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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다시 설레이게 하는 예쁜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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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관에서 발행한 기관지를 처음 펼치는 순간이었다. 그게 6월쯤이었을래나, 막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 맥을 못 추고 앉아있을 때였는데, 첫장은 그런 내 상태를 확 바꾸어 주었다. 푸른 숲 어느 중간에서 찍었는지, 하늘을 향한 시선에 나무들의 싱그런 초록 가지가 빙 둘러서 있고, 연한 나뭇잎에 걸린 햇살이 눈이 부실듯 말듯 담겨진 사진. 그리고 그 사진에 썩 어울이는 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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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관에서 발행한 기관지를 처음 펼치는 순간이었다. 그게 6월쯤이었을래나, 막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에 맥을 못 추고 앉아있을 때였는데, 첫장은 그런 내 상태를 확 바꾸어 주었다. 푸른 숲 어느 중간에서 찍었는지, 하늘을 향한 시선에 나무들의 싱그런 초록 가지가 빙 둘러서 있고, 연한 나뭇잎에 걸린 햇살이 눈이 부실듯 말듯 담겨진 사진. 그리고 그 사진에 썩 어울이는 시 한편. 그게 바로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라는 시였다. 더우기 김용택 시인이라면 내가 무척 좋아하는 시인이 아닌가. 어쩌면 사랑한다는 그 진부한 단어를 이렇게 예쁜 싯구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건지, 시인은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닌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지도 수년이 지난 지금, 어쩌면 긴 세월에 약간 지쳐있다 싶었다. 그런데 이 시를 읽으면서 처음 만났을 때의 서로의 마음을 기억하게 되었고, 이 세상에서 정말 나를 깨우는 이슬같은 존재인 그 사람이 못견디게 보고 싶어졌다. 짤막한 싯구가 다시 설레이게 만들 수 있다니... 그래서 곧장 인터넷 서점으로 달려가 이 시제를 쳐 보았다. 그랬더니 바로 이 책 한 권이 떴고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책은 김용택 시인 혼자만의 시집이 아니라 여러 시인들의 사랑에 대한 시를 실어놓은 모음시집이다. 여기에 또 좋아하는 다른 시인 안도현의 이름도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때 국어 선생님의 권유로 '산목련'이라는 시 동호회에 들었던 적이 있었고, 그 후로 시에 대한 관심이 남보다 조금 더 유난스러웠기에 웬만한 시집은 좀 읽은 편이다. 하지만 사실, 한 시인의 시집 전체를 읽는다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시는 시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들어있게 마련이어서 한 사람의 시집 안에 있는 시들은 거의가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고, 정말 좋은 시가 있는가 하면, 읽기 지루한 시도 있기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나같이 그냥 시가 좋은 사람에게는 이런 모음시가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서점에 가 보면 직설적인 단어들로 공감을 얻어내려고 하는 책들이 범람하는데, 사실 시의 참 맛은 은유와 비유에서 비롯되는 의미들을 나름대로 찾아내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시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 하는 사람, 그리고 되돌아보고픈 사람을 꼭 안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관지에서 봤을 때의 정렬 방법으로는 눈에 쏙 들어와서 좋았는데, 시집 속에서의 정렬 방법은 좀 달라서 읽기가 불편했다.)

[인상깊은구절]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 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킵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것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환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나를 깨우는 이슬로 왔습니다
b******y 2001.08.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잘도 고른 사랑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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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모음시집을 사서 보았다. 시인 50명의 시를 1~2편씩 골라 엮은 시집. 그것도 김용택, 박남준, 안도현이라는 매우 유명한 시인들이 골라낸 사랑詩... 이 책 뒤에 실린 이희중 시인의 '진정한 사랑노래'라는 발문에 보면 '우리나라 서점에는 크게 두 종류의 시집이 있다. 연애와 사랑만을 주제로 한 시집과 그렇지 않은 시집'이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은 전자에 가깝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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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모음시집을 사서 보았다. 시인 50명의 시를 1~2편씩 골라 엮은 시집. 그것도 김용택, 박남준, 안도현이라는 매우 유명한 시인들이 골라낸 사랑詩... 이 책 뒤에 실린 이희중 시인의 '진정한 사랑노래'라는 발문에 보면 '우리나라 서점에는 크게 두 종류의 시집이 있다. 연애와 사랑만을 주제로 한 시집과 그렇지 않은 시집'이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은 전자에 가깝겠지만 그리 흔한 사랑을 다룬 그 많은 시들중에서 어떠면 이런 시들만 쏙 엮어냈는지... 놀라웁다. 나는 개인적으로 모움시집은 좋아하지 않는다. 시 1~2편으로 어찌 시인의 머릿속을 들여볼 수 있을까? 이 시집때문에 몇 권의 시집을 더 구입할 것 같다. 월식..강연호/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김용택/ 후박나무 하나..이용범/ 진달래..강상기/ 토란잎이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달맞이꽃..김광원/ 비,한꼭지..장창영/ 새벽..김영춘/ 텅 빈 자리..오창렬/ 오늘,은행나무는 해방되엇다..이희중/저물 무렵..안도현/ 아내의 버릇..곽진구/ 가을밤..문병학 등 건진 詩가 많다. 박남준 시인의 시는 '희종이배 접어'가 실렸는데... 이 시집의 제목이 '그숲에 당신이 왔습니다'라서 숲의 연상과 관련된 최근의 시들이 실릴 줄 예상했었다. 박남준 시인의 경우 박남준 초기의 여성적 어조로 씌어진 또 하나의 나약한 사랑시만 달랑 하나 실려 아쉬웠다.
t******i 2001.12.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