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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형제들과 헤어지고 우연히 만난 요헤이와 요헤이 엄마. 그리고 치는 요헤이네 집에서 살게 된다.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는 맨션이라서 엄마, 아빠는 아주 조심한다. 치도 요헤이처럼 엄마, 아빠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엄마와 아빠는 모른다. 뭐, 이것은 당연한 것인가. 엄마가 치한테 마른 음식을 주었다. 고양이 먹이인데 거의 처음 주는 거였나보다. 치가 먹어보고 ‘그럭저럭이네’라고 했다. 그런 다음에는 아빠가 마시던 커피를 맛보고는 ‘맛없어’라고 했다. 가만히 있지 않은 치. 음식물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건드리며 종이상자 끝, 양배추를 먹어보고는 맛없다고 했다. 그나마 자기가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냄새가 나서 가 보니 요헤이가 간식을 먹으려고 했다. 요헤이는 치한테 그것을 조금 떼어주었다. 치가 그것을 먹어보고는 맛있다며, 이렇게 맛있는 것이 있다니라고 했다. 다음에 치는 요헤이가 포크로 찍어서 들고 있는 핫케이크를 통째로 빼앗았다. 요헤이는 울상, 치는 행복한 듯이 핫케이크를 먹었다.
요헤이와 아빠가 목욕탕에 있었는데 뭔가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는 치는 무엇일까 하면서 조심조심 가 봤다. 물 속에는 장난감이 있었다. 앞발로 장난감을 건드리다가 물에 젖었다. 치는 깜짝 놀라서 목욕탕에서 나갔다. 밖으로 나간 치에게 다시 들려오는 요헤이의 즐거운 목소리. 치는 다시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 안에는 장난감이 가득했다. 치는 자기도 모르게 거기에 뛰어들었다. 그다음에는 수건에 쌓인 치가 나왔다. 정리가 되어있는 목욕탕을 보며 치는 심한 일 당했지만 재미있었다고 생각했다. 치는 요헤이 옆에서 자려고 했다. 요헤이가 자꾸 움직여서 치는 요헤이 잠버릇이 나쁘다고 하며 조금 떨어져서 잤다. 이번에는 깊이 잠든 치가 발을 요헤이 얼굴에 댔다. 요헤이도 치의 잠버릇이 나쁘다고 말했다. 다시 둘은 떨어져서 잤다. 조금 시간이 흘러서 둘은 가까워졌다. 요헤이 팔 밑에는 베개, 그리고 베개와 요헤이 사이에 끼게 된 치. 처음에는 그게 싫어서 치가 멀리 떨어졌는데 요헤이와 베개 사이에서 그리운 느낌이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다. 치는 다시 요헤이와 베개 사이로 들어가서 잤다. 자면서 엄마와 형제들과 있는 꿈을 꾸었다.
치는 엄마, 아빠 그리고 요헤이가 몸을 만지면서 귀찮게 하면 조금 싫어했는데 관심 가져주지 않는 것도 싫어했다. 요헤이와 치는 집 앞 모래밭에서 놀았다. 거기는 작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바깥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무 사이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나고 커다란 검은고양이가 나타났다. 치와 요헤이는 깜짝 놀라서 거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고양이도 따라 들어왔다. 무서워하면서도 치와 요헤이는 커다란 검은고양이를 내쫓으려고 했다. 엄마까지 합세했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는 그런 것에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요새 맨션에 나타나서 이런저런 음식을 훔쳐 먹는다는 소문의 고양이였다. 요헤이는 없고 엄마는 밖에서 커다란 검은고양이에 대한 말을 듣고 있었다. 치 혼자 있는 거실에 커다란 검은고양이가 또 나타났다. 치는 ‘우리 집이야 나가’라고 했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는 치의 밥을 먹고는 치의 털을 핥아주었다. 치는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저녁에 아빠가 집에 오자 치는 이상한 게 왔다는 말을 했다. 아빠는 당연히 못 알아듣고 치 기분이 좋다고만 생각했다. 거기에 엄마는 치한테 준 먹이를 치가 다 먹었다고 말했다. 아빠는 정말 치가 그것을 다 먹었다고 생각하고 칭찬해주었다. 요헤이가 배고프다고 하자 모두 저녁을 먹었다. 치도 자기 밥그릇 앞에 가서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요헤이가 ‘치 저녁은’이라고 하자 엄마는 많이 먹고 배탈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날 치는 정말 배고팠겠다. 한번은 치가 커다란 검은고양이를 보고 따라갔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는 풀을 먹었다. 치가 그게 맛있냐고 하니, 우리 같은 종족은 가끔 풀을 먹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개가 지나갈 때는 잠깐 숨기도 했다. 커다란 검은고양이가 높은 곳에 올라가서는 높은 데 있으면 개가 쫓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치도 거기에 올라가려고 했지만 올라갈 수 없었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는 치도 고양이니까 곧 있으면 올라올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치는 그 말에 자기는 고양이가 아니고 치야 라고 했다. 치가 집을 나간 거여서 잘못했다면 집에 못 갈 뻔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집으로 들어갔다. 치는 기뻐서 ‘다녀왔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치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것을 모른다. 커다란 검은고양이가 자기와 같은 종족이라는 것도. 엄마, 아빠, 요헤이가 자신의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다. 고양이는 자신을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를 아빠와 요헤이는 불곰고양이라고 했다. 곰하고 닮아 보이기는 한다. 예방접종을 맞고 온 날 치는 집에서 나갔다. 동료라고 생각한 아빠, 엄마, 요헤이가 자기한테 심한 짓을 했다고 커다란 검은고양이한테 말했다. 커다란 검은고양이는 치한테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날이 저물자 집에 돌아간다고 했다. 어이없어하던 치. 혼자 있다가 배가 고파지자 치도 집으로 갔다. 치는 ‘그저 밥을 먹기 위해서 돌아온 것이야’라고 생각했다. 요헤이, 아빠, 엄마는 저녁으로 싸먹는 초밥을 먹고 있었다. 치가 들어온 것을 보고는 아빠가 치한테 참치회를 주었다. 치는 앞발로 만져보고 핥아봤다. 그러고는 맛있다며 다 먹었다. 치는 요헤이네 식구와 동료가 되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치는 다시 요헤이네 식구가 된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말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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