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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든 수학이든 많은 과목에 대해서 방법론을 펼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한 책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책들이 문제 풀이 기법이나 점수 올리는 공부 방법에 대한 내용 뿐인 것을 생각하면, 정작 중요한 수학적 개념이나 학문적 아름다움은 어디로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도 하마터면 지나칠 뻔 했다. "수학 공부 이렇게 하는 거야!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역자가 아는 분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들여다 보니 제목과 내용은 딴판이었다.(물론 수학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수학적 사고력이나 창의력 등을 형성하는데 좋은 내용들이지만, 일반적인 방법론을 다룬 책과는 거리가 멀다.) 후에 그 분을 만났더니 출판사에서 많이 팔려고 이런 제목으로 정했다고 하시며 많이 언짢아 하시는 걸 보았다.
수학을 공부하는 것에 있어 의문을 가지는 것은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이미 완벽하게 증명된 것들이기 때문에, 이해를 하지 못함에서 오는 의문은 있어도 과학의 의문처럼 호기심에서 오는 의문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수학의 기본이 되는 개념들로 들어가게 되면 곤란한 일이 생긴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꼭 배우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개념들이지만,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수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수준에 맞춰서 설명하자면 뭔가 부족한, 하지만 너무나 중요한 개념들이기 때문에 그냥 나중에 알게 될거다하고 넘기기에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신은 1+1=2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이러한 문제들을 어느정도 해결하고 있다. 일본에서 학생들이 의문을 가질만한 문제 100개를 엄선한 뒤, 답변을 한 것이다.(심심해서 세어보니 70개 뿐이다.) 내용을 조금 살펴보자면, 질문들은 정말로 잘 엄선했다고 생각한다.현직 교사와 교수들이 집필을 해서 그런지, 학생들의 의문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답변도 어느정도 괜찮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본적인 내용일수록, 낮은 수준의 수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하기 힘듬으로써 비롯하는 많은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
우선 엄밀하지 못한 설명들이 많이 보인다. 수학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어떠한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엄밀한 증명인데, 답변들은 그런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규칙으로 진행되므로, 다음 것도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하고 답변을 끝내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수들이 있으면, 다음 수도 당연히 그런 규칙을 가질 것이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골드바흐의 추측을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소수들이 그 추측을 만족한다고 해서 모든 수가 만족한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아주 큰 수가 예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한계를 생각해본다면, 어쩔 수 없다는 안타까움도 든다.
그리고 답변의 난이도가 일관되어 있지 않다. 초등학생도 의문을 가질만한 질문(속도에 관한 개념)에서 미분의 개념이 언급되어 있는데,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에 난이도 별로 답변을 나누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편집을 조금만 더 신경써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라는 것을 설명하는 챕터 다음에 곧바로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넣어 이런 사고의 전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좋은 책이지만 미흡한 점이 많이 보인다. 설명 하나 하나에 많은 고민을 한 것이 느껴지지만, 조금만 더 심혈을 기울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학책은 그 무엇보다도 엄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보기보다는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봐야하지 않나 싶다. 교사가 부족한 부분이나 난해한 설명들을 보완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나 싶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없는지 함께 토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례로, 중학생 영재교육센터에서 음수X음수는 왜 양수인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토론을 했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이 나오기도 했다. (1-1)X(1-1)=0, 1-1-1+(-1)X(-1)=0, (-1)X(-1)=1 아주 명쾌하지 않은가? 이런 식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이 책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싶다.
어느 정도 단점을 갖고 있지만, 좋은 책이다. 중간 중간에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있고,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학문인지 보여주는 주제들도 많다. 수학 공부 방법론에 관한 책보다, 이런 책 한 권 읽는 것이 정말로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나라에서도 빨리 이런 좋은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더 이상 책을 많이 팔기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으로 책을 출판하는 관행은 없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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