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한국의 역사 교육은 수능에서의 선택과목으로의 전락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전에 비해 상당히 부실해진 느낌을 준다. 한국의 역사교육이 소홀했던 결과가 몇 십년 아니 몇 년 뒤엔 처절한 결과로 드러날 것 같은 생각을 자주하곤 한다. 동북공정이나 일본교과서의 왜곡은 전주곡일 뿐이다. 스스로의 역사를 방기하고 내팽개치는 나라는 결코 미래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없다. 숨기거나 곡해되어왔던 우리의 기억들을 다시 찾는 이런 책이나 드라마의 작업들이 계속 진행되어야 하고, 이런 역사의 현실을 계속 부각시켜야 할 것이다. 모처럼 제대로 그리고 진작에 나와야 했던 책을 만난 것 같아 기쁜 마음이 앞선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는 이전에 자주 시청하던 프로였다. 하지만, 시간상 혹은 내가 가진 시스템의 한계로 녹화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지나갔던 많은 방송 분량들... 혹은 좀 더 화면 밖의 이야기나, 정확한 사료에 근거한 문서 등을 손에 넣고 싶은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되니....그동안 방영되었으나 놓쳐 보지 못해 아쉬웠던 방송분을 다시금, 활자화 된 책으로 접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고, 더불어 아는 것도 좀 더 정확한 데이터와 사료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서적들이 더 많이 발간되고, 한국역사의 특히 현대사의 어둡고 가리워졌던 곳을 제대로 알아가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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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지난 날 걸어온 길인데 역사책을 들춰보면 생각하게 된다. 저 시절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은 것일까? 그만큼 혹독했던 게 일제치하였고 지난 군사독재였다. 자유라곤 손톱만큼도 주어지지 않았고 낭만이라곤 입에 전혀 담을 수도 없었을 것만 같은……. 어찌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절로부터 참 많이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난 가끔씩 한다. 허나 한 번 생긴 상처는 무의식 중에 박히어 수시로 우리를 괴롭힌다. 선거철이면 언제나 등장하는 색깔론과 역사적 사건의 해석을 두고 벌어지는 실랑이. 미국, 일본 등의 국가들을 상대할 때마다 드러나는 입장 차이 등. 물론 각자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제 실익을 고려하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혹 세상의 손가락질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누가 뭐라 하기도 전에 제 자신의 의견을 검열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내게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자주는 시청하지 않았으나 혹 채널을 돌리다 발견하면 무조건 봤던 프로그램이다. 과거를 해석하는 눈은 승자의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제 아무리 견고하게 씌어진 역사책일지라도 사건의 모든 전말을 담아내진 못한다. 실제로 정권의 교체에 따라 수시로 우리의 역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건의 다른 면모만을 부각시켜 왔다. 난 과연 하나의 사건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단순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그 실체를 이해할 수 없는, 그만큼 우리의 역사는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리워져 있었다. 방송이라는 게 분량의 제약이 있는지라 모든 부분을 다각도, 파헤치는 데엔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우린 ‘안다’라는 말을 하기 부끄럽지 않았을까 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알지 못했던, 모두가 쉬쉬했던 과거가 뒤늦게나마 조명되는데, 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것이 진정 이 땅에서 벌어진 일이란 말인가? 온몸 가득 부인하고픈 일들로 가득 들어찬 지난 역사를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숨짓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밑거름이 존재했기에 우린 이만큼 성장한 것이겠지. 조금은 자조 섞인 말투일 수도 있으나, 무모하다 싶은 저항의 흔적들이 역사 곳곳에 묻어 있어서 난 행복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다 보니 아주 작으나마 균열의 조짐이 일기 시작한 것처럼, 그렇게 진보해 온 이 역사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지금 현재 우리는 온전히 자유로운가?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기존의 권위적인 분위기가 한 풀 꺾인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에도 기술되어 있듯 프로그램을 만들 당시까지도 침묵을 고수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제 발언이 혹 제2, 제3의 파장을 일으키고 제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버릴 수도 있음을 경계했다. 시대가 변한다 하여도 모든 걸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변한 건 아니었다. 실제로 이 책 속 사건들은 그 형태가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오늘날까지도 반복되고 있는 게 참으로 많다. 가장 앞장을 차지하고 있는 사례만 해도 그러하다. 얼마 전 적지 않은 희생이 용산에서 발생했다. 대책 없는 철거가 키운 화.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현재까지도 벌어진 죽음에 대해 책임지는 자는 아무도 없다. 기지촌 문제를 오늘날까지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성매매 문제와 완벽히 다른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자가 과연 있을까? 피해자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거나 아예 없다. 여성을 배제한 채 이 문제를 바라보는 한 우리는 결코 올바른 해결점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불평등한 SOFA 문제, 미국을 바라보는 혼재된 시선 등도 마찬가지. 이것저것 언급하다 보니 변화의 정도가 생각만큼 크진 않음을 깨닫는다. 시간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어도, 그래서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침묵을 고수하는 것이겠지? 침묵이 거듭될수록 진실은 어둠 속에 파묻히고,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은 저 세상에 가서까지도 제 가슴을 칠 것이란 상상을 하니 눈앞에 뿌얘졌다. 어디서부터 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만 하는 건지……. 비밀이 없었으면 좋겠다. 역사가 품은 비밀은 마치 썩어버린 고인 물과도 같아 모두를 쉬쉬하게 만들기 위해 또다른 폭력이 동원되어야 하며 존재를 비틀기 위한 부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린 참으로 많은 검은말을 양산하며 살고 있다. 아마도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지금 몸서리치고 있는 자들이 겪은 것과 흡사한 크기의 고통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훗날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 골똘히 머리를 싸매고는 지금 우리가 써 내려가고 있는 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연구할 누군가도 분명 있을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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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PD들이 엮어낸 책입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묵직한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면서...
참혹하고 처절한 우리의 발걸음을 되짚어보면서...
조정래님의 말처럼 역사는 느리지만 발전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이 땅에서 피어오른 비밀과 거짓말을 한자락 들추어보며 또 다시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했네요.. 아직도 그 거짓말들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언젠가...... 나이 40이 넘어서는 마냥 푸념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40년을 살아오면서 뭔가 했어야지...그러니 네게도 책임이 있어..뭐 이런 뜻으로 들렸습니다만...^^; )
그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어렸을 때라 마흔이라는 나이가 가슴에 쉬 와닿지 않아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민족주의자도 아니고 국가관이 아주 투철한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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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갑자기 쏟아진 현대사에 대한 관심, 그만큼 가려졌던 진실이 컸던 탓일게다. 상당 부분, 이제는 진실의 윤곽이 그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름없는 희생자들이 있다. 현직 검사가 더이상 과거 중앙정보부와 검찰의 관계를 모르는 현실, 한편으로 역사의 발전을 증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영영 사라지는 역사의 진실을 뜻하기도 한다.때문에 더 늦기 전에 찾아내는 단편적인 사실의 조각들은,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소중하다. 그리고 그 조각들의 기록은, 후대에 그려질 완벽한 그림을 채우게 될 것이다. 한쪽에서는 덮으려 했던 그림, 그 그림을 되살리는 과정이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