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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사람을 죽이게 된 사내 이야기...[데드맨]
"얼떨결에 사람을 죽이게 된 사내 이야기...[데드맨]" 내용보기
1. <데드맨 DEAD MAN> 짐 자무쉬 감독이 1995년에 만든 작품으로, 고단한 서부 시대를 바탕으로 인디언과 흰둥이들의 삶을 흑백으로 느리면서도 빠르게 보여준다. 일자리를 찾아 머나먼 서부까지 갔다가 사람을 죽이게 된 이가 겪게되는 일을 그렸다.   2. 어버이가 돌아가신 뒤 윌리엄 블레이크(조니 뎁)는 기차를 타고 미국 동부의 클리블랜드에서 서부로 일자리를 찾아간다. 가
"얼떨결에 사람을 죽이게 된 사내 이야기...[데드맨]" 내용보기

1.

<데드맨 DEAD MAN> 짐 자무쉬 감독이 1995년에 만든 작품으로, 고단한 서부 시대를 바탕으로 인디언과 흰둥이들의 삶을 흑백으로 느리면서도 빠르게 보여준다. 일자리를 찾아 머나먼 서부까지 갔다가 사람을 죽이게 된 이가 겪게되는 일을 그렸다.

 

2.

어버이가 돌아가신 뒤 윌리엄 블레이크(조니 뎁)는 기차를 타고 미국 동부의 클리블랜드에서 서부로 일자리를 찾아간다. 가도가도 끝이 없다. 타고 있는 손님들만 바뀌어 깔끔한 옷차림에서 총을 든 카우 보이들로 넘어갈 때쯤 바라던 곳에 이른다.

 

안경을 끼고 양복을 입은 블레이크는 편지로 찾아 오라고 한 머신 마을의 디킨슨 제철소에 들어간다. 사무실을 찾아 책임자인 듯한 사내 앞에 선다. "안녕하세요. 일자리가 있대서 왔는데요" "무슨 일자리?" "이 편지에 경리 자리를 준다고 써있습니다" "아니, 두 달 전 소인이 찍힌 편지잖아...올라프슨!" 다른 사내가 다가온다. "이 사람이 이미 들어왔어요. 당신은 자리가 없어요"

 

쩝...이런 황당할 데가 어디 있담...있는 돈 없는 돈을 다 긁어 모아 산 넘고 물 건너 서부까지 왔는데, 나한테 이럴순 없어...그냥은 못 가지..."디킨슨씨를 만나 이야기 해야겠습니다" 블레이크는 다시 말한다. 끝내 디킨슨(로버트 미첨)을 만나지만, 다를 바가 없다. 디킨슨은 언제 편지를 보냈냐는 듯이 차갑게 쫓아내기만 한다.

 

참 웃기는 일터다. 오라고 했으면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 사이를 못 참고 새로 뽑다니. 이거 노동법에 어긋나잖아. 노동부에 고발해버려...그런데 서부엔 노동부가 없는 시절이니 어쩌지. 달리 갈 곳도 없고, 다시 머나먼 동부로 돌아갈 수도 없고...한잔 하고 보자...술집에서 술 한병 사서 집 밖 계단에 앉아 한 모금 들이킨다.

 

그 때 어떤 사내가 술집에서 데리고 나온 계집을 길에 밀어 넘어뜨린다. "너같은 것보다 갈보가 더 나아" 블레이크가 다가가 넘어진 계집을 일으켜 세워준다. "내 꼴이 우스워요?" "아니요, 저 사내 놈을 내가 때려주려다 참았어요" "잘 했어요. 아주 나쁜 놈이에요. 그런데 나를 여기서 다른 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어요?" "내가 데려가 줄게요"

 

3.

블레이크는 종이꽃을 만드는 일을 하는 텔 러셀(미리 애비틀)을 따라가 그 방에서 잔다. 그런데 낯선 사내가 불쑥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 "찰리..." 찰리는 텔한테 말한다. "난 떠나기 싫었어. 사랑해. 당신은 내 마음 속에 있어...미안" 그러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것에 성이 난 텔은 "난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 하고 돌아서 나가는 찰리 뒤꼭지에다 내뱉는다.

 

꼭지가 돈 찰리는 곧 돌아서서 총으로 텔의 가슴을 쏜다...탕...으윽...같이 침대에 있던 블레이크는 엉겁결에 텔을 감싸 안는데 텔의 가슴을 뚫고 나온 총알에 가슴을 맞는다. 이젠 나도 못 참아. 블레이크도 총으로 찰리를 쏜다. 처음 쏜 총이라 세발만에 찰리 몸에 총알을 박는다...탕...꽈당...뜻밖에 사람을 죽인 블레이크는 놀라 속옷 차림으로 말을 타고 달아난다.

 

뿔이난 디킨슨은 총잡이 셋을 불러 놓고 외친다. "내 아들을 죽인 블레이크 이 놈을 데려와. 살았든, 죽었든 반드시 데려와...그 놈이 타고 간 내 얼룩말도 찾아와" "말은 이 시점에서 꼭 찾아야 하나요?" 총잡이 하나가 말대꾸를 하자, "입 닥쳐. 놈과 말을 찾아와"

 

죽은 아들의 앙갚음도 해야 하지만, 아끼던 말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디킨슨 사장, 아들은 이미 죽었으니 총잡이가 앙갚음 하면 되고, 그래도 돈은 돈이지...얼룩말만 안 타고 갔더라도 내 마음이 덜 아팠을텐데...이런 마음일까?

 

4.

총을 맞고 달아나긴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쓰러진 블레이크, 운이 좋게도 마음씨 좋은 인디언 노바디(게리 파머)를 만나 살아난다. 블레이크가 깨어나자 노바디는 묻는다. "담배 갖고 있어?" "전 담배는 안 피우는데요" "아니 뭐..." 이제껏 영어로 말하던 노바디는 성이 난 얼굴로 인디언 말로 주절주절 해댄다. (...목숨을 살려줬더니 담배도 안 갖고 다녀...이런 나쁜 흰둥이 같으니라고...)

 

혼자 일하는 게 몸에 베인 총잡이들이 같이 다니려니 엉망이 된다. 서부에선 등을 보여주면 안된다. 한마디 나무라고 뒤돌아서면 등에 총을 맞기 때문이다. 총 앞에 정의나 의리, 규칙 따위는 다 쓰임새가 없다. 총잡이들은 그냥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편을 가리지 않고 총을 쏘아댄다.

 

들판에서 만나는 서부의 사나이들은 모두 사나이답지 못하다. 그저 현상금 500달러가 걸린 블레이크를 잡으려 눈이 벌겋게 돌아다닐뿐...게다가 상금이 2,000달러까지 올라가니 아낙네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나기까지 한다. 돈이라면 악마하고도 손 잡을 사람들이다.

 

오로지 인디언 틔기인 노바디만 제 정신이다. 그러니 언제나 '멍청한 흰둥이놈' 한다. 어릴 때 흰둥이들한테 잡혀 영국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달아나 다시 돌아왔지만 이쪽이나 저쪽에도 몸을 두지 못하고 떠돌아다닌다. 인디언 이름이 '악세바치'인데, 그 뜻이 '아무도 모른다'여서 노바디로 불린다.

 

노바디가 안경을 가져간 탓에 "안경이 없어 잘 볼 수가 없어요" 블레이크가 말하자, "그래서 더 잘 볼 수도 있어..." 하는 인디언 노바디. "날마다 밤마다 행복에 겨워하는 이들도 있고...날마다 밤마다 끊임없이 어둠 속에 사는 이들도 있다"며 세상이 우둘투둘한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5.

인디언 노바디의 입을 빌어 짐 자무쉬 감독이 말하는 삶에 대한 생각을 깔아놓아 맛이 다른 영화다. 가끔은 웃기기도 한다. 옆의 총잡이가 "달이 부른다"고 하자, 제 남대문을 바라보는 총잡이..."어쩐지 춥더라" 바지의 열린 대문을 추스리며 하는 말이다. ㅋㅋㅋ. 느린 듯 하면서도 팽팽하게 이끌고 가지만, 뒤로 갈수록 조금 늘어져 하품이 나올 수도 있다.

 

죽은 사람과의 여행은 그 누구도 반기지 않는다...영화 첫 머리에 나오는 글이다. 알듯 모를듯 아리송하다. 흑백으로 꾸몄지만 화면은 깨끗하다. 소리도 좋고, 잘라낸 장면을 보여주는 보너스도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b******g 2007.08.19. 신고 공감 0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