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한 마디로 소장할 가치가 무척 큰 책이다. 표지에서 부터 내지까지 온통 정과 성을 다한 흔적으로 빛나고 있다. 더구나 책을 펼쳐보고난 후 더욱 놀랄 일은 외형도 그러려니와 사진집이리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이 책이 시집이기 때문이다. 영상시로 메운 시집, 사진마다 가득찬 시어들이 다투어 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은 시집이라 떼를 쓰고 싶다. 시는 귀로 듣거나 눈으로 읽혀져서 가슴에 와 닿아야 하고 그 다음엔 가슴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도 이 책은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가슴을 움직인다. 물론 사진마다 글들이 곁들여져 있다. 그러나 글이 없더라도 이 사진은 읽혀진다. 사진마다 가득 들어찬 영상언어가 미리 말을 해 버리기 때문이다. 시가 문자언어로만 이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깬 멋진 책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볼거리를 내놓고 읽게 한다. 다르게 말하면 시인이 읽을거리를 내놓고 보게 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보게하는 힘,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것은 작가의 능력이다. 작가가 체득한 그만의 체험이 짙을수록 감동도 짙게 다가오는 연유일 게다. 작가는 40년여 짧지 않은 사진생활 내내 쉬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모색하고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이 만연하기 전 이미 그는 수작업으로 포토샵의 효과를 실험하고 터득했다. 지금은 컴퓨터로 불과 몇분이면 해결될 작업을 그는 며칠 밤낮을 암실에 틀어박혀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또 원하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장비는 뭐든 구입하느라 가족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도 숱하게 받았을 것이다. 큰 방 하나를 족히 채우고도 남을 그 사진장비들이 그에게는 창작을 위한 실험자료이고 작업실이기보다는 실험실이었을 것 같다. 그렇게 얻은 작품들이어서 그의 사진에는 타인이 흉내내기 힘든 그만의 독특한 색깔과 맛이 있다. 수작업으로 거듭되는 실패와 실수를 거치며 만지작거린 작품들이기에 사진에 붙은 글 또한 깊은 맛이 우러난다. 작가의 혼이 들어간 작품은 그 인고와 열정이 결코 숨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 사진뿐인가 그는 일 또한 사진만큼 열정적으로 해낸, 일과 사진 두가지 다 균형을 잃지않고 당당히 해낸 멋진 인생이다. 일은 인간적이지 않으면 얻기 힘든 소출이고 예술은 열정적이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소출인데 대체 그 무엇이 그로 하여금 여기까지 쉬임없이 달려오게 했을까? 그 의문표는 이 책을 넘기면서 답을 얻게 되리라 확신한다. 그의 세번째 사진집인 시집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