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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체제론의 한국적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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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은 근대성이라는 주제로 한국 근현대사를 설명한 연구서이다. 1980, 90년대까지 비제도권 역사연구의 주된 방향은 소위 '민중사관'에 기초하여 정치권력의 탄압과 민중의 저항을 다루거나 민족주의에 기초하여 탈식민지(그것도 가장 단순화된 모습으로서 '반미'와 '해방')를 다루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비제도권 역사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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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은 근대성이라는 주제로 한국 근현대사를 설명한 연구서이다. 1980, 90년대까지 비제도권 역사연구의 주된 방향은 소위 '민중사관'에 기초하여 정치권력의 탄압과 민중의 저항을 다루거나 민족주의에 기초하여 탈식민지(그것도 가장 단순화된 모습으로서 '반미' '해방')를 다루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 비제도권 역사학은 도매금으로 '구시대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버렸다. 그만큼 80, 90년대 재야 역사학이 불안정한 토대 위에 서 있었던 탓이다.

이후 그들은 더욱 근본적인 쟁점으로 '근대성 비판'을 들고 나왔다. 이 주제는 확실히 강력한 것이었다. 근대 후기, 다시 말해 현대에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한 각개전투식 대응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근대주의적 가치관(근대적 발전 모델 따위의)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적인' 근대성의 논리에 비추어 한국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은, 근대성을 부정하는 것이건 근대성을 보완하는 것이건 간에 역사를 미래와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자세이며 세계적 수준(세계체제론)에서 벌어지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거시적이기도 하다.

 

이 책에 따르면,

 

근대, 근대의 특징을 의미하는 근대성, 근대성의 성취과정인 근대화 등의 개념은 제3세계보다 근대의 출발이 빨랐던 서양의 일국사적 경험에서 추출한 것이다. ……서양의 근대성은 제3세계에 이식되면서 근대성의 원형과 질적으로 구분되는 화학적 변용을 통해 식민지적 근대화 형태로 변모한다. 일국사적 발전모델인 서양 근대의 단선적 모순에 비해 식민지적 근대화의 모순은 입체적으로 중첩되면서 그 지양을 위한 역사적 비용 또한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모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독립을 계기로 부분적으로 해소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 중심국의 변화된 세계지배 구조 속에서 변형된 모습으로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식민지적 근대화 모순의 지양은 단선적으로 원형회복의 차원을 넘어 세계사적으로 근대 지양의 출발점을 이룬다.[i]

 

저자는 식민지적 근대가 서양의 원형적근대와 다를 수밖에 없음을 논한 뒤, 식민지적 근대화의 모순을 지양하기 위한 노력들의 한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계서제적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는 서구의 원형적근대화와 같은 세련된근대화(예컨대, ‘신포디즘같은)를 좇아가려는 주변부-반주변부의 어떠한 노력도 허사일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세계체제의 계서제적 분업구조의 특성상 주변부-반주변부에서는 국내 반체제운동 세력의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지배계급이 분배할 수 있는 파이 조각의 양()이 지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국내 반체제 세력에 대한 전환의 비용은 지배계급이 자신에게 분배될 파이 조각의 일정 지분을 포기함으로써 혹은 분업체계의 하위에 위치한 국가로부터의 초과이윤을 유용(流用)함으로써 충당되어져 왔다. 그러나 중심부가 아닌 경우 국내 반체제 세력에게 분배할 파이 조각은 쉽게 고갈되는데[ii], 그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면 심지어 지배계급조차 계서제의 모순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일찍이 레닌이 말했던 자본주의의 약한 고리가 세계체제의 주변부-반주변부에 항상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세계체제론의 수용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여겨진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지난 10여 년간 한국과 전세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 이를테면 멀리는 유럽 통합과 그 속에서도 짐짓 자국의 이해관계를 고수하려는 혼미한 각축, 취약한 유럽 경제, 일본의 재군사화, 러시아의 G8 가입,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급부상, 동남아시아에서의 유혈 사태들, 지역내-지역간 경제 블록화, 폰지사기(Ponzi Scheme)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나태한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인한 미국 경제위기 그리고 가까이는 남한 자본의 구 사회주의권 진출, 경제개혁 이후 일련의 부도사태와 정부의 일관성 없는 해결책 등등이 모두 현실사회주의 몰락후 세계체제의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투들인 것이다.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는 현실에 세계체제론은 제동을 건다. 게임의 법칙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게임에 참가하고 있느냐고.



[i] 정태헌, 한국의 식민지적 근대화 모순과 그 실체, 역사문제연구소 편,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 비판, 역사비평사, 1996, pp. 242~243.

 

[ii] 여기에 들뢰즈/가타리류의 ‘욕망이론’이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그로 인한 생산력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례해 인간의 욕망도 동시에 증대되어 왔기 때문에, 파이 조각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의 기본규칙은 변함이 없었다.

 



c*****g 2010.06.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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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역사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
"이제는 역사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 내용보기
여러분들은 한국의 근대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때까지 우리나라의 근대사는 정치권력의 정당성 수단으로 이용되고 왜곡되어 왔다. 현재 시점에서 한국 근대사의 본질은 제대로 해명된 적이 없었다. 따라서 한국의 “근대 또는 근대성”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듯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은 비록 10년 전이지만 “근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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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한국의 근대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때까지 우리나라의 근대사는 정치권력의 정당성 수단으로 이용되고 왜곡되어 왔다. 현재 시점에서 한국 근대사의 본질은 제대로 해명된 적이 없었다. 따라서 한국의 “근대 또는 근대성”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듯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은 비록 10년 전이지만 “근대 또는 근대성”에 대한 연구자들의 고민을 현재의 수준에서 집합하고 정리하는 의도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10편의 논문이 실려 있는 논문집이다. 따라서 각각의 논문의 저자는 그 분야에 대해서 적어도 10년 이상 연구를 한 학자이다. 그들은 문제의식과 현실인식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한국 근대사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 책은 강만길 교수의 권두논문을 시작으로 해서 제1부 “1980년대 이후 한국 근현대사 연구동향과 과제”와 제2부 “한국의 ‘근대’와 ‘근대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두논문은 현재 한국 역사학이 나아가야할 연구방향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10편의 논문의 전체적인 성격과 문제의식이 한 번에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제1부는 4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져있고  1980년대의 식민지시대와 해방 후 남한현대사와 북한현대사에 대한 연구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6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져있고 제1부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한국의 “근대 또는 근대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고 종래의 분단 시대적 연구방법론을 극복하고 통일 시대적 연구방법론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또한 역사인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10편의 논문집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읽어보면 각 논문사이가 매끄럽게 이어져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논리의 귀결을 위해 짜임새 있게 분야를 나누어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에 대해서 시대정신과 현실인식을 고뇌하고 기존의 역사연구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앞으로 역사연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 점은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역사 연구를 민족과 통일문제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다 보니까 자칫 잘못하면 진보라던가 혹은 좌익사상으로 비추어지기 쉽다. 그리고 식민지시대와 분단시대의 역사적 연구를 통일 시대적 연구방법론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의 타당성은 있지만 집필시기(10년 전)를 생각해본다면 시대를 앞서나가는 생각인 듯 보인다. 사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사회 과학 에서의 연구실적과 북한에서의 연구를 통해서 분단국가하에서 이루어진 자기정체성과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종합해본다면 이 책은 한국의 “근대 또는 근대성”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분단과 통일문제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 논문 모음집인 이 책은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역사학전공을 하는 사람들이 한번 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d******r 2007.11.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