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술 위주로 나온 책들의 공통된 문제점. 바로 재미 없음이다. 도대체 책에서 재미를 걷어내고 발기발기 찢어 이상하게 가공해 버리면 읽으라는 것인지, 작품을 미워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처음엔 호기롭게 집어든 책에서 막상 향기가 없다는 사실을 느끼면 참 암담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책은 논술 책으로 매우 잘 짜여져 있으면서도 원전의 향기, 재미, 깊이를 감해 버리지 않는다. 치밀하고 전문적 해설은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할 지언정 작품의 진면목을 가려 버리지 않는다. 읽고 나면 이방인을 샅샅이, 꼼꼼히 뜯어보고 난 뿌듯함이 느껴진다. 그래, 그랬구나 싶다. 어릴 적 읽은 뒤 남아 있던 쨍한 햇볕과 살인이라는 모호한 이미지가 이제야 부조리라는 그 흔한 단어와 맞아떨어진다. 이후로는 인생이 부조리하다고 느끼는 숱한 순간마다, 뫼르소를 떠올릴 것만 같다. 이방인을 읽어보고 싶다거나 이방인을 읽어야 할 필요를 느낄 때, 그런데 실존주의라는 개념이 부담스럽거나 부조리라는 말이 낯설다면, 그러나 작품의 음미와 이해를 돕는 좋은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 권한다. 청소년이 읽기에 참 알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