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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멘델스존!
그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에 대해 말하려면 얼마간 기억을 더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중학생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에 대한 괴괴한 소문은 입학하면서 나돌기 시작했다. 학교 대표 노처녀 음악 선생님이었으나 겉으로 보기엔 칠판 가득 어려운 수학 문제 써놓고 못 푸는 아이들 볼기짝 불내는 일에 쾌감을 느낄 그런 인상임이 사실은 옳다는 얘기였다. 멀찍이 그녀의 그림자가 보일라치면 부러 돌아가곤 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그녀는 2학년 담임이 되었다. 소문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아침마다 영어 쪽지 시험 보고 그 무지막지한 팔을 휘두르셨다. 음악 시간이 되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노래 못한다고 맞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던 그녀도 감상 시간만 되면 유독 우아해졌다. 음악실 가득 선율로 철썩이기 시작하면 “졸린 사람은 자도 좋고, 듣고 싶은 사람은 엎드려 들어도 좋고, 다만 방해만 하지 마라.”
어느 날은 특별히 곡 해설까지 했다. 음대 작곡과를 나왔다는 얘기도 하면서 그때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는, 황당무계한 추억을 꺼냈다. 엉덩짝을 부비며 눈물을 찔끔 흘리는 아이 앞에서 거침없던 그녀가 말이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멘델스존 때문에 음대까지 들어갔다는, 내 삶의 이정표라는 말이 이어졌다.
멘델스존이 작곡한 곡이라곤 ‘웨딩마치’밖에 몰랐던 당시의 나는 철썩거리는 그 음악에 내 몸이 떠밀려가는 줄도 몰랐다. 2
부평역 근처 음반매장, 세기가 바뀐 봄으로 기억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앨범이 구석진 자리에서 먼지를 쌓고 있었다. 빼어보니 비닐도 일부 벗겨져 있었다. 벗겨진 부분에 멘델스존 이름이 박혀 있었다. 난 어쩔 도리 없이 오래전 그녀를 떠올렸다. 중학교 때 들은 앨범이 정경화 연주가 아닌 게 분명했으나 정체 모를 애착이 생겼다. 허나, 안타깝게도 14800원은커녕 천 원짜리 몇 장이 전부였다. 물론 카드도 없었다. 불행하게도 돈 빌릴 친구도 옆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에 갔을 때 그 음반은 없었다. 주변 다른 매장에도 없었다. 아직 온라인 주문을 시도하지 않았을 때였다.
정경화 앨범은 내 머릿속에서 먼지를 쌓고 있었다. 3
2009년 11월 1일.
행복한 왕자님 블로그에 방문하다 정경화 얘기에 솔깃. 검색해보니 그 음반으로 있었다. 수입 음반이라 가격이 다소 비쌌지만 뭐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하여 요즘 이 음반에 취해 있다. 혹, 오해할까 밝힌다. 멜델스존뿐만 아니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이렇게 네 작품으로 2CD 138분의 시간을 향유할 수 있다.
첫 번째 실린 곡이 바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인데, 액정에 5초쯤 지나면 1악장이 울려 퍼진다. 고요하게 심장을 울리다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그 선율은 마치, 그래 실크 드레스 자락 같다. 실크가 팔뚝이나 허벅지에 감길 때처럼 귀에 감겨온다. 그 우아하고 화려한 감각에 난, 취한다.
플레이하고 5초간을 기다리는 정적, 내겐 고문 같은 숨죽임이다. 숨죽이게 하는 황홀이다. 4
2009년은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글쎄 인천에서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아직 날짜도, 프로그램도 미정이지만 바이올린 협주곡이 반드시 포함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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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음반이 아닌 Charles Dutoit와 함께 연주한 차이콥스키, 만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이제는 절판이 되었는지 검색도 되지 않는다. 정경화씨가 젊을 때 연주한 듯 하다. 과거의 위대한 virtuoso 들이 있지만 그 시절의 녹음 상태가 즐감을 하기는 어렵게 하는 듯 하다. 내 성장 시절의 vrituoso는 이차크펄만, 정경화, 기돈크레머, 안나소피무터 정도인 듯 하다. 그 전세대의 virtuoso와는 별로 귀가 친숙하지 않은 듯도 하다. 비발디 사계를 통해 클래식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바이올린의 매력이 컸다. 자연스럽게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찾게 되었고 어린 시절이었지만 정경화씨의 음반(당시에는 메탈테이프였지만)은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까지 느끼게 했던 듯 하다. 너무 유명하기에 비교한다는 자체도 내 주제를 넘어설 듯 하다. 개인적으로 정경화씨가 젊었을 때 연주했던 음반을 좋아한다. 카덴차에서 정경화씨만의 열정이 느껴진다.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3대,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뽑을 때 회자되는 곡이고 양곡이 다른 맛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 CD에 들어 있는 것도 좋은 구성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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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Concert'를 보고 영화 내내 흐르는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의 선율에 취해 음반을 고르다가 문득 발견한 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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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필 꽂힌...정경화의 앨범이다. 물론, 발매 된지는 꽤 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나는 클래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주로 소품집 위주로 듣는 편이고, 협주곡 형태는 괜히, 예전에 TV에서 본방송 시작하기 전에 자연 풍경과 함께 흘러나오던 그런 연주곡들이 생각나서, 조금 촌스럽다고 여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질러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호라...소름 듣는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클래식을 잘 모르는 내가 느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특히 멘델스존과 차이코프스키의 연주는 이미 귀에 익은 곡이였는데, 정경화의 손을 탄 음악은 거의 예술의 경지이다.
내가 절대 음감은 아니지만, 다른 바이올리니스트와 비교할바 아니다, 그녀와 관련된 일화도 종종 보게 되는데..아마 그런 것들 때문에 그녀의 바이올린 선율이 더 무섭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바이올린 계에서는 독보적으로..거의 여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그녀가 요즘 손을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도 몇장의 앨범을 더 내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