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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니노 발레리 감독이 1973년에 만든 <무숙자 My Name Is Nobody>는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총싸움을 하면서도 보는 이들을 실실 웃게 만드는 영화다. 그러면서도 세상이 바뀌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하며, 몸가짐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한다.
2. 마을로 총잡이 세 사람이 말을 타고 온다. 그리고는 이발소에 들어가 이발사 입에다 비누거품을 만드는 솔을 물리고, 아이한테는 비누를 물려 말을 못하게 만든 다음 기다린다. 한 사람은 이발소 안에서, 또 한 사람은 밖에서 소젖을 짜면서, 또 다른 사람은 밖에서 말을 손질하면서.
총잡이 한 사람이 길을 따라서 걸어오는데, 이발소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면도를 해달라고 한다. 얼굴에 묻은 비누거품을 따라 지나가는 면도칼이 수염을 자르는 소리가 사각사각 거린다. 칼이 목에 닿을 때쯤, 밖에 있는 사내들도 안쪽만 바라 본다. 같이 총을 쏘겠다는 뜻.
그런데 턱을 따라 목으로 내려갈 때 이발하는 사내의 거시기에 뭔가가 턱 걸린다. 이게 뭐야...내려다보니 의자에 앉아 있는 총잡이의 총끝이 닿아 있는 게 아닌가... 이젠 살살 면도를 해줄 수밖에. 면도를 끝내고 돈을 주고 나오는 척 하다가 총잡이는 총을 뽑는다. 눈깜짝할 사이에 안과 밖의 세 사람은 총을 맞아 쓰러지고...갇혀있는 이발사와 그 아들은 나와 말한다. "그 사람보다 더 빠르게 총을 쏘는 사람이 있나요?" "아니 아무도 없어 (Nobody)"
3. 나이가 들었지만 잭 보러간(헨리 폰다)은 아주 이름난 총잡이다. 1880년대와 1890년대를 주름잡는다. 누구도 그보다 빠르게 쏠 수가 없는데, 제 총솜씨를 뽐내고 하는 사내들은 모두 잭과 한판 붙으려 한다. 이기면 총솜씨가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되는 거고, 지면 목숨이 달아난다. 이름 나려고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사내들이다. 더 큰 일에 목숨을 걸어야지...
잭과 맞붙으면 총을 맞을 게 뻔한데도 제 목숨을 걸고 덤비는 사내들 때문에 잭은 귀찮기만 하다. 이젠 싸우는 것도 싫어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갈 생각까지 한다.
어릴 때부터 잭을 본받고자 무진 애를 썼던 젊은이가 어느 날부터 잭을 따라 다닌다. 이름도 없다. 그냥 노바디(테렌스 힐)라 한다. 그런데 총은 무척 빠르게 쏜다.
술집에서 크고 작은 술잔 네 개에 술을 따라 놓고는 한 잔씩 마신 뒤 뒤로 던지고 몸을 돌려 총으로 쏘아 맞히는 내기를 한다. 노바디가 잘 할 수 있을까? 술이 약한지 한 잔 마시면서 술 말고 소젖으로 하면 안되겠냐며 너스레를 떤다. 술에 빠져 비틀거리며 총을 쏘아도 빗나가는 총알이 없다.
노바디의 솜씨를 본 셜리반(진 마틴)은 2,000달러를 풀어놓고는 말한다. "잭을 죽여주시오" 돈내기를 해봐야 기껏 200달러를 번 노바디는 입맛이 당길 수밖에. 돈을 주머니에 넣는다.
4. 곳곳에 웃기는 대목이 많다. 술집에서 총을 잘 쏜다고 나섰던 사내가 노바디와 마주 섰을 때, 총을 뽑아야 하는데 노바디가 사내의 따귀를 때리고 먼저 총을 뽑는다. (으잉, 언제 총을 뽑았지...) 다시 해봐도 제 뺨만 아프다. 또 해도 마찬가지... 번개같이 사내의 뺨을 때리고 총을 뽑는 노바디의 솜씨는 우습기도 하고 놀랍다.
노바디가 날아가는 벌레를 손으로 잡아 포대 위에 놓고 막대기로 때려 죽이려 한다. 몇번을 위로 들어올렸다 내렸다 하다가 내리친다. 벌레 쪽이 아니라 뒤쪽으로... 지나가는 노바디 뒤로 웬 사내가 쓰러진다. 꽈당...노바디를 몰래 겨누었던 다른 사내가 몽둥이를 맞은 셈.
노바디를 죽이러 나온 사내들을 돌아가는 나무 인형으로 골려줄 때도 즐겁다. 총을 쏘아 당구공을 날아가게 만드는 노바디와 잭의 총솜씨도 눈길을 끈다.
노바디와 큰 길에서 총싸움을 벌인 뒤 '가장 빨리 총을 쏜 사나이 잭 보러간, 여기 잠들다'는 팻말이 걸렸다. 한 때를 주름잡던 총잡이 잭은 가고, 노바디한테 총잡이로 오래 살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는 글만 남겼다.
"일을 크게 벌리지 마. 그러면 사람들이 네 삶 가까이로 와서 삶이 힘들게 되거든... 세상이 바뀌고 있어. 이제부터는 좋아하는 일을 마음대로 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될거야. 그래도 늘 조심해야 해...면도를 해주는 이발사부터..."
디비이디는 깨끗하다. 화면이나 소리는 좋다. 그런데 다른 보너스는 두고라도 예고편마저 없다. 싼 값에 즐겁고 이름난 영화를 본다고 마음을 달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