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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혈맥을 찾아서’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책이라서 반가운 마음에 사서 읽었다. 한데 막상 읽어보니 상고사였다. 이런 종류의 책은 처음이라 좀 낯설었다. 하지만 한참 읽다보니 무협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첫 번째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재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현재도 과거가 층층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니 과거를 무시할 수많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책도 읽으면서 과거에서 잘잘못을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고사는 너무 막연하지 않은가? 그런 연유로 상고사를 저술하는 작가들에게 너그럽기로 했다. 얼마나 고생하는가? 우리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안겨주기 위해. 그리고 보다 더 정확한 민족의 뿌리를 알려주기 위해. 부족한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삼아서 지독히 열악한 현지답사를 통해서만 이러한 상고사 책은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두 번째로 드는 느낌은 고마움이다. 이러한 상반된 감정을 가지고서 책을 읽어나갔다. 전공이 다른 나에게는 여전히 하나의 재미있는 소설로 다가오면서 빨리 환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만 고대하고 읽고 있었다. 그런데 수시아나, 수시아나 하고 반복을 하다 보니 성경에 나오는 지명인 수산이 떠올랐다. 맞았다. 계속 읽어가니 내 추측이 맞은 것에 대한 환희를 느꼈다. 갑자기 전에 읽었던 ‘총,균,쇠’라는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문명의 전파는 동서로 이루어졌다고. 그 책을 읽고서 한동안 지적인 황홀함에 빠졌던 경험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가 그 책을 참고 하지는 않았을 테인데도 대체적인 흐름이 맞았다. 역시 깊은 학문의 경지는 서로 통하나보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단어가 너무나 많았다. 나의 상고사에 대한 무지가 나에게 창피함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에게는 한계라는 것이 있어서 내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독서도 필요하고. 어쨌든, 공공족이라든지, 앙소문화, 홍산문화 등 그중에서도 공공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수시아나에서 이주해온 무리들이 공공족과 만나면서 문화가 융합되고 공공족이 중원에서 밀리면서 한반도에 들어와 오늘날의 여러 문화의 기원으로 유추되는 한편의 드라마같은 상고사이다. 이러고저러고 해서 드디어 환웅이 등장하였다. 천신이라 할 수 있는 환인의 아들 환웅이 삼위산으로 하강했다고 한다. 이 삼위산은 단군신화에 태백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어찌했든 한웅 세력이 동으로 이주하여 앙소문화권의 웅녀 부족과 만나게 되어 문화의 결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환웅과 웅녀의 결혼이 아닐까 싶다. 기록에 따르면 웅녀 부족은 모계사회인데 신진세력인 환웅이 역사의 기록에서 남은 걸 보면 환웅 세력이 더 선진 기술을 가진 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그 아들 단군을 위시로 하는 기록이 남겨진 것을 보니까 우리의 조상은 분명 그 당시에는 주위보다는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주장을 끝까지 읽으면서 동시에 ‘몰락한 양반가’가 떠오르는 것은 무슨 조화일까?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니 몰락한 양반가 같이 과거만 회상하고 있는 못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우리나라도 주변 문화를 선도할 만큼의 훌륭한 조상이 있었으니 자부심을 가지고서 다시 한 번 국력을 상승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쪽으로 생각하니 좋은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상고사라 내용이 조금 어렵지만 그런대로 재미는 있어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시 한 번 자세히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