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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장애아들과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나는 요즈음도 가끔 그 때를 회상해 보곤한다. 그 회상 가운데는 부끄러운 경험들이 많다. 가장 나빴던 경우는 체벌이었다. 스무살이 넘었지만 대소변을 거의 못 가리는 아이가 있었다. 밤중에 일어나 대변을 아무렇게나 보았는데 정말 한곳에만 보았어도 치우기도 쉬울 텐데 스스로도 감당이 되지 않았던가 보다. 곳곳에 돌아다니면서 누고 닦느라고 닦다가 손에 묻혀서 벽마다 똥칠을 해 놓았다. 잠결에 이상한 느낌에 깨서 상황을 파악한 나는 이 아이의 답답한 사정은 하나도 짐작이 되지 않고 내가 이것을 치워야 한다는데 대하여 화만 났다. 그리하여 샤워를 시키고 팬티만 입힌 아이를 앉혀두고 내가 그 똥을 다 치울때까지 벌을 세웠다. 생리때만 되면 호르몬 때문인지 말을 안 듣는 아이가 있었다. 스스로 감당을 못 하니 생리대를 갈아 주어야 하는데 누워서 꼼짝을 않고 일어나지를 않는다. 정신지체아들은 대부분 일반인보다 힘이 세다. 결국은 매를 들게 되고 그 애는 거의 매월 생리 첫날은 매맞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20년간이나 헌신하신 어른이 후원자들 앞에서 의료사고에 의한 뇌손상으로 많은 기능을 상실한 30대여인을 중학생이나 초등학생 정도의 사고밖에 못 한다고 말을했다. 여인은 너무나 억울하고 슬퍼 소리를 지르면서 그렇지 않다고 어눌한 발음으로 말하면서 울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 현실이다.
내 속에는 두개의 감정이 상반되는데 언젠가는 꼭 그 일을 다시 해 보고 싶다는 것이고 그것이 단순한 죄책감이나 부채감이라면 (혹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거라면)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다. 그런 탓에 책이건 텔레비전이건 장애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열심히 보게되니 이 책도 그래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부채감이나 죄책감을 어느정도 해소하게 되었고 내가 이 일에 진심으로 관심이 많고 꼭 하고자 하는 소망이 있다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되었다. 이 책속에 나오는 현실은 60년대 전후 독일의 현실이지만 결국은 독일보다 복지가 한참 뒤진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특히, 모든 복지사업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계몽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계몽이 필요한 사회이다. 이 책속의 독일도 그 무렵 꼭 그랬다. 장애아를 데리고 백화점에 가니"가스실에 갈 아이가 여기 또 있네"라고 하는 극우나치주의자가 존재하는 사회. 중증장애인을 휘체어에 태우고 공원에 나가니 지나가는 여인이 안 됬다는 듯이 "어떻게 이런 자녀를 두셨냐?"고 말하는 사회. 사실 우리 사회도 꼭 그렇다. 동네의 아줌마들이 하는 얘기속에 장애아가 우리 동네의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되는데 싫다고 얘기를 한다. 튀는 것 같아서 그렇지 않다고 말을 못 한 나는 끝내 그 사람의 얼굴을 좋게 볼 수 가 없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나쁜 사람도 아니고 나름대로 양심지키고 사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장애는 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친척 가운데 장애인이 있어도 장애를 능력미달로 보는, 그리하여 내 발등에 떨어져야 내 문제로 여겨 "단지" 억울해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 나라의 경우는 아니지만 어찌 되었거나 장애아를 자녀로 둔 부모의 솔직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장애자녀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될 때의 첫 느낌부터 시댁과의 갈등, 부부간의 갈등, 비장애 자녀의 문제, 교육과 사회적 배려의 문제가 체험에 의하여 여실히 드러나 있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장애자녀를 둠으로하여 활동에 재약을 받는 엄마들의 고통이 가감없이 그려져있다. 하루종일 장애자녀의 뒤치닥꺼리를 해야해서 즐거운 모임에도 갈 수 없고 의료비등 두배로 드는 비용 때문데 더 힘들어지는 경제상황에도 일을 하여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없는 엄마들의 갈등과 심리적 압박감. 더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책은 우리 나라에서 몇권 나온 적이 있는 것과 같은 장애자녀교육의 성공담이 아니라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간승리로 떠 받들어지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몇몇의 경우도 중요한 사례지만 평범한 부모들이 평범하게 갈등을 겪으면서 적당히 포기하고 생활에 변혁을 겪어가면서 장애자녀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찾아가는 기록이어서 이 책은 더 소중하게 읽힌다. 더불어 우리 나라에도 이런 기록이 많아져서 장애의 문제를 특별한 배려가 아닌 생활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복지로 가깝게 느끼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인상깊은구절] 저는 모든 장애인들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 많이 이해 받길 원하고 그들이 더 존중받길 원합니다. 더 광범위한 의미로 말하자면 의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이들을 도와주는 모든 기관들로부터도 더 많은 이해와 존중을 받길 원합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 스스로가 장애인들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취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에 대해 알아야 하며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자극한다거나 모욕을 주고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배제시켜서는 안 됩니다. 저는 특히 이부분에 대해선 아직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반 삶들에게 장애인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교육자들 중에서도 장애인 시설을 위한 교육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의 교육자들에게까지 이러한 인식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근본에 있어서 이것은 저 깊은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철저한 과정입니다. 만일 모든 교육기관에서 장애인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과 장애인들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아주 조금이라도 교육을 시킨다면 정말 기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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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두 눈과 들을 수 있는 귀와 말할 수 있는 목소리,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사지를 주신 그분께 먼저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교수님의 추천에 의해 거의 억지로 읽은 책이긴 하지만 그동안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이 조금은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내가 장애인이 아니기에 그들이 겪는 고통과 또 그 부모들이 겪었을 모든 노고들을 이해한다는것 자체는 역시 무리였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다르게 보는 아이들. 그리고 이 아이들과 살아가야 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들. 누구도 이 세상에 나올때 자신의 모습을 결정지을 수 없듯, 누구도 이 아이들과 부모의 각본 뻔한 삶을 결정지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가지지 않은, 혹은 그런 가족을 두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틀속에 끼워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에 속해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이니까. 은연중이라도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그들은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흔히들 말하는 사회적인 편견이라면 적어도 직접 장애를 경험하지 않는 이상 이 편견의 벽을 깨는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나마 조금은 장애인에 대한 내 시선이 바뀌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마음보다 동정심이 더 많이 드는 것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인상깊은구절] 저는 모든 장애인들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 많이 이해받길 원하고 그들이 더 존중받길 원합니다.....사회의 모든 구성원들 스스로가 장애인들에 대해 올바른 태도를 취할 수 있을 정도로 그들에 대해 알아야 하며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자극한다거나 모욕을 주고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배제시켜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