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삶이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입이 쩍~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지난날들을 보고 있자니, 그리고, 그 마음이 38년전이라 생각하니... 그 먹먹함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사실, 그의 글들이 모두 재미나게 읽혔던 것은 아니다. 조금 생뚱 맞기도 했고, 쓰여진지 오래되어서인지...내가 지금 왜 이렇게 내가 살고 있는 현재와 동떨어진듯한, 남의 나라에 살던 남의 나라 작가의 글을 읽고 있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는 시대가 다르고, 살던 나라가 다르다 하여도...어쨌거나, 그 본질은 같은 것이지 않을까? 작가 연보,를 보니...나는 항상 징징거리고, 주저하고, 초조해하거나...걱정만 하면서 보낸 시절들을 그는 나름 꽉찬 인생의 이야기들을 채워버린 것 같아 살짝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러움마저, 그냥 소파에 에어컨 틀고 누워서 과일이나 씹어먹으며 글을 읽고 있는나에게는...뭐랄까, 그냥...천박한 호기심 혹은 경박스러운 끌림인 것 같아서...혼자서 슬그머니 '이건 아니지'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성장배경부터 다이나믹하고, 세계대전을 겪고, 황금기를 보내고, 말년에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일을 하고, 그 마무리 마저 비범하게 해버리는 작가에 대한 애정은...글이 줄 수 밖에 없는 간접 체험의 즐거움이리라. 하지만, 이 즐거움은 코메디 프로를 볼 때 같은 헛웃음이 아니라, 좋은 글을 만나고, 살아보지 않았던 삶을 만나고, 잠시나마 그가 되어보기도 하고...한 인생의 시작과 마감을 전체적으로 훓어볼 수 있었음에 대한...감동, 먹먹함...뭐 그런 즐거움일 것이다. 이미 사둔 그의 책들을 마저 읽어야할텐데...그의 작품을 다 읽어버리면, 그 순간부터 멀리 멀리 떠나갈 것 같아서, 통장에 저금하듯이 책꽂이에 두고 바라만 보고 있다. 한 시대에 이런 작가가 있었음은 정말 축복할일이지. 간만에 폭풍 독서 중이다. 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