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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주엘라의 젊은 지휘자이지만 큰 상업성(도이체 그라마폰이 엄청 밀어준다는)을 지닌 동시에 아바도가 아낌없이 지원해준 지휘자. 이 정도 백그라운드를 가졌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요? 베토벤을 듣는 순간순간 불편한 소리를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카라얀과 클라이버의 베토벤에 익숙해서인지 어딘가 모르게 밋밋한 특색없는 소리와 대가를 따라가려는 그의 음악적 해석에 아직은 아니라고 평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오케스트라의 잘못인지 녹음의 실수인지 아니면 오케스트라의 악기때문인지는 알수 없지만 전반적인 음이 탁하고 어딘가에 같혀 있는 듯한 답답한 사운드는 어쩔수 없더군요. 두다멜.. 과거의 성장환경이나 조건을 본다면 대단한 천재의 출현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미완의 천재인것 같습니다. 특히나 대가들의 음반에 익숙하다면 그 차이는 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특별한 의미(베네주엘라 빈민 청소년에게 악기를 공급하고 음악을 가르쳤던 것)를 부여해서 들어본다면 음악 그 이상의 감동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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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때문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허술한 턴테이블로 카라얀의 베토벤 5번을 들으면서 두개의 스피커 사이에 정확히 위치하고 손을 흔들며 말도 안되는 지휘를 하였던 기억이 있는 필자에게, 그 이후로 베토벤 5번 "운명"은 웬지 멀어진 교향곡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흔하게 들려 오는 곡이라, 튀고 싶었던 유치한 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베토벤 5번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다시 듣게 만들어 주었다. 9번 합창도 마찬가지였는데, 다시 만나는 베토벤 5번 "운명"은 소장하고 있던 카라얀과 오멘디의 앨범 이외의 신선한 음반이 필요하였다. 동호회와 펭귄가이드를 뒤져보면서 누구의 음반을 구입할까 고민하는데 구스타보 두다멜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이유는? 엘 시스테마때문이다. ![]()
엘 시스테마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약 30여년전 베네수엘라의 정치인 아브레우 박사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배부하면서 시작된 베네수엘라의 특유의 클래식 음악 교육 시스템이 엘 시스테마이다. 가난, 질병, 내전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베네수엘라에서 엘 시스테마가 도입된지 30년 정도가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청소년 범죄율이 약 40% 감소한 사실도 매우 고무적이지만, 150여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고, 이 중에서도 최고들을 모아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이들의 지휘는 누가할까? 15세부터 역시 엘 시트테마의 도움으로 지휘 공부를 시작한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자이다 (현재는 LA 필에 스카우트되었지만). 그런 두다멜이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와 2006년에 도이치 그라마폰과 계약하면서 녹음된 베토벤 5번, 7번 음반이 바로 이 음반이다. 2006년도에 래틀과 아바도, 바렌보임의 극찬과 함께, 기적같은 감동을 전해 주는 음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사이먼 래틀이 두다멜의 다큐멘터리인 "The Promise of Music" 을 보고 한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 인용하겠다. 베를린 필의 수장인 래틀이 자신의 조국 영국에 대해 한 말이다. "이 고무적이고 잘 짜인 다큐멘터리는 특히 영국의 모든 각료들이 필히 봐야 한다. 나는 이 영상물을 본 그들이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기를 바란다. 그들은 영상물 중 두 군데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시스테마는 그저 오케스트라에서 악기를 연주하기 위한 일이 아닙니다. 우정과 나눔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요" 단원중 한 명의 말이다. 그리고 두다멜의 한마디. "베네수엘라에서 가능하다면 왜 다른 나라에서는 안 되겠어요?" 정말 왜 안 되냔 말이다". 래틀의 말에 있는 영국을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보자. 특히, 영국에 비해 엄청나게 열악한 경쟁 위주의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으로, 저소득층 자녀들은 단순히 부모를 그렇게 만난 이유로 학원이나 과외등을 못 받으며 교육 불평등의 대물림에 희생되고 있는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보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엘 시스테마와 같은 음악 교육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기득권층에서 위헌이라고 헌법 소원을 할 것 같은 무성운 생각도 든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들도 연기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돈으로 쳐 바른 한국의 음악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의 자그마한 승리". 두다멜은 감정과 인간됨으로 이루어낸 음악 교육을 대안으로 이야기한다. ![]() 이제 이 음반을 이야기하자. 래틀, 아바도, 바렌보임의 극찬은 음반에 수록된 연주에 대한 본의 아닌 선입관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논외로 치고 음악을 들어 보자. 5번 운명 교향곡은 1악장이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총 4개의 악장중에 가장 약한 것이 1악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1악장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연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5번의 백미인 (개인적인 생각이다) 2악장과 4악장은 카라얀의 녹음을 무색하게 한다. 2악장의 서정성이, 마치 그들의 기적적인 감동을 함께 전해 주는 것 같아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벅참을 느끼게 해주고 (고로, 이 음반은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들어야 한다.), 4악장 도입부의 강렬함은 현재의 그들이 이루어낸 기적을 자축하는 듯하게 몰아쳐 나간다. 음악은 감정이다. 연주하는 이들의 실력이외에 과거와 추억과 아픔이 함께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베토벤 5번 연주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커플링되어 있는 7번은 음악적인 측면에서 솔직히 조금 아쉽다. 어차피, 음악이라는 것이 필자의 귀와 머리를 거쳐 가슴으로 파고 들어가야 하는데, 필자의 머리에는 이반 피셔의 7번이 각인되어 있다. 1악장의 템포는 조금 빠른편이며 타악기들이 강렬하게 리드해 주는 것이 조금은 약한 느낌이다. 하지만, 2악장은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의 과거를 투영한다는 듯이 첼로들의 아련한 목소리들이 차분하게 이어져 나간다. 역시 음악은 감정이다. 5번과 마찬가지로 4악장에서 그들은 다시 한번 현재의 그들을 자축한다. 템포는 조금 빠르지만 1악장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듯이 타악기들의 조화 또는 리드는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의 명연주에 비견될 정도이다. 두다멜, 그가 12월초에 우리나라에 온다. 우리나라 음악계의 또 다른 문제점인 너무 비싼 공연료와 거의 매진되어 버린 현 매표 상황때문에 필자는 동참할 수 없지만 그들이 이루어낸 기적같은 성공이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져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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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다멜과 베네주엘라 청소년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엘 시스테마'를 통한 위대한 업적이지만 다른 위대한 지휘자들의 명연주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엔 무리입니다.
막귀임에도 불구하고 5번교향곡 1악장 한음절만 들어도 흔히 들어오던 명연주에 비해 많이 뻣뻣하고 가볍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깊은 맛이 없다고 해야하나? 덜익은 과일의 느낌입니다. 신선하지만 아직 단 맛이 안나는...
7번교향곡의 연주는 5번교향곡보다는 낫다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듣기에는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4악장에서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급하게 연주하는데 듣는 사람이 숨이찰 정도로 서두르는 느낌이 듭니다. 카라얀의 연주에서와 같은 깊이와 기품, 클라이버의 연주에서와 같은 찰랑찰랑한 리듬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른 청소년오케스트라나 중고딩오케스트라와 비교한다면 분명 대단하고 엄청난 실력이지만 감상용음반으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연주하는 녀석들이 그냥 동네에서 돌아다니면서 사고치고 놀던 아이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듣는다면 조금 더 감동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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