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표지와 뒷표지
이 책은 우리 아파트에서 습득한 책이다. 누군가 버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궁이라는 제목에서 호기심이 느껴졌다. 몇 년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였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이 책은 드라마의 장면을 활용해서 만화형식으로 꾸민 책이다. 그래서 부제가 「MBC드라마 사진만화」인 듯하다. 책의 격조가 높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흥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책을 펼쳤다. 이 책에서 느낀 마음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오랜 만에 사진만화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수십 년 전 학창시절에 이런 형식의 작품을 본 기억이 난다. 그것은 추리물을 사진 형식으로 꾸민 것이었는데, 칼라가 아닌 흑백이었고 화질은 물론 지질도 좋지 않았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내용은 잊었지만 사진이 좀 더 선명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느낀 기억이 난다.
그 책에 비하면 『MBC드라마 사진만화 궁』은 그런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린 완벽한 책이었다. 고급종이에 선명한 칼라인쇄였으니까……. 좋은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린 시절에 이런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나는 좀 더 아름다운 꿈을 꾸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둘째,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힘겨웠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의 내용을 몰랐기 때문인 듯하다. 나는 드라마 궁을 보지 못했으므로 내용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었다. 이 책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해방이 된 후 대한제국 황실이 복원된 것으로 가정하고 꾸민 만화를 드라마로 각색했고, 이 책은 드라마를 바탕으로 다시 만화로 꾸민 것이다.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꾸밀 때는 드라마에 알맞은 적당한 기법을 사용했을 것이니 시청자가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드라마의 장면을 만화로 꾸미는 것은 그렇게 원활하지는 않을 것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내용 전달이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의 정서에 맞게 꾸민 듯하다. 그러니 나로서는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할 것이다.

셋째, 궁을 사랑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궁이 드라마로 방영될 당시에 많은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애청을 한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추억이 되리라고 본다. 특히 드라마에서 주역을 맡았던 탤런트(윤은혜, 김정훈, 송지효, 주지훈 등)들의 인상적인 열연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그들에게 애정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멋진 앨범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작품이라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와 만화가 조화를 이룬 특이한 형식의 작품이다. 또한 작품의 완성도도 이미 검증이 된 작품이다. 그런 형식을 잠시 즐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