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발하고 통쾌한 상상력, 현대예술의 생산, 유통에 이르는 통렬한 풍자, 이제껏 무심코 당연한 듯 받아들였던 익숙하고 평범한 시각의 세상보기가 아닌, 새로운 세상보기로 초대한다라는 책 소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세상보기 그리고 역설적인 표현... 거기에 책 제목에서 오는 약간의 친근감... 피노키오와 빨강머리앤의 합작품같은거.........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느껴지는 부분은 과연 진정한 행복은 어떤것일까라는 의문이었다 어린시절의 피오는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이었다 부모님들 모두가 범죄자였고 어렸을때 돌아가셨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마메할머니조차도 9살에 돌아가시고 홀로 살아가야할 입장에 있었다. 생계 유지를 위해 피오는 부유한 사람들을 선정해서 그들로 하여금 어떤 잘못을 알고 있는것처럼 협박해서 현금을 가져다 놓도록 만들었다.. 의심을 사지 않고 가져다 놓은 현금을 회수하기 위해 근처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유명한 예술가인 앙브로즈 아베르콩브리는 그렇게 만났었다. 협박을 당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았던 그는 약속되어진 장소에 나와서 멀리서 관망하다가 그림을 그리고 있던 피오를 보고 약간의 현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피오의 그림을 받기로 한다. 영문도 모르는책 샤를 폴케를 쫒아갔던 피오는 그곳에서 앙브로즈가 자신의 장례식에 때맞추어 피오의 존재를 알리도록 했다는걸 알게 된다. 단지 앙브로즈가 마지막으로 발굴해냈다라는 한가지만으로 피오는 신비함과 유명세를 한꺼번에 타게 된다. 여러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극심한 고독을 맛보게 된다. 본래의 자신은 모두 감추어진채 사람들이 생각하고 싶은 이미지로 글들속에서 묘사하는 부분들이 참 마음에 와 닿는게 많다.. 전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은 마음에 안들지만.. 피오가 실제적으로 재능이 있었던건 맞았던거 같다. 그러나 책속에서 말하듯이 차라리 재능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더 오래도록 행복했을거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아이러니 좋은 일에 쓰여지기만 하면 난교파티든 뭐든 상관없다는 샤를 폴케같은 사람이나 불행한 사람들의 증오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피오의 친구의 조라나...... 피오의 일생에 그나마 가장 건전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한 사람은 마메할머니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할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그래도 조금은 사랑을 간직할수 있는 사람이 될수도 있었을까??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때는 성공을 함으로 인해서 피오가 물들었고 변해갔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피오는 처음부터 사랑은 없었다. 피오나 피오의 주변 사람들 모두 정상인의 사람에서는 이미 많이 멀어졌던 사람들이라는걸 확인했을뿐.. 단지 성공을 하면서 외로움의 크기가 좀더 커졌을뿐.. 사랑...... 그 많은 재능속에 사랑이 포함이 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글 중간중간에 나오는 죽음에 대한 예시속에서도 설마했는데 결국은 자살을 할수 밖에 없었던 그 외로움이 참 가엽다 책속에서....... 조라 조라에게는 피오말고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그녀가 모든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너무 많은 사람이 그녀를 사랑하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중략] 피오는 조라에 대한 이론을 하나 세웠다. 자기 친구가 불행한 이들의 증오심을 대변하고 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과, 애정이나 우정이 결핍된 사람, 교육을 덜 받은 사람, 그 외 소외 계층의 목소리는 수많은 테레사 수녀나 각종 사회단체가 대변하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불행한 자의 고통을 선하고 감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지, 그들의 증오를 세상에 알리지는 않는다. 조라만이, 종교나 정치적 명분을 핑계 삼지 않고, 당당히 증오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소리쳐 증오를 드러낼 방법이 없는 모든 이들을 위해, 그녀는 증오를 수호해 냈다. 신랄함이란 이름으로, 억눌린 슬픔과 모욕에 대해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싶은 것을 싫어하는 멍청이들, 자신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기에 증오하는 그런 멍청이들을 위해 그녀는 말했던 것이다. 증오심이란 자신이 결코 가질수 없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이다. 조라는 자기 자신을 위해 증오했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증오했다. 그것은 일종의 이타주의였다. p.96 피오 아무도 그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확실히 그가 만든 옷은 완벽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바로 그점이 피오가 불편한 이유였다. 그녀는 자신이 완벽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껏 그녀의 몸은 대량으로 생산돼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옷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몸에 맞춰 제단된 옷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옷을 입고 있는 자기를 알아볼 수 없었다. 마치 전쟁 포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도록 강요당하듯, 이옷으로 인해 본래의 자기가 유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p.115 샤를 폴케 그의 명성은 자선 난교 파티를 연 이후로 더 높아졌다. 파티의 아이디어는 그가 생각해 낸 것이었다. 파티에서 콘돔, 술, 인조 성기, 그 외의 다른 성적 도구들을 판매하여 얻은 수익금은 좋은 일에 사용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병원을 세울 기금을 마련했고, 많은 양의 식량과 책을 그곳으로 보낼 수 있었다. p.132 그는 파티에서 과음을 하고 난 뒤 머리가 어지러울 때면, 안락 의자에 앉아, 평소의 빛나는 생각과는 다른 움울한 생각에 젖어들곤 했다. 그럴 때면 자신이 역사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한 채, 단지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의 작품 세계라기보다는 오히려 대중적인 예술 비평가로서의 활동이었고, 그 결과 미디어를 통해 작품을 전시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tv에 출연하기 때문이었고, 또 그가 아주 독특하고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사실 예술사는 그를 제외한 채 쓰이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그림이나 소속 계파에 대해 설명해 봤자, 어느 누구도 그를 피오레갈의 반열에 올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에게 지대한 영향력이나 파워를 준 사람들은, 사실 그의 지배력이 별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p.135 마메할머니 피오야, 이것이 바로 나의 비밀이란다. 이 이미지 말이야. 높이 자란 풀밭에서 나란히 달리는 하얀 강아지와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의 모습 말이야. 내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순간, 그 보물이란 바로 순식간에 들판에 그려지는 이 모습이란다. 붉은색 칠이 벗겨진 내 자전거의 커다란 바퀴와 작은 내 강아지와의 경주가 그려내는 모습 말이지. 그날 이후로 난 언제나 이 기억에 따라 행동해왔고, 심지어 내가 하는 모든일에 그 모습을 그려 보았단다. 나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이 이미지를 기준음으로 삼아 올리게 된거지. 네가 내게서 물려받았으면 하는 유일한 것이, 바로 이런 비밀을 갖는 것이야. 무엇에 따라 생을 살아갈지 기준이 되는 그런것을 찾아내는 것 말이야. 그건 노래가 될수도 있을테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상인의 음악이 될수도 있을테고, 어떤 추억 혹은 어떤 향기가 될수도 있을 테지. 어찌 되었건 그것을 찾아내야 한단다. p.171 조라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고 내게 충고할래?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거야?] [그들의 질문에 답해야 할 경우 아무 말도 말라는 거야. 그러지말고 그들을 돌아가게 만들어. 어느 누구도 네게 진실을 말하라고 강요할수 없도록 그럴듯한 답변을 주란 말이야] [솔직하게 말하지 말란 말이지? 안그래?] [그 사람들 상태로 봐서는 알아차리지도 못할거야, 제기랄, 피오, 넌 그들에게 빚진게 하나도 없어. 그들이 널 아주 존경한다면, 네가 할 말이 없다는 것조차 이해할 테고, 어쩌면 그런점 때문에 널 더 존경하게 될거야, 그 바보들이 말이지. 그렇다고 꿈을 꾸지는 마. 대다수의 기자들은 네가 네 자신을 스스로 설명하기를 바라니까 말이야. 그 사람들은 사기꾼 내지는 선생의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어. 네 죄를 고백해 버려. 네가 논술을 하면 되는 거야. 자기야, 거짓을 말하건 진실을 말하건 그건 아주 똑같은 거야. 누군가 네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힘드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해 버려. 기자에게 답변을 하는 것은 말로 팬터마임을 연습하는 것과 같아. 네가 침묵할 수도 있고, 횡성수설할 수도 있고, 그들을 모욕할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이 네겐 용서가 될거야. 왜냐하면 넌 예술가이고, 게다가 유명하니까. 그런 것조차 오히려 너에 대한 전설이 될 수 있을거야. 중요한건 그들이 기사로 쓸만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과, 몇 페이지에 걸쳐 자신들의 똑똑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지.] 조라와 피오의 인터뷰예행연습중에서 [미안합니다. 어디 봅시다... 여자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당신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별로 대단한 의미는 없어요] 조라가 당돌하게 대답했다 [당신에게 예술은 어떤 것입니까?] [제게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요. 게다가 거짓일수도 있고요. 유일하게 가치 있는 문제는 예술에 있어서 예술가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현대의 다른 화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요. 전 작고한 예술가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죽음이란 통과 시험 같은 것, 일종의 수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천재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죽음이지요. 훌륭한 예술가는 죽은 예술가입니다. 진정으로 죽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란 위대한 예술가들뿐이니, 다른 예술가들, 아니 예술가라고 주장하는 다른 이들은 단지 호흡이 멈춰지고 심장이 멎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당신은 하느님을 믿나요?] [네, 하지만 하늘색을 믿지는 않아요.] [난 결코 너처럼 할 수는 없을 거야.] 피오가 말했다. 우리는 종종 할 필요가 없는 일을 더 잘하는 경우가 있다. 조라는 뛰어나면서도 역설적인 대답을 아주 잘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 그랑벨 [아시겠지만, 전 앙브로즈 아베르콩브리를 딱 한 번 만났을 뿐이예요]피오는 건성으로 말했다. [치사한 놈 같으니라고. 그자는 자네를 편안히 모셔 두었었군. 자네는 자네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 자네는 그에게 죽음을 위한 비상 양식이었네. 그는 자네 덕에 지금 살아있는거지. 예술가가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 마치 살인자가 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할수 있지. 사람들이 자네에게 그 대가를 어떠게 치르게 하는지 한번 기다려 보게나. 내 말을 믿어도 되네. 바로 내게 일어났던 일이니까. 어느날 난 내게 아무런 재능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었었네. 난 이미 유명해져 버렸으니 말이야. 사람들은 그들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찌만, 사실은그렇지 않네. 난 내게 사라져 버릴 구실을준 그들을오히려 축복하고 있어. 만일 자네가 정말로 모두가 말하는 그런 천재라면 그들은 복수하려 할 거야. 그것도 가장 교활한 방법으로 말이지. 왜냐하면 그들은 자네를 좋아하면서도, 자네의 재능을 참지 못할 테니까. 자네가 그들보다 더 훌륭하다는 것을 그들은 용서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그들의 애정을 믿지 말게나. 그 같은 애정은 실은 증오의 꼭두각시일 뿐일테니 말이지] p.199 <※ 그랑벨 : 유명한 예술가였다가 대중에게 버림받은후 비평가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남> 피오 예술계의 고위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새로운 운명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누군가가 마침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그녀가 자신들 속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마치 예전부터 그녀의 자리가 예약되어 있었고, 그래서 이제 그 자리를 차지한 듯 말이다. 그녀에겐 특별하게 여겨지는 일에 다른 사람들이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강한 괴리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 모든 중요 인사들이 왜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들은 이미 그녀를 알고 있었던 데다, 자신들의 방식에 맞추어 생각해, 정작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p208 피오 그녀의 명성 나침반은 언제나 따뜻한 곳, 그녀를 반가이 맞아 주는 곳을 향했다. 그곳에는만난 음식과 센스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항상 멋진 유머와 미소가 흘러넘쳤다. 그처럼 즐거움과 교양이넘치는 세상으로 피오가 직접 가는 일은 아주 드물었지만, 그래도 그런일이 있는 날, 텅 비고 난방조차 잘되지 않는 자신의 조그마한 집으로 돌아올 때면, 피오는 미소와 관심으로 가득한 바깥 세계와 차갑고 칼날 같은 현실의 간극에 너무나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의 고득은 빌보케 놀이를 하며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오는 과거의 보물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 고독에 집착했다. 그녀에게 변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고독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 감정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어딘가에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들과는 결코 만나지 못할 테고, 서로 떨어진 묘지에 묻힐테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뒤섞일 수 있을 것이다. 피오는 미리 앞서 땅을 만져 보았다. 자신의 사랑과 우정이 살아 있을 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던 것이다 조라 피오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주변의 여느 모델들과 흡사한, 매우 식상한 아름다움이었다. 사람들이 조라의 예전 사진을, 그것도 선정적인 모습을 방송에 다시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조라는 매우 싫어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조라는 아주 오래전에 죽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에서야 언론이 그녀가 사라진 사실을 보도하는 것뿐이다. 그 모델과는 다른 조라가 그들로부터 벗어나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일본에서 죽은 사람은 바로 다른 조라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을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그녀의 죽음을 느낄수 없을 것이다. p.234 앙브로즈 거의 15년전에 아브로즈가 어떤말을 그녀에게 했었다.. [중략] 그는 선글라스를 끼고 긴 소파에 누워 있었는데, 무릎으로 뛰어 올라온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자신이 돌보던 예술가중 하나가 죽었다고 말했다. 명예의 최고봉에 이르렀던 그 젊은 예술가가 마약 과용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때 아베르콩브리는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검은 선글라스 아래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바로 끄때 그는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지난 수 세기 동안 예술에 있어 저주란 검열당하고 추방되는 것이었어. 그런데 오늘날엔 예술에서의 저주란 사랑을 받는 것인가봐. 여보, 난 이제 이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아, 이 시대는 나의 시대가 아닌가봐. 난 이제 휴가를 떠나야 할 것 같아. 아니면 죽든지 말이야.] p.258 피오 피오는 불행을 아주 잘 알았고, 불행을 길들이는 방법도 이미 알고 있었다. 샤를 폴케가 처음 방문했던 날 이전의 그녀에게, 불행이란 먹이를 주고 배설물을 치워주는데 하루에 몇 분만 투자하면 되는 애완동물 같은 것이었다. 그녀는 그 시절의 미미했던 불행을 그리워했다. 그땐 불행이 자연스러웠고, 웃음과 뒤섞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새로 생긴 이 대단한 행복은 그 불행만큼의 가치도 없었다. 그녀를 영광스럽게 만드는 데 공모한 이들은 한결같이 사랑스럽고, 친절하고, 정중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책망할 거리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그녀를 돕고, 후원하고 있었다. 사실 이제껏 그녀에게 이렇게 친절했던 이들은 없었다. 물론 어떤 이의 행동 방식은 그녀를 놀라게 하거나 충격을 줄 때도 있었다. 예술 덕분에 싼값에, 밋밋한 회색빛 인생을 반짝이게 만든, 평범함을 비범함의 모조품으로 만든 사람들의 세계를 그녀는 비아냐거리는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어찌 되었건 그들도다른 이들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다소 떨쳐내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녀가 속으로 상처를 받고 있었다해도,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가히 미쳐 버릴만한 상황이었다. 비난할 사람도 없고, 미워할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 분노를 표출하고 구원을 얻을 수 있을텐데. 그렇지만 그녀는 이 미소 군단을 아무런 무기없이 마주해야 했다. 손을 뻗고, 사랑스러운 입술을 내밀고 있는 이 군대의 총살 집행반 앞에서 몸이 묶인 채로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은 그녀에게 현기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들은 마치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거대한 빌딩처럼 위대하게 느껴졌다. |
![]()
보지 않은 것을 본 것처럼. 들어본 적 없는 사실을 들어 아는 것처럼. 유명한 예술가의 양 입술 사이에서 언급된 사람이나 작품을 우리는 별 의심 없이 기꺼이 받아들이곤 한다. 그리고 유명한 예술가 등의 관심을 받은 사람이나 작품 역시 순식간에 ‘유명’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피오에게도 역시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단 하루아침에. 스물두 살. 소녀라고는 할 수 없는 고아 소녀 피오. 스물두 살 현재 이야기에 앞서 보여준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아주 강렬한 인상을 준다. 경찰과 범인으로 만나 사랑에 빠진 아빠와 엄마. 그러나 서로 다른 감옥에 가게 된 부모님. 애타게 그리워하는 두 분을 서로 만나게 해주려는 피오의 노력. 그리고 부모님의 죽음과 할머니의 죽음 등. 절대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철저하게 혼자가 된 ‘불행한’ 소녀 피오는 법학 공부를 위해 향한 파리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든다. 역시 조금은 특이한 삶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조라.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피오의 기이한 행각들. 그림을 볼 줄도 모르지만 직접 그녀의 그림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그림에 조금은 소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피오의 기이한 돈벌이 방법에 걸려들어, 그리고 우연찮게 그녀의 그림에 관심을 보이고 피오의 그림을 사게 된 한 노인이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그 노인은 바로 앙브로즈 아베르콩브리, 예술 비평계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아베르콩브리가 죽고 나자 그의 후견인이었던 샤를 폴케는 피오를 찾아와 후견인이 되어주겠다고 한다. 일이 이렇게 되자, 세상 사람들은 피오를 두고 아베르콩브리가 인정한 떠오르는 천재화가라며 칭송하기 시작한다. 바로 직전까지 당장의 생활비를 걱정하던 피오를 두고 말이다. 자고 일어나 보니 떴다고 말하는 연예인들보다도 피오는 더 무서운 속도로 유명해졌고 그만큼 존경받았다. 아니, 뭘로 존경을 받았다는 거지? 정작 황당한 것은 독자들보다도 당사자인 피오였다. 그러나 그녀는 샤를 폴케에게 모든 것을 내맡겨버린다. 항상 그래왔듯이. 그러나 사람들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피오가 견딜 수 있는 적정선이라는 것을 넘어버린 것이다. 보지도 않은 피오의 그림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고 이제 심지어는 그녀가 있지도 않은 곳에서 그녀를 봤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제는 감당조차 하기 힘든 피오.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세느 강을 향한다. 피오는 ‘행복해야만’ 했다. 모두가 자신을 향해 존경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행복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피오는 왜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오히려 피오는 과거의 불행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지금보다는 ‘그때의 불행이 자연스럽고 웃음과 뒤섞일 수도’ 있었다. 물질적인 것으로 모든 만족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사기를 예술의 한 분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걸까. 부조리한 예술.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저자의 블랙 유머, 사회적 풍자와 어울리며 새로운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게 ‘빨간 머리’와는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빨간 머리 피오>의 원제는 <La libellule de ses huit ans>, ‘여덟 살 때의 잠자리’라고 한다. 어린 시절의 회상 속에서도 비쳤던 폭풍 속 잠자리의 이미지. 거침없이 쏟아지는 빗발 속에서도 힘찬 날갯짓으로 솟아오르던 잠자리의 이미지는 피오의 머릿속에 그대로 강하게 각인되었다. 이 잠자리처럼 피오도 살고 싶었으리라. |
|
피오는 생계를 위해 부유층에게 협박편지를 보내 돈을 특정 장소에 놓고 가게 한 후 화가로 위장해서 돈을 가게 된다.
피오의 덫에 걸린 아베르콩브리에게 그림을 판 이후 그녀의 삶은 급속도로 변하게 된다. 하룻밤 사이에 피오는 예술계의 스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거짓과 위선을 드러내는 예술계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녀는 센 강에 몸을 던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르탱 파주가 얼마나 소설에 공을 들였는지 알게 되었다.
팍팍 읽기에는 아깝게 정열적이고 구성도 알차고 궁금증도 야기한다.
한 번 읽기에는 아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상깊은구절] 3층까지 올라가면서, 피오는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야 한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고, 자신을 존경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그녀는 행복해야만 했다. 꽉 쥔 주먹의 손바닥으로 손톱이 파묻혔다. 그녀는 행복해야만 했다. |
|
가난하고 처절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피오라는 한 소녀가
본의와 상관 없이 예술계에 속하게 되면서
바라본 세상은 온통 거짓과 위선덩어리였다.
문제의 본질이나, 진실 여부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그저 어떻게 포장하고, 누가 무어라 말하느냐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예술계의 단면을 보여주며
그것이 곧 인간들의 삶속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인간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임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책 피오.
참... 읽으면서 세상에 거짓말 아닌 게 어디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사는 게 비참하고 우울하단 생각도 들면서
여전히 세상의 모순과 거짓, 잘못됨에 맞서며
진실을 지켜 나가려는 이들의 몸부림이 있음에 새로이 기분을 환기시켰다는...
세상에 변치않는 여러 가지가 있음에
그것을 바라보는 눈은 분명 개인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다만, 좀 아쉬움이 남는다면
이러한 현실을 감당못해 피오가 세느강에 뛰어들지 않았더라면... 했다는... [인상깊은구절] 피오 레갈의 작품이 기대 수준에 미치는가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가 그녀에 대해 말하게 될 테고 수집가들이 작품을 사기 위해 체면 불구하고 다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에 종사하는 이가 많은 아베르콩브리의 지지자와 친구들은 그녀를 칭찬할 것이다. 반면 그의 적수들은, 그림의 가치와 상관없이 그녀를 공격할 것이다. |
|
[피오]의 POSITION
지독히도 불행한 나는 아주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를 잃었다. 그나마 할머니와 내가 살던 빈민가의 캠핑카마저 불타버렸고, 그 불에 할머니도 잃었다. 나는 소위 상류층에게 협박편지를 무작위로 보낸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고, 그러니 ''돈을 어디에 두라''고. 먹고 살기위해 하는 일이었다. 그러다 나의 사기 행각은 어느 할아버지에게 발각됐다. 우습다. 그는 돈을 놓고 가는 사람들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그 일대의 풍경을 그리는 내게서 예술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그림들을 좋은 값에 사주기까지 했다. 난 뜻하지 않게 예술의 세계에 들어섰다. 유명인들을 만났다. 아니, 내가 그들보다 더 유명해져 있다. 무섭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한다. 그들의 자리는 갖고 싶지도 부럽지도 않건만 나를 견제하려든다. 내가 아닌 내가, 나의 말이 아닌 말이 신문에 실린다. 오늘 거리에 나선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행복하지 않다. 나는 어딘가로 가고싶다....
[그랑벨]의 POSITION
난 유명한 천재 소년 화가였으며, 모두를 내 그림을 사기위해 돈을 내놓았다. 난 돈을 많이 벌었으나, 나를 칭송하던 이들은 어느 순간 나를 잊었으며, 공격마져 해온다. 예술계를 잠시 떠나 있었으나 난 예술과 작가에 대한 비평을 하기로 한다. 사람은 죽어 없어지면 그만이지만 예술이란 것은 영원하다고 생각한다. ''피오''라는 젊은 작가의 얘기를 들었다. 그녀에게 충고를 해야만 한다. 나처럼 버려질 수 있음을, 또한 이 세계는 소모적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녀는 내 얘기를 신중히 듣는 것 같지 않다.
[조라]의 POSITION
난 평범치 않은 이들의 증오를 대변한다. 어느날 ''피오''가 찾아왔고 난 그녀를 내 이웃으로 들였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친구다. 그녀가 화가로서 데뷔할 기회를 찾았다. 아니. 그 기회는 찾은게 아니라 기회가 그녀를 찾았다. 인터뷰에 얼어있는 피오에게 난 어줍잖은 기자나 비평가들에게 휘둘려선 안된다며 이렇게 하라고 충고했다. ''제게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게다가 거짓일 수도 있고요. 유일하게 가치 있는 문제는 예술에 있어서 예술가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입니다.''(p.176) 나는 더이상 피오를 만날 수 없다.
[앙브로즈]의 POSITION
예술계에서 나는 한마디로 거장이다. 어느 곳에서건 나를 모르는 이 없으며, 내 한마디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런 내가 협박 편지를 받았다. 잘못한 건 없지만 그냥 돈을 주기로 했다. 그 곳에 가서보니 먼 발치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기꾼 빨간머리 아가씨, ''피오''가 눈에 들어왔다. 이제껏 보지도 듣지도 못한 작품이다. 난 갖은 설득으로 그녀가 그려둔 작품과 앞으로 그릴 작품에 대해서도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이 혼돈의 예술계에 그녀를 내보이고 싶진 않다. 난 죽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녀를 명성이 가져다주는 부담에서 자유롭도록 지켜내며 예술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난 나의 죽음으로 내 이름이 이 세상에서 지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녀의 등장은 예술계에서 내가 영원할 수 있도록 해 줄것이다. 내가 발굴해낸 이 젊은 예술가를 내 장례식에서 처음 세상에 소개했다. 역시 내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와 나는 모두의 입에서 오르내리며 기사의 소재가 됐다. 난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리라.
[샤를 폴케]의 POSITION
난 이쪽에선 꽤 유명하다. 나에겐 적이 없다. 어느날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앙브로즈의 부탁을 받았다. 아니 유언이라고 해야 맞다. 난 그의 장례식에서 그가 발굴해 냈으나, 세상에 밝히지 않았던 젊은 작가 ''피오''를 소개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내가 그녀를 위해 애를 쓴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을까. 오늘은 그녀의 첫 전시회가 열리는 날이다. 그녀는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다. 아, 다행이다. 그녀의 그림을 모두들 극찬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걸까.
[예술인 & 기자]의 POSITION
예술계의 거장인 앙브로즈가 죽기전 발굴해 낸 젊은 화가가 있다. ''피오''라 불리는 그 작가의 작품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러나, 내가 모른다고 하면 모두들 나를 무시할 것이다. 앙브로즈가 극찬했으니, 그녀는 대단한 화가임에 틀림없다. 보지도 않은 밀라노전에서 그녀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해버렸다. 또한 너무나 대단한 작품이라고도 말했다. 분명 그럴테니까. 이렇게 띄웠다가 언제쯤 가라앉으려나. 이 관심이 과연 오래가기는 할까.
다시 [''피오'']의 POSITION
너무 두렵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이렇게 대단한 작가로 만들다니, 이제 이 전시회가 끝나면 모두들 나를 욕하겠지. 난 차라리 그들에게 버려지는 것보다 내가 그들을 버리는 걸 택해야 겠다... 죽음에 입맞춘 나의 미소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래 삶의 핵심은 죽음에 있다.
마르탱 파주는 참으로 기괴한 글 솜씨를 지닌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극과 극의 언어를 융합해 만들어 내는 글귀들은 소름끼치는 탄성을 자아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작가가 언어에서 조차 평범을 거부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부모님은 멋진 분들이었다. 어머니는 짧은 머리에, 오른쪽 눈 밑으로 작은 흉터가 있었고, 손에서는 오렌지 향내가 났다. 아버지는 빨간 머리에,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목소리를 가졌다.(p.25) 나는 아직 인물표현을 이런식으로 한 책을 본적이 없으며, 평범친 않지만 글의 산뜻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무관심한 집착''등의 상반된 단어의 융합은 참으로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빨간머리 피오는 피오라는 한 젊은 여자를 단순히 그림그리는 여자에서 화가로, 다시 뛰어난 화가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예술계가 보여주는 단순한 혼돈을 그리는 작품이다. 스폿라이트가 사라지면 나는 과연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예술가의 고뇌 또한 읽혀졌다. ''내 삶을 내 의지로 해결해 나갈 수 없다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이책을 읽은 감상을 마무리한다. [인상깊은구절] 사람들은 자신의 시선으로 그녀를 빗질하고 있었고,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그 사람들이 어떻게 빗질하느냐에 따라 그녀의 모습이나 색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p.206) 모든것을 다 가진 자만이, 대문자로 쓰여질 만한 모험 가득하고 예외적인 삶을 바라는 법이니까.(p.39) 그땐 불행이 자연스러웠고, 웃음과 뒤섞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새로 생긴 이 대단한 행복은 그 불행만큼의 가치도 없었다.(p.258) |
| 빨간색 머리는 아무래도 너무 튄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빨간 머리를 한 여자가 있다면 아무 눈에 확 튈 것이다. 그런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아이가 튀는 빨간색 머리를 하고 있다, 뭔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튀지 않게 남들보다 더 평범한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발상부터가 이 책은 일상적이지 않다. [완벽한 하루]라는 책을 읽을 때도 이 작가 마르탱 파주 뭔가 범상치 않아 하고 생각했는데...또 한 번 놀라킨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던가. 작가는 사기꾼을 속이는 고아 소녀의 기상천외한 행각을 아주 기발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음 읽으면서 묘하게도 ''아멜리에''가 떠올랐다. 뭐랄까... 우리가 쉽게 생각해 내지 못하는 유머랄까~~이런 게 이 책에서는 느껴진다. |
|
미디어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삶의 덧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글이었다.. 너무 거창하게 말을 했나?? ㅋㅋㅋ..
피오라는 사기꾼이 어느 날 갑자기 예술계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떠오르면서 벌어지는 짧은 이야기.. 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사기를 치려고 하다가 걸린 피오.. 그 사람이 죽으면서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린 피오.. 죽은 사람이 한 말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예술계과 미디어들.. 그 생활이 몸에 익지 않는 피오.. 피오의 마지막은 책 표지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무슨 뜬금없는 그림인가 싶었는데 글의 마지막을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다..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삶이란 쉽지 않다는.. 그리고 길지도 않다는 걸 보여주었다...
길지 않은 글이라 금방 읽을 수 있고 내용도 재미있어 금방 읽을 수 있었다.. |
|
||||||||
|
빨간머리 피오....뭔가 독특한 사람일 것 같긴했지만 약간은 경쾌한 분위기의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소설을 읽으며 이 재미있는(작가를 본받아 반어법 사용) 세상을 바라보는 피오의 시각과 우울한 생애가 참 안타까웠다.
더할 나위없이 특수한 환경에서 나고, 빈곤하게 자랐으며,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피오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뜻밖의 대가를 얻게 된다. 어떻게 보면 그녀를 둘러싼 주위환경의 많은 부분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점차 자기 자신이 없어지는 듯한 두려움에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우울한 주인공이기는 해도 결말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줄거리는 이렇지만 작가는 또 다른 말도 하고싶었나보다. 소위 예술이라는 미명 하에 마음대로 인간을 죽이고 살리고(비유...), 판단하는 사람들... 올바른 기준을 찾을 수 없는 예술과 감상(그림, 디자인, 비평 등등)의 가치들...이런 것들을 고발하고 싶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워낙 예술 쪽에 관심이 없고 특히, 현대미술의 가치를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나라 피오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예술가가 아닌 예술가의 자아 상실의 비애라고나 할까...
어찌되었든, 내가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에서 제일 우울하고, 반어법이 많이 쓰이고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소설. 빨간머리 피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