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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prehistory of the mind>이다. 마음의 선사시대사? 정도가 더 정확할까? <마음의 역사>라고 하니 카렌 암스트롱의 <마음의 진보>같은 내용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mind'라 하면 마음 외에 사고, 인식이란 의미도 있으니 내가 쓰는 이 리뷰에서는 '마음'이란 용어 대신에 걍 'mind'라고 하겠다.
선사시대, 구석기, 인간은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했는가, 4만년 전 인류 문화의 대폭발,,, 이런 쪽으로 혼자 삽질하며 파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이 책이 속한 쟝르는 고고학 중 인류 조상들의 정신 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고찰하는 ‘인식고고학(Cognitive Archaeology)’이라고 한다. 두개골 안쪽을 살펴 뇌의 모습과 기능을, 그들이 제작해 남긴 석기를 통해 지능을, 장신구를 통해 사회성을, 예술 작품과 기타 등등,,, 을 통해 종교의식과 언어능력을 연구한다. 아, 물론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도 연구하고.
'mind'의 진화는 5천5백만년 전 인류의 진화와 함께 시작한다. 직립 보행을 하고 고기를 먹고 뇌가 커지고 도구를 만들고 집단 생활을 하면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처럼 각각 특수한 행동영역을 담당하던 지능이 점차 발전해가며 통합된다. 결국 인간의 'mind'는 사회적 지능,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그리고 언어지능이 통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이 과정을 저자는 성당 건축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본당을 먼저 건설한 후 주위에 부속예배실을 지어 점차 건물을 늘리고 완성해 가는 과정에.
네안데르탈인까지 계속 용량이 커져만 가던 뇌는 크로마뇽인에 이르러 성장을 멈추고 오히려 작아지며 크기 키우기 대신 기존 지능의 통합 쪽으로 발전한다. 그러다 드디어 4만년전, 동굴 벽화와 조각상 등 예술을 창조하는 등 ‘문화의 폭발’을 낳았다. 이런 발달한 지능으로 당시 인류는 복잡한 도구를 고안하여 대형동물을 사냥하고 보트를 만들어 오스트레일리아에까지 진출한다. 돌 아닌 뼈로도 도구를 제작하여 바늘을 이용하여 추위를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옷을 지어입고 인간이 살기에 너무 추운 지역까지 진출한다. 'mind'의 진화의 완성은 바로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인 것이다. 이에 인류는 1만년 전쯤부터 수렵채집인에서 농경인으로 변화하였다. 이상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마음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사시대'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구분짓는 특징, 언어와 높은 지능 같은 특질들이 발생한 것이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대한 이해는 사람됨이 무엇을 뜻하는가에 대한 바른 인식을 낳는다. - 9쪽에서 인용
지난 빙기의 끝에서 사람들이 엄청난 환경 변화에 직면했을 때, 그들로 하여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바로 인식의 유동성을 지닌 마음이었다. 어느 지역에나 농경으로 이어진 역사적 경로가 있었다. (중략) 농경의 씨앗이 처음 뿌려진 것은 1만년 전이겠지만, 그것이 마음 속에 처음 자리잡은 것은 중기와 후기 구석기 시대의 이행기였다. 현대 세계의 뿌리가 되는 것은 농경의 탄생 시점이 아닌 바로 이 시기였다. - 325 ~ 326쪽에서 인용
그동안 나는 중세사가 재미있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현대인의 불합리한 면을 중세 문화사나 민중신앙 쪽 미시사가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새 구석기 시대 쪽을 조금 읽다보니, 현대인의 모든 정신세계의 기틀은 4만년전 구석기 시대에 다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 재미있는데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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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근원인 우리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하는 전통적인 고고학적 물음을 넘어, 조상들의 정신세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고찰한 고고학 서적이다. ‘인식고고학(Cognitive Archaeology)’이라고 한다. 진화는 결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지금껏 진행되어 온 것에 변화가 가해지는 과정이다. 스위스 아미나이프처럼 각각 특수한 행동영역을 담당하던 지능이 따로 존재했지만 결국 인간의 마음은 사회적 지능, 자연사 지능, 기술지능 그리고 언어지능이 통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사회적 지능’의 분화된 영역은 5천 5백만년 전에 인류 진화과정에서 처음 나타났다. 이것은 모듈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복잡해졌다. 그리고 마음은 자연계에 대한 학습을 위한 장치, 즉 ‘자연사 지능’을 갖추었다. 특히 모든 생활양식 가운데 수렵과 채집은 자연계에 대한 깊은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자연사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었다. 동물의 위치나 행동에 관련된 것이라면 주위 환경의 가장 작은 단서까지도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이미 결합되어 있던 사회적 지능과 자연사 지능에 ‘기술지능’이 통합되었다. 이윽고 조금씩 다른 시간, 장소에서 인식의 유동성을 가진 마음을 향한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 결과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물건과 형상, 즉 미술품을 창조하였다. 이른바 호모사피엔스의 출현으로 시작된 ‘문화의 폭발’을 낳았다. 마음이 진화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진일보는 스위스 아미나이프와 같은 마음으로부터 유동성을 갖는 마음으로의, 즉 분화된 정신으로부터 일반화된 정신으로 전환된 일이다. 이런 전환을 통해 사람들은 복잡한 도구를 고안하고 미술품을 창작하고 종교적 관념체계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인류는 1만년 전쯤부터 수렵채집인에서 농경인으로 변화하였다. 이런 변화는 농경의 발생이 인식의 유동성의 출현과 함께 진화된 사고방식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결국 직립보행, 동물청소부로서의 생태학적 지위, 재료의 존재, 다른 육식동물과의 경쟁속에서 도구제작과 자연사의 강화된 지적 능력이 선택된 것이다. 이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빠졌다면 우리는 아직도 사바나에 살고 있을지 모른다. 사람의 마음에 대해 알고 싶다면 심리학자나 철학자에게만 조언을 구할 것이 아니라, 이제 고고학자에게도 부탁해보자. 훨씬 이해하기 쉽고 설명도 더 친절하다.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