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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음식 관련 도서를 많이 접하게 된다.
식도락이 유행의 하나가 된지는 오래니까 오히려 음식도서의 붐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최근에 음식관련 도서를 우루루 읽다보니 내용면에서 또 이거네…싶은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적지 않다. 잡지들도 마찬가지이고. 그런면에서 이 책에 별 네개만 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일 별로 음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또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니까.
불도장이나 와인 이야기, 영화에 담긴 음식이야기 등은 확실히 신선한 감이 떨어지긴 한다. 게다가 지은이 고형욱씨는 워낙 음식에 관한한 필력이 대단하다 보니 독자가 접할 기회 또한 상대적으로 워낙 많으니 그런 점에서도 좀 억울하겠다.
최근에 본 황석영씨의 책을 인상깊게 보았는데 주제가 같다보니 이 책과 어쩔 수 없이 비교하자면 읽는 맛과 상상력면에서는 황씨의 책이 탁월하고 정보적 차원에서는 고씨의 책이 훨씬 좋다.(뭐. 당연한 것이 한명은 소설가이고 한명은 음식 평론가니까…)
암튼 음식에 대해 아는 척 하고픈 사람에게는 필독서!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
이 책을 보고 알게된 점 두가지.
예전엔 음식을 할 줄 모르면 음식에 대해 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 아닌거 같다. 오히려 모르니까 혀가 더욱 객관적일 수 있겠다 …싶다.
두번째는 고형욱씨가 만화 평론과 영화 제작도 한단 말인가? 너무 다재다능한거 아닌가?
일단 부럽고 샘나고 쬐금 불공평하단 생각이…..
[인상깊은구절] 전 세계 어딜 가나 도시 음식과 시골 음식은 다르다. 시골 음식은 대개 투박하다. 그릇은 큼직하고, 장식은 엉성허고 맛은 거칠다. 프랑스의 시골, 예를 들면 보통 사람들은 지명조차 낯설어 할 생뜨(Saintes)니 뚤레(Tulle)니 하는 동네에서 먹는 프와그라에서는 거위 간 남새가 펄펄 난다.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고향의 맛이겠지만 외국인이라면 냄새도 맡기 싫을 수도 있다. 전라도 젓갈을 아무런 정보 없이 외국 사람들에게 먹인다면 아마도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파리에서 먹는 신선한 양고기 스테이크에서는 향긋한 허브와 감미로운 소스가 딸려 나오겠지만, 시골에서 먹는 양고기 스테이크엔 프렌치 프라이와 새콤한 소스를 끼얹은 상추가 고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랑스의 시골 마을을 누비고 다니다 보니 ‘아 지금껏 내가 먹은 프렌치는 프랑스 음식이 아니라 파리 음식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음식에 대한 기대와 허상이 깨지는 순간이다. 칭찬과 찬사만 듣다가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셈이다. 맛있는 음식은 맛있는 이유가 있다. 시골음식과 친해지면서 느낀 프랑스 음식의 맛. 그 단순함에서도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