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키 요시오, 낯선 이름의 그는 전작 『파일럿 피쉬』를 통해 호수 저편에 가라앉아 있던 내 감성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해준 작가이다. 요즘 같은 가을 날에는 그의 책이 딱일거라는 설레임으로 이 책과 마주하게 되었다. 투명한 느낌의 표지에 부드럽게 프린트 된 아디안텀의 사진, 지나다니면서 마냥 이름모를 잡초로만 여기고 보았던 그 식물이 "아디안텀"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트 모양의 잎을 가진 아디안텀은, 한번 시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잎이 말라가는 특징이 있어 그 때를 "아디안텀 블루"라고 한단다. 기치죠지 도큐 백화점의 옥상. <월간 발기>라는 잡지사에서 편집일을 하는 야마자키 류지는 3개월 전에 암으로 죽은 연인 요코를 생각하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그곳은 요코가 쇼핑을 할 때 류지가 항상 기다리고 있던 곳이고, 요코가 좋아하는 인디안텀 화분이 놓여 있는 곳이다. 그런 류지에게 한 여자가 다가왔다. 우연히도 며칠째 함께 류지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히로미, 그녀는 남편을 잃었다고 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와 바람을 폈던 히로미의 남편은 동반자살을 선택했는데, 히로미의 집과 반대 방향의 전차로 뛰어 들었다. 히로미는 자신의 집과 반대 방향으로 뛰어든 것이 분하다고 했다. 그것이 병이든 자살이든, 사랑이든 배신감이든 간에 어쨌든 그들은 여전히 죽은 사람들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디안텀 블루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라는 똑같은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그들, 그들은 왜 옥상을 선택했을까? 어쩌면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하늘에 더 가까이 가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우울로 그들은 아디안텀 블루를 온전히 겪어내고 있었다. (류지) "우울 속에서 태어나는 따뜻함." (히로미) "우울 속에서요?" (류지) "그래요. 그 속에서만 태어날 수 있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 몸을 비틀듯, 몸의 일부분이 비틀리는 듯한 고통 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따뜻함." (히로미) "나도요?" (류지) "그래요, 당신도. 그것을 얻기 위해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만약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이 괴로움도 의미가 있을 겁니다. 그렇죠? 아디안텀 블루를 극복하는 줄기만이 겨울을 나고, 왕성히 살아가죠. 그렇게 되면 비로소 내 것이 되고, 그 뒤로는 두 번 다시 아디안텀 블루는 찾아오지 않아요." <본문, p205> <월간 발기>의 모델 사진을 찍으면서 만난 류지와 요코, 그들은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고, 조류도감과 식물도감을 함께 보면서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찾아온 그녀의 사형선고,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1달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번 유럽 촬영에서 니스에서 죽고 싶다던 그녀의 말을 기억해 낸 류지는 그녀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풍경을 바라보며, 또 그 풍경과 하나가 되어 편안하게 눈감을 수 있게 해준다. 함께 떠난 일본으로 쓸쓸히 혼자서 돌아온 류지는 요코를 잊지 못한채 옥상으로 향했던 것이다. 히로미마저 더이상 옥상에 나타나지 않게 되었을 때, 류지는 고독을 확인하고 "우울 속에서 다시 일어선 아디안텀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던 요코의 말을 되내이며 보통의 생활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류지) "잘, 말은 못하겠지만, 내가 살아 있는 한은 우리는 언제까지나 함께야. 내가 요코를 기억하고 있는 한, 너는 내 마음속에서 살아 있을 거야. 그거 믿지?" (요코) "응." (류지) "믿을 수 있지?" (요코) "응." (류지) "그럼 요코는 내 안으로 이사하는 거야. 그뿐이야." <본문, p337> 어쩌면 <파일럿 피쉬>와 이 책은 연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월간 발기>의 편집장이라는 것과 방향치 등의 인물 설정이 같기 때문이다. 대신 <파일럿 피쉬>에서는 40대의 류지를, 그리고 이 책에서는 30대의 류지를 그리고 있다는게 다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두 작품 모두 상실과 기억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문득 떠오르는 작가가 한명 있다. 바로 『상실의 시대』의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그러나 하루키가 다루고 있는 그것은 무겁고 평범하지 않은 것이라면, 오사키 요시오가 말하는 상실과 기억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상실과 기억은 정반대의 말 같지만, 알고보면 이음동의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상실한 후에는 반드시 기억이 뒤따른다. 상실감은 금방 잊혀지지만 기억은 오래 남는다.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상실의 아픔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 사랑에 대한 상실감은 잊은지 오래인 것 같은데, 그 기억들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다. 자신은 잊더라도 자신과 함께 바라본 바다의 색깔은 잊지 말아달라고 했던 요코의 말도 그런 뜻이 담겨 있었던 게 아닐까? 사실은 자신을 오래동안 기억해 달라는 그런 뜻이 아니었을까? 이런 계절이면, 그런 기억들이 떠올라 괜히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정말 가을이랑 잘 어울리는 책이다. 덕분에 책을 핑계로 우울한 마음을 털어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
|
아디안텀 미크로소리움(Microsorium 열대 수중형 양치식물을 통칭함)
이책표지가 마음에 든다....
푸른 나무같이도 생겼지만.. 식물이라니..
미나리같이 생긴 수중생물이 아디안텀이라니..미나리 라면 먹을수라도 있을텐데..
어리적 꿈을 어떤 꿈을 꾸느냐에 그사람이 어떻게 변할지 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다음에 커서 의사가 되야지.. 스스로 되뇌였던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그렇게 자신에게 정직하게 하고 싶은 사람은 진짜로 그렇게 자란다.. 하지만 부모의 욕심으로 넌 커서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강요에 의하면 그렇게 되더라도 기쁨을 느끼기 힘들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는데 만약 삶이 끝나는 순간에
내가 더 필요한 삶이 있다고 생각되여 그 삶을 포기 할수 있을까 하지만..
마지막 끝을 보여주기 싫을 수가 있다 아름다운 마지막이라고 할까..
떨어지는 꽃을 볼때 지저분하다고 할수 있지만 그 낙화를 끝을 보면서 더욱 삶을 느끼는것과 같은 이치라고 해야할것 같다.
맑은 곳 1급수이상의 곳에서는 물고기가 살수 없다고 한다 너무 맑아서.. 미생물조차 살수 없으니..
그런 맑은 곳을 원한다면..
이책에서 느끼기 부탁아니 바란다..
내 삶이 소중한 만큼 당신의 삶도 소중하기 때문에...
<"왜라뇨 ,그냥. 약간 보랏빛이 도는 검은 줄기의 색과 이파리의 선명한 초록빛 대비 때문에 이파리 속을 빛이 뚫고 들어가는 듯한 투명한 느낌이 좋아요..
그 빛을 맞고 있을때의 초록의 눈부심이 좋죠..>
<나는 늘 막연한 죽음의 공포를 안고 매일 매일을 보내야 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어둠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괴로움을 느꼇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도망칠 수 없는 숙명처럼..죽는다. 지금 이렇게 무서워하고, 괴로워하고, 생각하는 주체 그 자체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가슴이 더욱 크게 뛰었다.
그러고 나선 반드시,우주의 끝이나 영원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삶과 죽음이라는 한정적인 것보다도, 그것은 어느 의미에서는 훨씬 불가해하고 무서운, 격렬한 가슴 아픔을 나에게 가져왔다. 그래도 나는 정면으로 그 문제들과 마주했다. 우회할 수 있는 지각도, 모르는 척할 수있는 지략도 없었다. 알 수 없는 그 문제들에 생각은 머물렀고, 승산 없는 대결을 지속했다. 그 결과로 얻은 것은 두려움이나 불안, 가슴 아픔, 그런 것들뿐이었다.>
< 영원이라는 개념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저는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파옵니다. 우주는 무한하다. 그 말만으로 가슴이 꽉 찹니다. 아마도 그것은 제 자산의 상상력 먼 저편에 있는 손에 닿지 않는 부분이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럴 때 저는 어드 두 이야기를 늘 떠올려 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중국의 오래된 전설,
천 년에 한 번 하늘에서 선년가 내려와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를 날개옷으로 쓴다. 그렇게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영원이라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 어떤 과학 잡지에서 본 것.
우주가 무한하다는 의미는 단 하나, 팽창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개념상의 정의를 내리는 일은 필요하지만, 그 정의가 요컨대 제 자신의 마음에 들거나,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으면 뭐든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혼란이 마침내 내 묘비명이 될것이다 "라고 보컬이 노래불렀다. 그 목소리에 느리고 여린 기타 음이 덧씌워졌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그곳을 지나쳤고, 멈춰 서서 듣는 사람은 두세 명밖에 안 됐다. 기타의 검은 피크가드(기타를 피크로 칠 경우 손바닥이 닿는 부분)에 석양이 반사되어 빛나고 있었다>
<우주는 초속 4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계속해서 팽창한다고 합니다
그런가
제가 묻고 싶은 것은 그것은 대체 어디를 향해 계속 팽창하는 것일까요?"
"우주 바깥"
< 결국 초속 4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계속되는 이 우주의 팽창을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물웅덩이 사진"> |
|
-----------------전반적인 느낌---------------
사실 굵직한 내용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싶다.
사랑하는 두 사람, 예정된 연인의 죽음.
이를 앞두고 추억을 쌓는 여행.
홀로 남은 이에게 놓여진 현실....등
다만, 요코가 원하던 프랑스 니스에서 죽음을 맞았다면
세카츄의 아키는 호주의 울룰루로 가지 못했다는 건
다르겠다.
어쨌든 섬세한 터치로 감성을 그려낸 필체는
잔잔하게 ''사랑''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진하게 생각해보도록 길을 터주는 듯 싶다.
결국, 끝이 없는 질문이였지만!
-----------------책 내용에 관해-------------------
일상적인 사랑.
그 사랑에도 존재하는 둘 사이의 틈.
그러한 틈이 있어
''죽음''이라는 극적인 이별의 충격에도
사람은 결국엔 현실로 돌아오는 것 같다.
''따뜻한 사람으로 있어 줘!''
죽음을 앞둔 연인이 남기는 말이다.
이 멘트가 궁극적인 틈을 주지시키는 말이 아닐까.
결국 사랑은 ''나''다움을 지키는데서 시작되고 끝나는 듯한 느낌.
그래설까..
단지 석달만에 현실로 돌아온 그에게 왠지 씁쓸하다.
그리고 그게 가장 올바른 현실이라는 사실도... [인상깊은구절] "아래쪽 잎의 어느 부분은 오그라들어 우울한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위쪽 이파리는 아기가 손을 펼치듯이 활짝 잎을 벌려 조금이라도 많은 빛을 흡수하려 하고 있었다. 모든 잎을 오그라들게 해선 안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니까, 회사로 가서 필사적으로 일하고 그리고 디스커스를 키우지 않으면..." -오사키 요시오/아디안텀 블루- |
| 난 처음으로 오사키요시오의 책을 접했다. 파일럿 피쉬의 평이 너무나 좋아서 매우 기대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역시 일본작가 다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너무나 자주 등장하는 성적인 묘사와 행각들이 전체 내용에 몰입이 되었다가도 갑자기 화~악 하고 깨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책을 읽는 내내 몰입하기 힘들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야마자키 류지의 느낌이 그의 직업세계 때문인지, 그의 경험때문인지 거의 극과 극을 치닫는 느낌이 들었다. 초반에 읽으면서, 난 자주 등장하는 성적인 묘사와 행동때문에 눈쌀을 찌푸리게 되었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난 왜 작가는 주인공의 직업을 <월간 발기>에서 근무하게 선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사키 요시오가 진정 표현하고 말하고 싶은 부분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꾸준히 읽어 내려갔다. 후반부로 갈수록 슬픔과 따뜻한 인간애가 물씬 풍겨나고, 그러한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하였다. 사실 책을 덮은 지금 난 아직도 왜 오사키 요시오가 주인공의 직업을,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성적인 묘사를 하였는지 감이 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 표지에서 나온 아디안텀 블루의 푸른 빛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알수 있었다. 또한 RY의 구원이자 희망이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몰입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워 점수가 높지 않으나, 그래도, 책 전체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큰 틀은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
|
정말 간만에 읽은, 눈물 쏙 빠지게 감동적인 이야기. 뭐라고 정의 내리기도 어렵다. 다 읽고 느끼는 점은 그것이다. 진실된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는지, 삶이 얼마나 눈부신 반짝임으로 가득 차있는지. 정말 멋진 책이고, 멋진 이야기며 멋진 등장인물들이 나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더 감기지도 않는 태엽을 또 감기 시작할 테니까요." - 22p 주인공, 야마자키 류지는 요코라는 애인을 잃는다. 요코의 사인은 암. 요코가 죽고 난 뒤 류지는 거의 산 송장처럼 백화점 옥상에서 요코의 그림자만 그리워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절망, 좌절이 잘 느껴졌다. 정말 고독하고 슬픔에 가득한 류지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날 밤, 나는 보르시치 박사가 되고, 그리고 섹스 박사가 되었다. 물론 요코도 충분히 매력적인 섹스 박사였다." - 147~148p 두 사람의 첫 관계를 이렇게 감각적이고 귀엽게 묘사하다니, 유쾌하다 못해 이 구절의 귀여움 때문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요코는 귀여웠으며 류지는 든든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두 주인공에게 몰입하고 그들이 행복하길 빌게 된다. 그런 매력적인 인물들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듯 하다. "물웅덩이 같은 바다였어." 라고. - 161p 요코는 왜인지 물웅덩이만 찍는 사진작가다. 류지와 요코의 첫 만남은 성인지 <월간 발기>의 편집자로 일하는 류지가 유카라는 모델을 통해, 요코가 자신의 사진을 찍으면 어떨거 같냐는 제안을 통해 첫 만남을 가진다. 그 뒤, 유카의 유렵 SM투어에 요코와 류지는 함께 하게 되고 영국신사의 궁뎅이에 채찍질을 하는 등, 열심히 자신의 역할에 몰두한다. 여행이 끝나고, 니스의 바다를 보며 요코가 중얼거리는 모습은. 굉장히 나른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물웅덩이와 같은 모양세를 한 바다를 향한 동경도 담겨있는 듯 하다. "아디안텀은 확실히 우울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결코 우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176p 요코가 길렀던 아디안텀이란 식물. 그 식물은 서서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곳부터 시들어 이미 시든 것을 눈치 챘을 쯤엔 되돌릴 수 없게 상태가 악화 된 후라고 한다. 암의 발견이 늦었던 요코와 소리없이 죽어가는 아디안텀. 그 둘의 공통점은 속부터 썩어가는 조용한 죽음이라는 것에 있을 것이다. 요코가 죽고 그녀가 키우던, 그녀와 닮은 식물을 보면서 류지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디안텀 블루를 극복하는 줄기만이 겨울을 나고, 왕성히 살아가죠. 그렇게 되면 비로소 내 것이 되고, 그 뒤로는 두 번 다시 아디안텀 블루는 찾아오지 않아요." - 205p 죽은 요코가 했다는 말. "나와 너 사이에 있는 틈은 대체 무었일까, 나는 생각했다. 아무리 몸을 꼭 껴안아도 메울 수 없는 틈. 그 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사랑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언젠가 내가 요코에게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229p 요코가 암성 복부출혈로 병원에 실려온 뒤, 링거를 맞으며 창백한 병실에서 누워있는 그녀를 보며 생각한다. 그 틈. 요코가 만약 죽는 다면 그 틈을 메워주고 싶을 것이라고 류지는 생각했을 것 같다. 요코는 쓰러진 뒤 얼마 후 정밀 검사에서 암을 진단받는다. "힘내십시오. 이제부터는 당신이 세계에서 유일한 그녀의 의사가 되는 셈이니까요. 환자 분을 잘 부탁드립니다." - 258p 환자가 수술을 해도 잘 될 확률은 1%, 거기다 고통까지 동반한 방법이라 의사는 요코를 포기하고. 류지는 그녀와 함께 그녀가 죽고 싶다고 한 니스로 가기로한다. 회사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처리한 뒤, 그녀와 한 달 동안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죽으러 가는 여행. 나는 사랑하는 여자와 죽으러 여행을 가는 류지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래도 최고로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불태워서 움직이는 그가 멋져보였다. "내가 죽고, 언젠가 나를 잊어도 좋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둘이서 본 이 바다 색깔만은 기억해줘." - 311p 요코가 죽음을 예감하고, 류지에게 살아갈 희망을 가지길 바라며 한 말인 것 같다. 자신은 잊어도 자신과 함께보았던 풍경은 잊지 말아달라고. 그녀는 그러고 눈물을 흘렸다. 류지에게 계속 따뜻한 사람으로 있어달라는 말을 하며. 하염없이 우는 요코를 생각하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에게 긍지를 주어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안녕. - 요코" "나에게 긍지를 주어서정말, 정말 고마워요. 그 말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분명 나를 계속 지탱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 356 요코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를 보고, 류지는 다시 살아갈수 있음을 느낀다. 지탱이다. 요코는 죽었지만 그녀가 류지를 지탱한다. 마지막에서 류지는 옥상을 배회하던 생활을 뒤로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그래, 결심한다. 요코와의 사랑으로 류지는 성장했고, 덧없는 상처와 추억을 가졌다. 그녀와 죽기 전 까지 행복했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 남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너무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보면, 사람은 진심으로 감동하는 것 같다.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
저자 : 요사키 요시오
역자 : 김해용
출판사 : 황매(푸른바람)
-----------------------------------------------------------------------------
아이안텀 이라는 나무를 이 책을 통하여 처음알게 되었다. 날개 모양의 연록색 잎과 광택이 나는 잎자루가 관상용으로 그만인 아이안텀은 실내 관엽식물 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조금만 건조해도 잎이 말라버릴 정도로 건조에 약하므로 물주기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인간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조금만 어려움이 느껴지면 금방 좌절하고 무너져내리는 인간이란 그러하지 않은가?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우리 인간 또한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남을 수는 없다.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살고 있어야만 시들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독단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이며, 타인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이 나쁘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들은 그러한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떠한 태도로 대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우리또한 그들과 같은 생각으로 대하지 않았는가?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아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시들어 가는 이유를 단지 그들 스스로의 문제라 여기고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는가? 나 또한 그래 왔다. 아니, 지금도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타인은 타인이고 나는 나라는 이분법적인 패러다임으로 살아 왔던 내자신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게 하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던 책이였던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야마자키 류지이다. 또한 그는 스스로 R.Y.라고도 불렀었다. R.Y였던 시절, 그는 죽음에 대하여 공포를 느꼈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통하여 수치심과 복수심으로 둘러싼 자기방어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에게 죽음의 공포란 자신이 모르는 미지의 세계 또는 해답을 알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였다. 분명하지 않은 길을 걸을 때, 우리는 당황하게 되며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이 가야할 길이 어딘지 몰라 선뜻 나서기가 두렵고, 끝이 보이지 않아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는 것 같아 두려워 진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알고 그 끝을 알고 있을 때는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적어 진다. 용기가 생기고 도전을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하여 책임을 질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이며,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질 것이다. 주인공의 애인으로 나온 요코는 알에서 나오기를 꺼려하는 병아리를 보는 것 같았다. 알 껍질은 다 깨져서 밖이 보이는데 자신은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병아리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물웅덩이에 비치는 세상을 사진에 담아가며 자신의 내면을 표현한다. 하지만 류지를 만나고 둘 사이에 존재하던 공간을 채워가면서 그녀는 이 세상에 조심스럽게 나왔다. 마지막에 그들이 찍었던 사진속 모습처럼. 혼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당당함이나 용기라고 하기 보다는 자신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세상을 두려워 하여 스스로 새장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이다. 내 자신을 알기 위해서, 불완전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들킨다는 것이 두려워서 방어적인 삶을 살아가고 오히려 혼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듯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서 살아간다고해서 자신을 완성시킬 수가 없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바뀌게 될 것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생길 수 있으며,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완성시켜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
|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 당한 후에 몇년 동안 솔로로 지내고 있는 나에게 감성을 자극해 줄 뭔가가 필요했고 "아디안텀 블루"를 선택하게 되었다. 정말 가슴 찢어지게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도 |
|
나에게는 너무나도 가슴아픈 이야기였다.
아직 오사키 요시오의 <파일럿 피쉬>를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단편집 9월의 4분의 1을 이미 읽었던 상태라
<아디안텀 블루>를 읽기 전부터 기대는 많이 했었던 상태였다.
읽은 지는 벌써 한참이 지났지만,
그 여운 때문에 쉽게 리뷰를 할 수 없었다.
그만큼 슬프고,
아니, 오히려 담담한 이야기이다.
죽음과 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든 늘 잇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만큼 절실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사랑.
이런 사랑을 꿈꾸지만,
힘들 수 밖에 없다.
비행기의 날아가는 속도 만큼 죽음을 향해가는 두 주인공이었지만,
그녀의 죽음은 슬피지도 않고, 담담했다.
아디안텀 블루를 이겨내고 탐스럽게 자라있는 아디안텀처럼...
무라카미 하루키류의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실 만한 책입니다. ^^ [인상깊은구절]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
푸른 녹음이 그려 낸 투명한 표지의 아디안텀 블루에 빠져 첫 페이지를 넘겼다.
주인공 야마자키가 내가 되고 내가 야마자키가 되어 가슴아픈 추억과
즐거움이 넘치는 그의 일기장을 공유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난 후, 누구에게 선물하면 좋을까 생뚱맞게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읽기에 넉넉한 시간을 골라 하루를 투자하여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요소는 일본의 문화코드인 섹스산업과 조연인물의 등장이며,
스트리를 이해하는데 새콤한 역할을 맡는다.
고독하고 외롭고 슬픈 러브 스토리에서 SM 여왕의 등장이라니,
게다가 <월간 발기>를 편집하는 투철한 직업혼..
여기서 잠시 사와이씨의 투철한 직업혼을 들어보자.
p165 우리가 만들고 있는 잡지는 단순한 에로 잡지야. 문화지도 예술 잡지도 아니라고.
점막과 피부의 아슬아슬함을 찍어내 발기시켜서 판다. 그래서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버리는, 그것만이 우리의 역할이야..
책을 만든다는 것은 뭔가. 그것은 뭐니뭐니 해도 첫번째가 독자를 사로잡아 뭔가에
흥미를 갖도록 못 박아두고, 그리고 책을 파는거야.
발기시켜서 판다. 이 단순한 도식이 간단한 듯하면서도 어렵기때문에
에로잡지의 편집자야말로 편집자중의 편집자인 셈이지....
<월간 발기>에서 일하는 SM 여왕 유카의 소개로 그의 연인이 될 요코를
만나게 된다. 물웅덩이라는 함축적인 소재로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온 요코와
에로잡지사의 젊은 편집인 야마자키는 그렇게 만났다.
암말기 불치 선언을 받은 젊은 연인 요코를 위해....
그들은 미련없이 프랑스 남부의 니스로 떠났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고 돌아온 그는 조각조각
흩어진 퍼즐조각처럼 슬프고 참담함에 발버둥을 치며 힘든 날을 보낸다.
마지막 여행지로 정한 니스의 어느 펜션에서 야마자키가 이름만 보고 반해
골랐다는 말에 여주인은 말한다.
p333
"(죽은)남편의 힘이야. 그건 아직도 그렇게 여러 형태로, 살아있는 인간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지. 그래서 그는 아직, 아직 완전히 사라진게 아니야..."
평생 가난과 병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테레샤 수녀의 간절한 소망처럼
그녀가 죽어서도 그의 비전을 이어가는 사람들처럼
죽은자 그리고 살아간 자는 언제나 자기 안에 조그만 물웅덩이를 하나 둘씩 심고 살아간다.
p356
아디안텀이 우울 속에서 다시 피듯이, 그리고 다시 살아난 아디안텀이야말로
진짜 강한 뿌리를 뻗어나갈 수 있듯이..
나는 요코를 잃은 대신, 정말로 이 손으로 확실하게 뭔가를 움켜쥐지 않으면
안된다. 확실한 뭔가를 얻고, 살아가야만 한다..
"당신이 내게 긍지를 주었어요" 라고 행복하게 웃음짓는 요코를 떠올린다.
당신이 있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엘튼존의 유어송을 들으며
초록으로 반짝 반짝 빛나는 조그마한 아디안텀 블루를 떠올려 본다.
야마자키의 직소퍼즐처럼 우린 인생의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을 위해
조각을 맞추어 나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비록 친근한 이의 죽음이란 쇼크가 퍼즐을 흩어 놓으려 할지라도,
다시 퍼즐을 맞추어 나가야 한다.
그래, 다시 시작하는거야 !
야마자키가 들었던 Every breath you take 를 찾아 들으며 나도 짧게 다짐을 해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 한접시 만들어 바치고 싶다.
내가 있어 그들에게 긍지를 주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류 짱이 나를 무적으로 만들어 줬어" "나도 언젠가는 무적이, 될까?" "될 거야. 무적의 강함. 무적의 따뜻함. 지금도 류 짱의 따뜻한 힘이 나를 지탱해 주고 있는데, 이렇게 확실히" 무적이 돼라. 무적의 강함. 그리고 무적의 따뜻함. |
| "아디안텀 블루" 여름에 파일럿 피쉬를 읽은후 가을이 되어 접하게 된 오사키 요시오의 아디안텀 블루는 아디안텀 미크로소리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햇빛을 받은듯 투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표지가 마음을 산뜻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옥상에서 담배를 피며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R.Y. ... 야마자키 유지는 33세 라는 나이의 남자이다. 보통의 가정을 갖고, 아이를 기르고, 회사의 일에 열중하며 나름대로 사회적 신용도 쌓아서, 계절로 치자면 여름의 절정과도 같은 시간인 것이다. 라는 이 사람의 생각을 보고 있자면 종종 삼촌이 생각나기도 하는 글이었다..-_-..우리삼촌은... 쌩뚱 맞긴 하지만 ....사랑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딴 생각이 파고든다.. 책을 읽다보면 괜히 뜬금없이 누군가가 떠오르게 될때도 있는 것 같다.-_- 아디안텀 블루는 가을이라는 계절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흘러가는 백화점 옥상에서 잃어버린 연인 요코를 기다리던 일상을 떠올리며 오지않을 연인의 존재를 느끼며 고독함과 지루함 그리고 우울함을 느끼고 있는 이 남자.. 하늘과 화분의 초록빛,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의 풍경 그 속에 있는 야마자키 유지의 모습은 참 멋지게 다가온다. 하지만 마지막에 담배를 비벼 끄고, 천천히 계단을 향해 걸어가는 유지의 모습이 왠지 더 멋있어 보이는 건 왜일런지..-_- 서정적인 글속에서 또다른 사람이 내 머릿속에서 떠돌다 간 시간은 참 즐거웠다. 요즘 일본 소설을 많이 접하게 된다. 한국 소설과 일본 소설의 차이르 깊이 느끼지는 않지만 좋은 건 책을 펼치면서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되는 이 시간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