염소들에게 분통을 터뜨리면 된다. 그래도 아무도 안 듣는다.” 사진도... 어느 사진 하나 아름답지 않은 사진이 없다. 겨우 한, 두 가지 역할을 제대로도 못해 내면서, 시간이 없다고 무수한 불만으로 불평만 해대는 나를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다. ‘게으른’ 개구쟁이 내 손이 이렇게 부끄러운 적이 또 있었을까. 나중에... 아주 나중에... 시골 가서 진달래의 정원을 가꾸면 살겠다는 비현실적인 꿈만 꾸는 내가 이보다 더 부끄러울까. 선물 받은 ‘여성성’을 부인하는 게 일종의 유행이었듯,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숱하게 사들인 옷들이 이보다 더 멋없을까. 이 무서운 겨울에 내게 꼭 필요한 말도 있다 : “나는 겨울에 여름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잘 말했다. ‘5월의 새로운 환희 속에서 눈을 그리지 않듯, 크리스마스에 장미를 갈망하지 않는다네.’ 바로 그렇다. 모든 것에 제철이 있는 법.” 그렇다. 5월엔 꽃을 즐기고 1월엔 눈을 즐기자. 추위쯤이야 까짓 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추어졌을 때만 기다리며 나는 무엇을 했던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던가. 더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세상이 있을 텐데, 왜 기다리기만 하는가. 이 책에서 타샤 할머니가 보여준 아름다운 생활은 ‘부지런한’ 행복 자체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적인 변화 속에서 할머니의 생활과 정원도 모습을 달리한다. 똑같이 맨발에 30만평을 걷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내가 원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생활이 분명히 있을 터이다. 그날을 위해서 꿈의 동화책보다 더 아름다운 이 책을 곁에 놓고 내 꿈을 키워 가리라. ‘부지런한’ 행복을 위해서... 타샤 할머니가 자신의 인생철학을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을 통해 표현한다 :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이것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성공이나 대중이 인정하는 성공이 아니고, 자신의 만족스런 삶을 위한 성공이다. 나도 내 삶에 성공하겠다... 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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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이다.
처음이라는 느낌은 언제나 신선하다. 그러면서도 뭐랄까, 눈 덮힌 들판을 바라보는 강아지의 질주본능과 같은, 그런 격정이 묻어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런 나의 감정을 절제할 도구가 필요했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시집을 끄집어내어 몇 편의 시를 읽고는 아무렇게나 던져 두었다. 성경을 읽기도 하고, 안젤름 그륀 신부님의 <머물지 말고 흘러라>를 반쯤 읽다가 그마저 심드렁해져 책을 덮고 말았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며 내가 생각한 것은 이전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조용한 새해를 맞고 싶은 강한 열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오후까지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리다가 손에 잡고 읽게 된 것이 바로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였다. 그랬다. 나는 새해의 화두로 '행복'을 꺼내들고 싶어 한나절을 머뭇거렸었다. 양장본의 표지에는 어린 염소를 품에 안고 행복한 웃음을 가득 머금은 그녀의 사진이 실려 있다. 세상을 다 갖은 듯한 행복한 모습. 나는 마치 오래된 난로옆에서 이웃집 할머니와 마주 앉아, 그녀의 빛바랜 사진첩을 한장한장 넘기며, 그녀의 생각과 일상을 조용히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그렇게 계절이 조용히 흐르듯이...... 진하고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면서.
1915년 보스턴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으나 조선 기사였던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는 그녀가 9살 되던 해에 이혼하고, 아버지의 친구집에서 자랐다. 마크 트웨인은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였고, 소로우, 아인슈타인, 에머슨 등 걸출한 인물들이 출입할 정도의 명문가(그녀의 표현으로는 부자였다가 망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그리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는 15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23세에 그녀의 첫 그림책 <Pumpkin Moonshine>을 출간하며 결혼한다. 30세에 뉴햄프셔의 시골로 이사하여 2남 2녀를 낳아 막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수도도 전기도 없이 네 아이를 키웠다. 집 안을 꾸미고, 소젖을 짜고, 닭과 오리, 양, 돼지를 치면서 채소밭과 꽃밭을 가꾸면서 열정적으로 그림 작업을 하였지만, 그녀의 부모처럼 결국 이혼한다. 56세에 버몬트 주의 산골에 농가를 짓고 정착한 타샤 튜더는 30만 평이나 되는 단지에 아름다운 정원을 손수 가꾸고, 베틀에 앉아 천을 짜서 옷을 만들고, 염소젖으로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드는가 하면,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고 장작 지피는 스토브로 음식을 만든다. 이 책은 그녀가 가장 큰 즐거움이라 말하는 정원 가꾸기와 계절의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타샤 튜더의 일상을 그린 자전적 에세이이다. 얼마 전에 읽은 스콧 니어링의 삶은 타샤 튜더와 비슷한듯 다르다. 자신의 의지에 따른 절제된 자연주의가 아닌, 편안하고 소박한 생활을 마냥 즐기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2008년 6월에 그녀는 떠났지만, 편하고 안락한 도시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인생은 보람을 느낄 일을 다할 수 없을 만큼 짧다. 그러니 홀로 지내는 것마저도 얼마나 큰 특권인가. 오염에 물들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터지긴 하지만,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해마다 별이 한 번만 뜬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생각이 나는지. 세상은 얼마나 근사한가!"(P.64)
새해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 준 고마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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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하고 싶어한다. 슬픈 일 나쁜 일 궃은 일 없이 마냥 행복했으면 하기도 한다. 그럼 또 재미가 없겠지? 행복 디자이너 현재를 살면서 1830년대의 의상을 입고 그 시대와 비슷한 생활을 하시는 타샤 튜더. (
그녀의 정원과 그녀의 집과 그녀의 의상을 보면서 평화로움과 여유로움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그러다 문득 청학동 사람들도 떠올랐다. 사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청학동: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靑岩面) 묵계리(默溪里)에 있는 마을. 집단생활을 하는 이들의 가옥은 한국 전래의 초가집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의생활도 전통적인 한복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미셩년 남녀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길게 땋아 늘어뜨리며, 성인 남자는 갓을 쓰고 도포(道袍)를 입는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마을 서당에 보내는 것도 특이하다. 마을 사람들은 농업 외에 약초·산나물 채취와 양봉· 가축 사육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간다. 출저: 네이버 두산백과사전 이 책은 타샤 튜더가 직접 쓴 유일한 에세이로, 1992년 미국에서 출간된 오리지널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19세기 농가풍경 그대로, 타샤 튜더가 그린 삽화의 한 장면으로 사는 그녀. 골동품 의류와 장신구를 수집하고 직접 농사를 짓고 정원을 가꾸며 살아간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4계절의 정원과 타샤 튜더의 모습이 사진작가 리처드 브라운의 사진으로 담겨있다. (사진이 너무 좋아 크기를 줄이지 않았다)
봄 -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
![]() 여름 - 정원에 가득한 꽃들..
![]() 가을 - 낙엽과 그녀
![]() 겨울 - 눈과 그녀와 코기들.
자연 속에서 맨발로 땅을 직접 밟고 정원을 가꾸는 모습에 감동마저 느껴진다. 1830년대의 생활을 고수하며 그때의 의상을 입고 그때의 모습대로 형광등대신 촛불로 가스대신 스토브로 생활하는 모습에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드레스 입은 모습은 정말 옛날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그 속에서의 그분이 모습은 참 잘 어울린다 싶다.. 다들 내 집이 어둡다지만, 사람들은 옛날 집들이 얼마나 어두웠는지를 모른다. 난 집이 어두운 게 마음에 든다. 예쁜 다람쥐의 둥지같거든.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에 잘 표현되어있다. ’자신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 신조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런 것을. 책 뒷부분에 수록된 타샤 튜더의 연대기. 대표작품과 사진해설은 참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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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리석고 우스운 생각이지만, 내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무렵 나는 우리 아빠, 엄마는 나이가 무척 많아서 부모님의 인생에는 더이상 희망적인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 때 부모님은 삼십대 중반이었다. 당시 연세가 일흔에 가까우셨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면서는 이미 연세가 너무 많고 얼굴에 주름이 많기 때문에 전혀 행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당시 세상의 중심은 ''나''였고, 그런 생각들은 꽤 오랜 세월 동안 내 머릿속 아랫목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된 탓인지, 내가 나이를 먹어서 나이에 대한 기준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인지, 이제는 더이상 삼십대에는 희망이 끝나고, 나이가 들게 되면 행복이란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나는 50대 아저씨에게도 꿈이 있고, 할머니도 여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국 행복은 ''나이''로 결정되어지는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타샤 튜더''라는 할머니. ''행복''에 대해서 아직 어떠한 기준이나 정의도 찾지 못한 나이지만, 그녀는 과연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 다니는 게 싫어서 15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정원 가꾸기를 시작한 그녀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하고, 자신 역시 남편과 이혼하게 되지만, 그녀가 그것으로 불행해한다거나 우울해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그녀는 유명인들과의 친분이 많은 명문가 출신이라고 했지만 역시 그것으로 우쭐해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녀는 오직 강아지와 염소를 키우고 앵무새와 이야기하며, 과일나무를 심고 꽃씨를 뿌려 정원을 가꾸고, 소젖을 짜고 치즈를 만들며, 베틀로 옷감을 짜고 오래된 드레스를 수집하는 일로 행복해했고, 그렇게 평생을 살아온 그녀의 오랜 삶이 그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겸허하고 소소하지만 그녀의 행복이 묻어나는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책의 절반을 차지하다시피 하는 사진과 그림이 나는 더 마음에 들었다. 다른 것은 결코 자랑할 것이 없지만 자신의 정원에 있어서만큼은 거만해진다고 한 그녀. 하지만, 결코 글만으로는 알 수 없는, 멋진 정원 속의 집이 사진 속에 담겨 있었다. 나는 사진들을 통해 그녀가 일구어 온 삶을 발견하며 그 아름다움에 그녀가 오히려 그녀가 일군 삶의 정원에 대해 너무 겸손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나는 마치 동화 속에 나옴직할 아담한 집과 그림처럼 알록달록한 꽃들이 가득 핀 정원이 담겨진 사진에 빠져 좀체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가 그린 그림은 마치 그녀의 인생이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평화로운 느낌을 전해주었고, 그 색채가 밝고 다양했다. 문득, 그녀가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읽었던 몇 권에 책 가운데서 발견한 ''행복한 삶''을 위한 지침에서도 물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지만, 타샤 튜더가 말하는 행복은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행복에 대한 어떠한 기준이나 정의도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삶을 통해 ''다 나름대로의 행복이 있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책을 덮으며 나는 마치 그녀의 행복이 내게 전염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상깊은구절] 그녀는 날씨가 ''토라졌다''고 말한다. 장작 때는 난로더러 ''비명을 질러댄다''고 하고. 타샤에게 달은 언제나 ''그 여인''이고 엉겅퀴는 ''당연히 남자!''다. - p.15 나는 다림질, 세탁,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게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주부라고 적는다. 찬탄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가정주부라서 무식한 게 아닌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을. -p.142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에 잘 표현되어 있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 신조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런 것을. -p.1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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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1915 - 2008)는 동화작가이자 삽화가로 시간을 거슬러 살다간 행복한 마녀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장으로 나누어서 각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그녀의 아름다운 정원과 생활의 변화를 정겹게 보여준다. 그녀의 소박한 생활에 비하면 자연은 얼마나 황홀하고 풍요로운지 책을 보는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옛날 스타일에 열광한다. 집에는 골동품 의류와 장신구가 가득하다. 증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물건들을 여전히 사용하고 촛불로 불을 밝히며 직접 만든 옷감으로 옷을 지어 입는다. 그녀는 온갖 일을 본인의 노동으로 해내면서도 옛날 여인들이 고단하지만 불행하지는 않았을거라고 말한다. 백년전 할머니들이 입던 드레스를 입고 정원을 가꾸고 동물들을 키우면서 영감을 받아 동화를 쓰고 삽화를 그린다. 그녀는 인생을 즐긴다. 골동품 접시를 넣어놓고 잘 보지도 못하는 것 보다는 쓰다가 깨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마음 편한 할머니다. 자녀들과 직접 만든 인형으로 인형극을 공연하고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에는 가정의 전통을 지키고 손으로 만든 선물을 선사한다. 그녀는 부지런히 노동을 했고, 예술가와 문화창조자의 삶을 살면서 느긋하게 자연과 삶을 즐기는 여유를 누렸다. 정신없이 분주하게 사느라 꽃을 가꾸고 동물을 돌보고 새의 노래를 듣는 평범한 생활 조차 누리지 못하는 요즘, 그녀의 삶을 돌아보니 영혼이 위로받는 것 같다. 그녀의 천진한 글들에 찬란한 빛과 색채를 더해주는 그림과 사진들 너무나 매혹적이다. http://www.tashatudorandfam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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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고 왠지 기뻤다. 언젠가 내가 읽을 책을 받은 것 같았다. 타샤 튜더는 우연히 책 '타샤의 정원'으로 처음 알 게 되었다. 그 때부터 이 분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니 뭐랄까 과거로 가서 이 분과 만나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내가 이 분과 동시대에 살지 못한 것이 왜 이리 안타까울까! 이 분과는 말이 안 통해도 좋을 것 같다. 이 분의 미소와 자세와 동물들과 정원만 봐도 이 분과 대화한 것과 같을 것이다. 그리고 말없이 타샤 튜더와 차 한 잔을 했으면 좋겠다. 타샤 튜더와 만나는 현실적인 단 하나의 방법이 떠올랐다. 타샤 튜더 관련 책들을 반복적으로 읽고 자기 전에 타샤 튜더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꿈속에서 타샤 튜더와 만날지도 모른다. 이 책은 타샤 튜더가 쓴 유일한 에세이라고 한다. 글씨체가 간결하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 친구집에서 컸지만 그 집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타샤 튜더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유랑하며 인형극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인형들과 소품들은 정말 사실적이다. 주방과 가구들은 정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타샤 튜더라고 행복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며 1800년대 풍으로 살고 싶어 하는 딸을 보는 부모님은 조금은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첫 그림책 <호박 달빛>으로 돈을 벌었다. 그 후로 구근을 몇 천 개씩 심으며 자신만의 세계(즉, 정원)를 만들어 간다. 염소와 닭들, 특히 코기들(아마 강아지 품종인 듯)과 고양이들 그리고 비둘기 등과 사는 삶이 타샤 튜더가 원한 삶이었다. 타샤 튜더는 그 후로도 여러 그림책들을 낸다. 이 책에 코기빌 그림이 있는데 예전에 어디서 본 듯 한 그림이다. 타샤 튜더의 그림책의 모델은 아마 그녀의 정원에 모두 있는 것 같다. 그녀의 정원이 그녀가 만든 그녀가 원한 동화의 세계였으니까. 그러니까 그녀의 그림책들을 모두 읽고 밤마다 그 책들을 생각하면 나는 그녀의 정원에 갈 수 있으리라. 새끼뱀을 1년 동안 집안에서 키운 얘기는 신기했다. 손바닥 위에서 동그랗게 똬리를 틀곤 했다니. 뱀의 얼굴이 낙천적으로 생겼다고, 늘 배시시 웃고 있단다. 어떤 뱀이길래 배시시 웃고 있었을까? 뱀도 타샤의 정원에 가면 온순해지나 보다. 키우는 동물들에게 각각 크리스마스 트리를 주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식물과 동물을 사랑하는 탸사도 음식을 훔쳐먹는 쥐를 잡아서 화형시켰다고 한다.ㅎㅎ 동화책과 인형의 집을 만들고 손수 옷감을 짜서 옷을 만들고 그리고 넓은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삶. 그것이 타샤가 바라는 삶이었다. 어떤 이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가야할 길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탸사 튜더가 그런 사람인 듯 하다. 그녀는 그녀가 원한 동화같은 세계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것에 만족했다. 이 책에 있는 탸샤 튜더 관련 사진들과 탸샤 튜더의 그림들이 좋다. 나는 요즘도 골동품 식기를 생활에서 사용한다. 상자에 넣어두고 못 보느니, 쓰다가 깨지는 편이 나으니까. 내가 1830년대 드레스를 입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의상 수집가들이 보면 하얗게 질릴 일이다. 하지만 왜 멋진 걸 갖고 있으면서 즐기지 않는담? 인생은 짧으니 오롯이 즐겨야 한다. (141쪽) 인생을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는 없다. 철학이 있다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말에 잘 표현되어 있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17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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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자이지만 살림을 잘 하는 여자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살림의 고수, 주부 9단, 살림의 지혜.... 그들을 보노라면 참 부지런하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못 견뎌 기어코 일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사람들. 얼마나 깔끔하고 정갈한지. 또 손재주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부족함 속에서 풍성함으로 채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런 재주가 없다. 그냥 있어야 될 자리에 있고, 없어야 될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는 정리 수준에 머문다. 매스컴을 통해 살림의 神이라 불리는 그들의 집을 구경하다보면 입이 함지막하게 벌어진다. 놀랍고 감탄하며 부럽기까지......... 호사스레 꾸며진 집이 아닌 그저 평범함 속에서 센스있게.... 딱 그 주인의 성정을 닮은 집 같아서 참 좋아보였다. 우리 나라에 문화디자이너 '이효재'씨가 있다면 미국엔 동화작가 '타샤튜더' 할머니가 계신다. 햇살이 비치는 가을의 뜰에서 늘 분주하게 하루하루 삶을 늘 감사하게 살아가는 부지런한 할머니. <행복한 사람, 탸샤튜더> 에세이집이다.
90세를 훌쩍 지난 연세에도 늘 소녀같은 감수성을 지니고 계셨던 타샤튜더. 예전에 <타샤의 정원>을 들여다봤다. 30만평의 대지에 펼쳐진 정원. 봄여름가을겨울이 다 녹아들어있는 그 정원에는 타샤 할머니의 정성이 고스란히 베여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심고 가꾸고 바라다 본 정원의 모습에 얼마나 행복했을까? 새들을 좋아하고, 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타샤 할머니.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동물들을 보고 그 동물들을 그린 그림들은 집 안 은근하게 비치는 등불 아래 벽난로처럼 따뜻하다.
'사람들은 날 장밋빛으로 본다. 보통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다. 내 본 모습을 못 보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우리는 달과 같아서, 누구나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을 지니는 것을...'
우리와 다른 모습으로 다른 환경 속에 살아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타샤 할머니. 하지만 할머니는 우리들의 겉으로만 보는 이런 특별한 시선들이 부스러웠나보다. 사람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잣대가 틀리니깐 그렇긴한데, 보이는것만 보려고 하는 우리들의 옅은 마음들이 들킨 것 같아 할머니의 고백이 마음 쓰였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삶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나름 얼마나 많은 속앓이를 했을지 넌지시 생각이 든다.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고, 뜨개질을 하고, 손수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들고, 차를 마시고,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고,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고, 동물 친구들과 교감을 나누고,....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정말 쉴 틈 없는 하루 삶이다. 그 삶 속에서 오롯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할머니. 아, 정말 행복하다.... 느낌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할 일이 여전히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자신만의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삶. 무엇보다 일상의 소중함을 당신에게 선물했음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하루, 또 누군가에게는 정말 귀하고 특별한 하루란 삶..... 허투루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주하게 무엇을 많이 해야되는 삶이 아닌 의미있는 시간의 사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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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을 것이다. 타샤의 삶은 갑자기, 어느 순간, 한번만에 누릴 수 있는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 속 타샤의 말처럼 그런 삶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삶의 조건에 대해 채 인식하기도 전인 나이였을 때부터 제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어야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주아주 애써서 조금이라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뿐일 테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