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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네 부엌에 놓인 생선에 눈독을 들인 고양이. 이를 눈치채고 얼른 자신이 먹을 거라고 선언하는 훈이. 이 둘의 상상력 대결이 한편으론 엉뚱하고 한편으론 기발해서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고양이는, 고양이가 먹은 생선은 뱃속에서 고양이가 되고, 훈이가 먹은 생선은 뱃속에서 훈이가 된다며, 생선은 누구에게 먹히는 것을 행복해 할까하고 훈이에게 먼저 공격합니다. 이 말은 공부때문에 머리가 아픈 훈이에게 먹히는 것보다 종일 햇볕도 쬘 수 있고 노을도 볼 수있는 자신에게 먹히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의미지요. 그리고 자신은 먹은 생선을 절대로 잊지 않고 꿈속에서도 생선을 먹어준다고 합니다. 이에 질세라 훈이는, 자신은 생선이 된다고 합니다. 가끔. 그래서 바닷속을 헤엄치다 너무 재미있어 돌아갈 때를 잊어 허둥대다 이불을 적시기도 한다고, 바로 어젯밤에도 그랬다고. 창문으로 보이는 빨래줄에 걸려있는 이불이 이 말을 증명해주기라도 하듯 자랑스럽게 걸려있습니다. 이 상상력 대결에서 누가 이길까? 생선은 누가 먹게 되지? 이쯤되면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사물로부터 시작되는, 이 작은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이 상상력이 참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생선 자체가 되어 바닷속을 헤엄치기까지 한다니... 고양이도 이쯤에서 두 손을 듭니다. 그래도 다 포기하지 못하고, 말 못하는 생선이라도 자신에겐 텔레파시를 보낼 수 있다는 듯이 머리랑 꼬리는 자신에게 주라는 생선의 말을 전하는 고양이. 훈이도 그러마하고 흔쾌히 약속하지요. 영리하고 느긋한 고양이와 그런 고양이의 응수에 따라 변화하는 훈이의 아이다운 표정도 웃음을 자아내고, 아이가 그린 듯 자유롭고 투박한 선이나 단순한 색채도 책의 내용과 어우려져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