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그런 가해자이자 피해자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만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근래에 만화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전통적인 출판(문자로 된 책)과 영화(이미지로 된 영상물)의 `중간계`로 회화와 사진과는 다른, 조금은 과장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만화의 서사구조는 영화와 아주 흡사한 면이 있는데, 최근 만화의 영화화, 드라마화 열풍이 불고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이번 `포토 리뷰`에서는 적당한 만화집을 하나 소개한다. 각종 매체에 기고된 만화를 엮은 일러스트집이다. * '포토 리뷰'는 사진을 통해 책을 소개하는, 새로운 시도의 기사입니다. - 편집자주 기사 바로 가기 |
| 사고 후회하지 않는 책중 베스트 5 중에 들거 같다... 인터넷을 통해 유명해지는 만화들이 많은 와중에... 자기만의 색깔과 자기만의 생각이 뚜렷이 보이는 그림과 내용이었다... 글로 다 표현을 못할 정도다... 감동으로 지금까지 기분이 붕 뜬다... 인기 있고 가벼운 농담으로 가득차서 금방금방 떠오르는 끼로만 똘똘 뭉친 인터넷 만화만 간간히 보다...(이런 만화가들을 비방하는건 절대 아니예요...이런 만화도 좋아해요!) 이런 만화도 있구나 하면서 많이 감동받았다... 석정현씨가 이후에도 또 다른 책을 낸다면 주저않고 사겠다... 이 만화를 보면서 일본과는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만화세계가 만들어져가는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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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석정현을 모른다는 사람들도 영화''괴물''을 만화화 하는 작가라고 하면
무릎을 탁 칠만한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작가.
그 작가의 데뷔때부터 현재의 모습을 이 한권으로 볼수 잇는 것은 뿌듯함을 준다.
마치 한명의 작가가 만화가로서 어떻게 성장해왔는가?.. 마치 성장기를 보는 듯하다.
내용들이 단편위주의 빠른 호흡이어서 만화를 보는 재미가 더한다.
만화와 함께 만화한편 한편을 그릴때 마다 느꼈던 생각과 잡상들을 글로써
설명해주면서.
마치 작가와 함께그 시점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게 해 준다.
아무틋 이 만화책 한권을 보면서 정말 잘 차린 한정식을 먹은듯한 생각이 드니 든든하다.~ [인상깊은구절] 만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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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최초의 독자
“재밌다아~! 이거 다음 안 그려?” 순간 홱 걔 얼굴을 돌아봤는데, 은테 안경 너머로 날 보며 씨익 웃은 모습이 글쎄 그 당시 최고 하이틴 모델이었던 이의정 저리가라였다. 또 가슴이 콩닥콩닥 댔다. 걔는 내 인생 최초의 ‘팬’이었다. 나는 걔를 위해서 자나 깨나 열심히 다음 편 스토리를 생각해야 했고, 그 덕분에 생애 최초로 ‘창작의 고통’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나는 처음으로 16페이지에 달하는 구상 콘티를 그려냈는데, 이번에는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얘기였다. 쉬는 시간이고 수업시간이고 상관없이 걔랑 찰싹 붙어 앉아, “여기는 이렇게 했으면 더 웃기지 않을까? 아냐, 너무 현실감이 없어.” 하며 작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편집회의에 열을 올렸다. 내 생애 최초의 ‘담당기자’ 겸 ‘편집자’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생애 최초의 짝사랑의 시작이기도 했다. 나랑은 ‘신분’이 다른 애와 이렇게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다니. 2주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240 - 241쪽 발췌)
작가의 생애 최초 독자는 중학교 짝이었단다. 2주마다 짝을 바꿔 앉아야 하는데 그때 짝이 되었던 여자아이. 공부깨나 한다는 모범생. 단정한 단발에 깔끔한 은테 안경. 흰 남방에 청바지. 수업시간에 만화나 긁적이는 문제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애. 그런 아이가 작가가 쓰고 그린 생애 최초로 제대로 된 서사구조를 가진 명랑 극화를 재미있게 봐 준 것이다. 최초의 작품에 제대로 된 최초의 독자가 있게 된 셈이다. 그러니 우리의 문제아는 짝을 위해 자나 깨나 열심히 스토리를 만들고 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실상 문제아가 어엿한 한 작가로 탄생하는 데는 한 사람의 독자로도 충분할 수 있다. 더구나 만화에 관한 우리의 인식이 불량식품을 대하듯 하지 않았던가. 작가 또한 고등학교 시절에 참고서비와 용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너무나 갖고 싶었던 만화책을 사다가 집에 들여 놓고 몰래 보다가, 부모님한테 들킬 위기의 순간에 방 창문 밖으로 책들을 버린 기억이 있단다. 그런 환경에서의 짝사랑 대상이 될 만한 이성이 가장 첫 독자였다면 그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 작가 정신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봐 온 프로들은, 자기가 프로인 줄도 모른다. 단지 자나 깨나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생각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보수에 대해서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프로나 아마추어의 문제를 떠나, 자신이 노력하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당연한 절차에 불과하다. ‘마약’과 같은 마감도 아무나 겪을 수 있는 만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단 한 편의 만화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 내내 잠자고 밥 먹고 응가하는 시간 내내 자신을 혹사시키는 그야말로 ‘프로’만이 맛볼 수 있는 쾌감이기 때문에. 게다가 자신이 써낸 글과, 머리가 그려낸 그림이 어우러져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그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다는 사실만큼 몸서리쳐지게 기쁘고 뿌듯한 일이 또 있을까. (180-181쪽 발췌)
막 작가로 데뷔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자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글이다. 작가 이력을 다시 살펴본다. 76년생의 젊은 피. 극사실화를 추구하면서도 개그만화를 즐겨 그린다. 깊고 심오한 색감으로 풍부한 테크닉을 구사하면서도 시사만평을 그린다. 완벽에 가까운 데생이지만 시시한 일상이 주는 얄팍한 감상을 스케치한다. 묵직한 극화를 열망하면서도 한때 순정만화가라고 불렸던 걸 좋아한다. 『Expression』은 지난 4년 동안의 그 사랑이 남긴 흔적들이다.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 소개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이력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작가의 첫 번째 작품 모음집이라서 그런지 참 다양한 형식에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발표할 매체에 맞는 내용과 형식으로 그리고 쓰다 보니 참 다양하게 되었겠지만 무엇보다 이제 막 출발한 작가의 작품집이라서 실험적인 성격을 띠어서 그럴 것이다. 그러기에 신인다운 열정과 작가 정신이 느껴진다. 스토리 전개가 아직 거칠고 주제의식도 약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번 작품집에서 보여준 열정과 작가 정신으로 계속 작업한다면 다음 작품을 봐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