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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독일 수학자가 학회에서 만난 이탈리아 수학자 부부의 초대에 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간단한 인사말 외에는 이탈리아어를 할 줄 모르는 독일 수학자와 영어나 독일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이탈리아 수학자 부부의 6주간의 수학여행(數學旅行)!
형식은 여행기 같기도 하고 일상을 담은 일기 같기도, 공식 가득한 수학책, 또는 순간 순간 철학책 같기도 하다.
독일의 수학자와 이탈리아 수학자 부부, 그리고 때로 이탈리아 수학자 부부의 자녀 둘이 함께 수학적(?) 대화를 나누고 명제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과 비수학적인 일상 생활까지 기록되어 있다.
종종 어려운 용어들과 수학적 개념이 등장하긴 하지만 수학자들이 생활에서 어떻게 수학적으로 생각하고 논의하는지 자연스럽게 다가와 마치 그자리에 함께 있는 듯한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독일인의 눈에 비친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 나는 왜 자꾸 이탈리아와 독일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대치되어 생각되든지... 종종 실실 웃음이 나기도 했다.
책에 나오는 수학 용어가 쉽지는 않다. 사영평명이니 blocking sets은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짚이지 않았고 머릿속을 떠도는 구름에 쌓인 어떤 희미함으로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거다 싶었는데 논의 되는 상황을 보면 그것도 아닌것 같고 저거다 싶으면 그건 다른 저것의 개념인 것이다.
물론 책 말미에는 친절하게(?) 용어정리가 되어 있다. 그러나 내 실력으론 이해하기 어려웠고 모든 것을 다 알려준다는 네*버양에게 물어봐도 딱히 명확하게 개념이 잡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떤것은 설명조차 찾을 수 없었다. 찾았다 하더라도 A에 대한 설명에 내가 모르는 X, Y, Z개념이 들어있는 식이다.
지적이라는 수학자들의 대화가 때론 다소 멍청해보이기도 했는데, 사실 그들의 대화는 나조차도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아주 복잡하게 만들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종국에는 내가 아는 것과는 영 다른 결론에 도달하곤 해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책 전반에 깔려있는 수학적 문제는 '무한대'다. 그런데 '무한대'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책을 읽으며 수학은 '무한대'로 인해 철학이 되는가 싶었다. 그래서 옛 철학자들 중엔 수학자가 많았나?
다비트 힐베르트(1862~1943)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무한은 어떠한 질문보다도 인간의 심금을 울린다. 무한은 어떠한 관념보다도 이성에 유익한 영향을 끼친다. 무한은 그러나 어떠한 개념보다도 깨달음을 요구한다.
앞에 두문장은 잘 모르겠고 마지막 문장은 절실히 공감한다.
어쩌면 나는 수학책이 아니라 철학책으로 읽었는지 모르겠다. 책에 나오는 수학적 개념과 풀이는 거의 이해할 수 없었던 탓도 있겠지만 무한대라는 개념은 수학보다는 철학에 더 가까운게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다. 문학적으로 따지지 않는다면...
기억에 남는 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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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은 우리가 세상의 모든 신비를 이해할 수 없음과 마찬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수학의 신비도 마찬가지지요. 물론 우리는 공리 체계를 확장하여 지금까지 증명할 수 없던 것을 증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증명할 수 없는 다른 것이 다시 생겨나지요."
나도 이 명제의 의미를 구체화하려고 애썼다. "어떤 기계도 수학적 명제를 모두 증명할 수는 없어요. 많은 것, 중요한 많은 것을 증명하겠지만, 결코 모두 증명할 수는 없지요. 기계는 유한한 시스템이에요. 그에 대해 괴델의 정리는 이렇게 말하지요. 시스템이 만사를 해결할 수는 없다!"
"세계는 정말 무한하지요." 프랑코가 말했다. 그로써 유한한 명제들로 세계를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한 셈이었다.
한동안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루이기아는 다시 구체적인 수학의 지평으로 되돌아가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었다. "나는 증명하지 못하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명제가 괴델 정리의 실례가 된다고 생각지 않아요. 다만 우리가 아직 충분히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이죠. 괴델의 정리는 우리 수학자들을 우울하게 하는 정리 같아요. 이 정리가 수학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죠?"
루이기아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철학자들이 괴텔의 정리에 관심이 있죠. 수학자들은 이 정리를 거의 염두에 두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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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하고 거의 잊고 살았던 수학을 문득 상기하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고등학교 때 수험 공부하던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기대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그 이유는 일상에서 거의 느낄 수 없는 무한이라는 개념을 이 책의 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무한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개념이 부재한 탓으로 이 책의 주 내용인 무한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 유리수, 무리수, 실수, 자연수 등은 대충 알겠는데 블로킹 셋, 사영평면, 아핀평면 등은 솔직히 태어나 처음 듣는 말이었다. 이 책을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서는 이런 기본 개념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나에게는 수학의 의미와 재미를 되새기는 기회이기보다는 단지 독일인이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에 쓴 기행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많았다. 이것은 전적으로 나의 무지의 탓임을 안다. 그러므로 독자 여러분은 결코 이 책이 별다른 내용이 없으리라는 선입관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만일 무한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많은 영감을 가질 것임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끝으로 이 책의 주제와는 조금 벗어난 것이겠지만 독일인이 본 이탈리아는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시끄러움, 무질서, 낡음, 지저분함 등인데 어디에서 많이 본 것을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조금은 우리나라의 사정과 비슷한 느낌이 없는가.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데도 빨간불이어서 프랑코가 '실수로' 횡단보도 앞에 정차했을 때, 우리 뒤에는 다른 차들이 빵빵하며 경적을 울려댔다. 프랑코는 몹시 당황하는 눈치였다. 다시 출발하고 난 후에 내게 이탈리아에서는 빨간불이라고 해서 무조건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해주었다."
이것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탈리아는 진짜로 이처럼 무질서한가. [인상깊은구절] 우리는 만족했다.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우리의 인식 지평은 대폭 넓어졌으며 수학이라는 지도에 묻어 있는 얼룩이 줄어든 기분이었다. 수학에서 증명은 영원히 유효하다. 정리는 결코 거짓으로 판명되지 않는다. 다른 학문과 달리 수학의 인식은 축적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발견될 당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옳다. 물론 이떤 정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잊혀져 갈 수 있다. 그러나 수학적 인식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질 수 없다. 한 번 옳다고 증명된 정리가 나중에 거짓으로 드러나는 일은 없다. 모든 정리는 영원하다. 우리의 것도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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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은 이리도 어려울까?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는 제목만 봐서는 수학에 대한 재미있는 에세이 같다. <스파게티에서...>는 어느 젊은 수학자가 이탈리아에서 머문 젊은 수학자 '알브레히트 보이텔슈파허'(이름부터 어렵다)가 일상 생활속에서 수학에 대한 이론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스파게티를 먹다가 발견하는 수학적 이론이라던가 혹은 평행선에 대한 수학적 증명들이 이 책에는 나온다. 물론, 이탈리아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상황들도 여행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내용이다. 특히 머리말에서 말한 것처럼 '무한'에 대한 수학적 증명은 보통 사람들이 따라가기 힘들다. 물론, 저자는 여행기와 수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혹 그렇다해도 수학 이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덮고말 책같다. 수학에 관심이 있고, 저자처럼 무한에 빠져들고 싶다면 모를까, 수학에 재미있게 접근하려고 한다면 이 책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인상깊은구절] 그렇다. 나는 이 책에서 무한한 것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내 이야기를 말이다. 젊은 수학자인 나는 이탈리아 수학자 두 명과 함께 연구하려고 6주 일정으로 이탈리아로 출발했다. 출발하기 전 나는 그 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기대가 적었던 덕분인지 여행은 모험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모르고 지냈던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모험, 낯선 곳을 알아가는 모험, 수학에서의 놀라운 모험. 나는 이번 일로 일상 생활과 인간 관계가 수학 연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침을 확인했다.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연구는 이루어진다는 것. 수학자들이 일반인과 똑같이 단순하고 우둔한 사람이라는 것. 나는 현실이 상상보다 훨씬 더 재밌고 다채롭고 우스움을 경험했으며, 이 책은 그런 경험을 기초로 썼다. 물론, 모든 것이 이 책에 쓴 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생략할 것은 생략하고, 덧붙일 것은 덧붙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무한에 대한 물음은 우리에게 처음에는 마땅찮게 다가왔다. 그것은 원래의 연구 계획과 무관한 주제였다. 그럼에도 무한에 대한 문제에 천착했던 날들은 재미있고 유익했다. |
| <스파게티에서 발견한 수학의 세계>는 일상 속에서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오는 수학이야기를 꽁트처럼 풀어쓴 책이다. 그 중 '아킬레스와 거북'처럼 언젠가 한번 들어본 듯한 이야기도 있 듯 자칫 딱딱하게 생각되기 쉬운 '수학'이라는 소재를 일상의 대화로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제목에도 나오 듯 '스파게티'와 '수학'의 연결이 주 테마였던 부분인 '점, 선 그리고 스파게티'에서의 "블로킹 셋"은 대중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수학'하면 언제나 머리가 아픈 괴로운 과목으로만 기억되기 쉽다. 성적이나 시험으로만이 아니라 이런 교양(마치 소설 같은)서적으로 수학을 어렸을 때부터 자주 접한다면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