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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 계층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가끔 인터넷에 올려진 시사적인 게시물의 댓글을 읽다보면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정도로 갈등이 심해졌나 싶어 걱정 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이 전 부터 잠재하고 있던 소지가 불거져 나온 것이겠지만 이 정도로 심각해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첨예한 대립의 구도가 점차 확산되고 있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전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는 아이와 차를 타고 가는데,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 행사를 보고 아이가 묻길래 설명해줬더니 아이 입에서 '그럼 수구꼴통이네'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벌써 갈등의 양상을 이해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구분짓고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제 겨우 자기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하는 나이에 벌써 판단력이 한 편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 같아 덜컥 겁이 나더군요.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문득 내가 그 나이에 읽었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검색을 했더니 예전에 내가 읽을 때는 책이 2권인가 3권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10권으로 완간 되었더군요. 만만찮은 가격에 움찔했지만 판단력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는 생각에 완질을 구입했습니다. 한마디로 유쾌한 갈등, 통쾌한 해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좀 있고, 서구적 해학미를 지닌 돈 까밀로 신부님과 공산주의자 읍장인 뻬뽀네의 좌충우돌을 정말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일단 아이가 책에 푹 빠져있습니다. 간간이 웃음소리가 거실밖까지 들리는데 마흔이 넘은 저도 그 못지않게 큭큭거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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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국내 최초 완역판 전집'이라는 것이다. 내용은 물론 좋다. 두말할 것도 없다.
세트인데 박스가 없다는 게 어이없음. 그럴경우 박스가 없는 묶음도서라고 표시해주더니..-"-
내용에 관해서는 딱 한마디면 족하다. 안 보면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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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살았던 동네를 우연히 지나게 되었읍니다. 그 때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던 건물들과 집들이 너무나 작고 아담했읍니다. 다니던 초등학교에도 들렸읍니다. 정말 자그마 하더군요. 그래도 올망졸망한 건물들 하며 자그마한 운동장이 너무 정겨웠읍니다. 운동장 계단에 앉아 지난 날을 회상에 빠졌읍니다. 키가 엄청 컸던 씩씩한 혜경이, 언청이라 놀림받던 구순구계열을 앓던 순둥이 민구, 장난꾸러기 쌍둥이 형제 천수, 지수 등 수많은 친구들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녁마다 동네 집집마다 굴뚝으로 피어오르던 연기하며, 동네 어귀에서 짖어대던 동네 개들의 울음소리까지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중학교 때 소중하게 간직하고 읽었던 책들 중에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시리즈가 있었읍니다. 백제 출판사에서 출판한 다섯권 짜리 였읍니다. 이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이탈리아 뽀강 유역의 자그마한 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마을 성당 신부인 돈 까밀로와 마을 읍장이자 공산당원인 빼뽀네, 그리고 십자가상의 예수님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이야기에 등장합니다. 급한 성격에 과격하며 말보다는 주먹이 더 빠른 돈 까밀로 신부와 무식하며 성격 급하고 주먹질을 더 좋아하는 빼뽀네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대립되는 이념의 정점으로 서로 정반대에 위치하지만 서로가 닮았읍니다. 순박하고 정이 넘치고 소탈한 성격의 사람들이지요. 또한 철없는 돈 까밀로 신부의 어리광이나 거짓말을 받아주는 예수님은 언제나 십자가 위에서 돈 까밀로에게 충고와 지혜로서 빼뽀네와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로 돈 까밀로의 내면의 소리, 즉 양심이라고 할 수 있죠. 때로는 돈 까밀로와 빼뽀네의 주먹질에 응원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뽀 강 유역의 이 자그마한 마을은 언제나 떠들썩합니다. 때로는 종교와 이념으로, 때로는 실업과 파업으로 바람 잘 날 없읍니다. 이렇게 항상 갈등과 대립 속에서 티격태격 다투지만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읍니다. 오히려 항상 대화와 타협으로 용서와 양보로 정말 너무나 인간적인 화해를 이루어 냅니다. 돈 까밀로와 빼뽀네는 항상 으르렁거리고 마치 견원지간마냥 다투지만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은근슬쩍 양보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속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뽀 강 유역 사람들처럼 소박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그리워 집니다.
이 번에 서교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는 10권 있더군요. 10권에는 예전에 읽지 못했던 돈 까밀로 신부가 공산당원으로 속이고 빼뽀네와 함께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으로 떠나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있더군요.
정말 무척 유쾌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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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한국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사실 모른다. 아는게 없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해보자. 70년대 이탈리아에 대해서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답하건데, 거의 없다. 그리고 내게 있어 70년대의 이탈리아는 이 책에 나오는 그 모습 그대로만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신부님, 공산당, 마을 사람들. 흐르는 뽀강. 일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 글로 이미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그 것이 외국인이라면 더더욱 그럴터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