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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크하르트 슈피넨은 그의 저서 ‘책에 바침’에서 말했다. 부적절한 책은 없다고, 다만 우리가 책을 부적절한 시간, 부적절한 장소에서 만났을 뿐이라고. 내가 즐기지 못한 책이 다른 누군가에겐 인생도서일 수 있으며, 모두가 사랑하는 베스트셀러가 내겐 부적절한 책으로 다가올 수도 있단 이야기다.
부적절한 시간이 문제였거나, 혹은 부적절한 장소가 문제였나 보다. 이 책, ‘쇼트, 영화의 시작’은 내게 부적절한 인상으로 남았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 책이 내게 부적절했는가, 더 나아가 이 책은 누구에게 적절한가. 해당 리뷰를 통해 질문에 답을 얘기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개론서라기보단 학술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개론서라기보다 교재라는 인상이 짙다. 수업이나 강의의 자료로 제시되었을 때 보다 빛을 발하는 교재 말이다. 때문에 보다 학술적인 목적에서 책을 찾는 이들에게 유용하고 적합한 도서라 비친다. 가령 화면비율(프레임)에 대한 언급이 책 속에 있다. 개론서였다면 화면비율에 관한 간략한 역사, 그리고 여러 화면비율의 기능과 특성(가령 영화 ‘마미’ ‘사울의 아들’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이다’ 등의 영화들 속에서 화면비율이 갖는 저마다의 기능과 특성)에 대한 서술이 책장을 채웠을 것이다. 하지만 학술지게 가까운 이 책은 화면비율에 대한 학술적인 인용문 위주로 책장을 채운다(“장 르느와르는 와이드 스크린을 얼굴 클로즈업에 대한 일종의 사형선고라 말한다.” “에이젠슈타인은 프레임에서 정사각형 비율이 없는 것을 애석해했다.” 등등의 문장을 인용/나열한다). 때문에 폭넓은 정보보단 깊이 있는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권할만한, 포괄적인 실용지식보다 학술적인 전문지식을 취하고픈 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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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란 영화의 시작이다. 영화를 만들거나 영화를 분석할때 쇼트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된다. 쇼트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영화의 한장면이 전환되기 이전까지를 한 쇼트라 부른다. 쇼트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한 쇼트를 만들기 위해 감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각해야 하고 결정해야 하는가에 대해 알려야 하며, 또한 하나의 쇼트가 어떻게 영화 전체와 연결시켜 고찰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쇼트란 개념은 배우기 보다는 경험에서 많은 배움을 터득할 수 있다. 감독들마다 특유 개성각한 쇼트들이 있다. 가장 유명한것은 마틴스콜세세지 감독 특유의 롱쇼트가 유명하다. 그만큼 쇼트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감독을 가장 잘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이 미숙하다면, 어디서 이런것들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겠는가? 이책은 우리가 실전에 앞서 우리가 생각해야될 근본적인 부분과, 우리가 이해해야될 기본적인 방법들이 담겨 있다. 쇼트는 단순하다면서도 복잡하다. 이책은 쇼트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생각, 땀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고, 잘만들어진 쇼트가 하나의 세계, 영화감독의 철학과 미학이 담긴 작은 우주라는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