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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표적인 아날학파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의 두 저서 '지중해'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통해 페르낭 브로델과 아날학파 역사학을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은 비판적이다.
이 책이 아날학파에 대한 소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비판적 고찰이라는 부분이 아날학파 이해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걸림돌은 아주 사소하다.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독자는 아날학파에 대한 환상을 넘어설 수 있고 더 객관적으로 아날학파와 페르낭 브로델이라는 거장을 바라볼 수 있다.
사실, 구조주의라는 것이 유행을 지난 측면이 있어서, 뒤늦게 웬 아날학파며 구조주의이냐 라는 의문을 던질 지 모른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장기지속적'인 구조라는 것에 대한 갈망은 시류의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할 것이다. 대부분의 책이 미시사로 기울어지는 마당에 거시사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더 클지도 모른다. 과장해서 말하면 그 갈망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갈망인지도 모른다.
페르낭 부로델과 두 대표작과 아날학파 역사학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또 일관된 설명을 하고 있다. 세계를 보는 눈에 약간을 균형추를 더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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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역사와 사회사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과 프랑스 아날학파의 공이 크다. '새로운 역사학'의 양대 거대담론 가운데 하나인 아날학파는 개인, 정치, 연대(年代)만을 중시하는 기존의 역사학에 반대하여 집단, 사회, 구조를 탐구했다. 1세대 아날학파의 대표가 뤼시앙 페브르라면, 2세대 아날학파의 대표는 페르낭 브로델이다. 브로델은 역사기술에 있어서 '3'이란 숫자를 방법론적으로 매우 선호했다. 거의 미신 혹은 강박에 가까울 정도다. 가령 역사의 시간은 장기지속, 중기지속, 단기지속으로 구분되고, 역사의 맥락은 구조, 국면(콩종튀르), 사건의 삼층구조로 짜여지고, 세계경제는 물질문명, 시장경제, 자본주의로 삼분된다.
페르낭 브로델의 대표작은 세 권인데 모두 구조주의 역사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박사학위 논문이던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와 지중해 세계》(1947)는 16세기 지중해 세계의 번영과 쇠퇴를 구조-국면-사건의 삼층구조로 파악하여 지리적 역사와 구조주의 역사의 모델로 평가받는다. 《15-18세기의 물질문명·경제·자본주의》(1979)는 전산업화 시대의 세계경제사를 물질문명, 시장경제, 자본주의라는 삼층 구조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흥미롭게도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분리·대립시키고 자본주의의 본질을 '독점'으로 파악한다. 원래 3부작으로 기획한 미완성 유작 《프랑스의 정체성》은 제1부 '공간과 역사'와 제2부 '인간과 사물'만이 실제로 출판되었지만 역시 구조사와 전체사라는 새로운 역사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브로델은 인간과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시하지만 근본적으로 환경과 구조의 우위를 인정했다. 브로델은 "인간은 장기지속적인 구조에 갇혀 있는 수인"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은 운명 속에, 그의 앞과 뒤에 펼쳐진 '장기지속'의 무한한 전망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사적 설명 속에서 옳건 그르건 간에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언제나 긴 시간이다. 긴 시간은 무수히 많은 사건을 부정하고, 자신의 고유한 흐름 속으로 끌고 들어오지 못하거나 가차 없이 내팽개치는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등 확실히 인간의 자유와 우연의 몫을 제한한다. 나는 기질적으로 '구조주의자'이다."(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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