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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이 참 예뻤고, 시인의 산문집은 읽어본적이 없어서 구입하게 된 책이었다.
책 표지도 그렇고 밑의 띠지에 나와있는 황인숙시인님의 모습을 보고 얌전하시고 우아하신 분인가보다, 했는데...
내가 읽어본 책들 중 최고의 반전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만가만 생각을 하게될 줄 알았지 낄낄거리며 웃게될 줄은 몰랐다.
나는 시인에 대해 편견이 있었는데, 황인숙시인님께서 그 편견을 확, 깨주셨다.
물론 그렇다고 이 분이 재밌기만 하신 건 아니다. 봄 꽃을 바라보는 감성은 소녀다우시고 도둑고양이를 걱정해주시는 마음은 순수하셨다.
곧 겨울이다. 따뜻한 이불 위에 누워 읽기 딱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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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작에 이 시인의 수필을 읽어 보지 않았던 것일까. 내가 몰랐다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이만큼 빠져들 것을, 그녀의 삶에 그녀의 글에 그녀의 시각에 이만큼 빠져들 것을 왜 진작 읽지 못했을까. 읽는 내내 그 생각을 했다. 그녀의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읽고 있으니 평소 싫어하던 고양이까지 좋아지려고 할 정도였다. 평범하고 무던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자꾸만 내 주위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렇게 쓰기도 하는구나, 이런 글도 참 예쁘게 읽히는구나, 어쩌면 나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섭섭한 순간들, 화나는 사람들, 속상한 일들을 작가의 흉내를 내면서 쓰다 보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러면 세상이 좀더 살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한 발 내 앞으로 다가오고, 나 또한 한 발 앞으로 다가가고 그러면서 더욱 가까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그녀의 생각을 한 줄 한 줄 옮겨 적고 싶다. |
| 다른 사람의 서평을 참고해서 책을 골라보기도 하는데, 위에 쓰신 분(정은숙님)의 후기가 너무 맘에 들어 구입해 보았다. 절대로 센세이셔널하거나, 임팩트가 큰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의 은근한 재미. 더러 공감하는 부분도 생기고, 더러는 보면서 낄낄 거리며 웃기도 하는... 너무 예쁘고 착한척 하는 책은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그냥... 옆집 이웃의 삶을 보듯...편안했던것 같다. 무엇보다도...그냥 저냥..평범한 일상을 재미있게 엮어내는 것이 압권이고, 절대로 미화시키려는 의도도 없는....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이 특이했다. 지인들에게...편안하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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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을지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우리는]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나, 황인숙씨의 시든, 수필이든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아마도 앞으로 그렇게 열심히 찾아볼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오늘부터 우리는]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내 일기를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화에 그닥 관심이 없는 것을 고려하여 부연설명하자면, [오늘부터 우리는] 은 불량학생이 되기로 결심한 두 남학생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일본만화 제목이다) 제목과, 표지와, 작가 사진을 꼼꼼히 살펴서 큰 기대를 안고 산 수필집에서 [오늘부터 우리는]을 읽고 싶게 만드는 건 정말이지, 작가의 능력이다. 그래, 내가 찾아읽는 책은 이것보다 조금 더 우울하고 먹먹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지만, 내가 쓰고 싶은 책은 이런 책이다. [오늘부터 우리는]과 민물장어와 헬스를 하고 싶게 만드는 이런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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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시인을 좋아한다. 그녀의 시를 모두 알진 못하지만, 문득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도록 마음을 끈 시의 끝에는 늘 ‘황인숙’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녀의 시는 담백하고 경쾌하고 발랄하다. 신경질 나고 짜증스러운 순간조차 ‘시’라는 남다른 언어로 우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그녀의 세계가 궁금했다. 호감이 가는 작가가 생길 때 나는 늘 그 작가의 일상과 생각이 담긴 ‘산문집’을 찾는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속내를 모르던 친구와 조금 더 깊이 사귀어가는 것 같고 작가의 고뇌에서 얼마나 어렵게 작품이 탄생했는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작품은 무척 좋았는데 생각보다 별 감흥이 없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문집은 작가의 일상을 엿보는 소소한 재미와 작가에 대한 더 깊은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불멸의 문학세계에서 사는 작가는 뭔가 특별한 생각을 하고 고고함과 충만함이 가득한 일상을 살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예상은 늘 빗나간다. 그들 역시 나와 별반 다름없이 희노애락을 느끼며 심심하게 산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위로받는 걸까 실망하는 걸까. 나는 언제나 이런 묘한 감정과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궁금하다. [목소리의 무늬]는 봄에서 여름과 가을을 거치면서 짙어지고 변화하는 잎의 색 같았고 시동을 걸고 서서히 속도를 높여 제한속도에서 미끄러지듯 달려 나가는 자동차 같기도 했다. 평범한 누군가의 일기장을 읽듯 밍숭맹숭했던 글은 어느새 한달음에 읽혔고 책이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독자의 불안’을 느끼게 했다. 황인숙은 내면이 무척 따스한 사람이지만, 곁을 잘 내주지 않는 나름의 까칠함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순간은 한없이 수더분하다가 또 다른 부분에선 대단히 ‘날선 모습’을 보이는데 예술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하지만 책은 순수하고 엉뚱한 지은이,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지은이, 친구들을 사랑하는 지은이, 영역을 침범 당했을 때 버럭 거리는 지은이 등 무겁기 보단 가볍고, 어둡기 보단 밝다. 마치 그녀의 경쾌한 시를 산문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 나처럼 음울한 사람이 그녀의 시를 좋아하고 그녀의 발랄하고 맑은 기운을 좋아하고 ‘결’이 비슷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 신기하다. 귀차니스트인 지은이는 한참을 미루다가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고 거쳐서 미국에 있는 언니에게 비싼 우편료를 내가며 김치며 과일을 보냈는데, 김치는 시어빠지고 과일은 썩어서 핀잔만 들었다. 기껏 애쓰고 잘 하려고 했지만 늘 어긋나버리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고생스러웠던 과정과 허탈한 결과가 안쓰럽기는커녕 웃음이 쿡쿡 묻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지은이의 글이 주는 매력이다. 점심시간마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주는 고등학교에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클래식 음악을 좀 틀어주는게 어때요?’라고 말한다거나 동네가 떠나가도록 화를 내며 훈화하는 교장선생의 목소리가 ‘시끄럽다고, 왜 온 동네 사람이 교장 훈화를 들어야 하냐고’ 따지는 지은이의 모습은 경쾌함을 넘어 당차다. 나 같았으면 ‘꼰대 교장 어쩌고 저쩌고’ 혼자 궁시렁거리며 욕했을텐데, 지은이는 꽤 멋진 언니다. 지은이의 멋진 면모는 책 곳곳에 가득해서 이루다 말할 수 없다. ‘어려운 사람에게 겨울은 특히 더 힘든 계절이라며 한시 빨리 꿀 같은 봄볕을 처덕처덕 온몸에 바르고 싶다’는 지은이는 지금도 ‘봄’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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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를 먼저 읽어봐야 하는데, 어쩌다가 산문집을 읽어보게 된다. 시인의 삶을 숨어서 보는 듯한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책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40줄에서 50줄로 넘어가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시인 특유의 감수성이 들어나서, 나이가 들었지만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참으로 감성적인 내용의 글이다.
김현씨가 황인숙 시인의 시에 대해서 삶의 힘이 느껴진다는 형태로 표현을 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 지친 삶에 힘을 얻지 않을까 생각하여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뭔가 쓸씀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서 삶의 의지를 느껴지기도 한다.
몇가지 시인의 추억을 보자면, 제주도 함덕에서 보낸 약 한달간의 생활이 그녀의 인생에 긴 추억으로 남는 것으로 보인다. 수필 여러번에 나오면서, 함덕 생활이 젊은 그녀에게 일종의 일탄이고 생의 활력이었음에 분명하다. 한번씩 어느 한가하지만 삶이 살아있는 곳에 한달 혹은 6개월정도 있어봄도 좋아 보인다.
한가지 빠질 수 없는 것이 고양이 일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길 고양이와 소통을 나누고자 하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는데, 고양이를 주위의 이웃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외로운 생활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그녀들의 지인들을 이야기할 때 무슨 말씀을 할 지 사뭇 긴장되기도 한다. 고양이는 어쩌면 제일 편한 친구일 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간 것으로 보이는 유럽여행을 읽으면서,스페인으로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진하게 든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뭔가 뒤쳐지는 모습의 스페인에서 인정과 따뜻함을 느낀 것일까!
시인의 인생을 숨어보는 그런 느낌의 책 읽기였다. 그리고 목소리는 자기가 아는 것과 다르다고 하는데, 남들이 보는 내 목소리는 어떨까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