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몇 가지 것들이 있다. 나같은 경우는
일요일에 디즈니만화동산을 보며 먹는 코코볼 웅진에서 나온 한국의 역사,세계의 역사 책 100원짜리 쌍쌍바와 10원짜리 땅콩캬라멜 꼬마 미미시리즈 교실패키지 남극에서 온 펭귄 동화책 색깔별로 물감 푼 물을 담아 논 미에로화이바 병 그 미에로화이바 병으로 하던 육각수 놀이 역시 웅진에서 나온 핑구 비디오시리즈 또 웅진에서 나온 비쥬얼박물관 비디오 및 책 시리즈 마법소녀리나 주문을 생방으로 받아 적어놓은 메모 성마른 운동장에 주전자로 그린 라인에서 힘차게 하던 발야구
추억팔이 웅진 상품이 유별나게 많았던 이유는 엄마가 웅진에서 일했기 때문이고 따지고 보면 모두 좋은 기억만이 아닐텐데도 그저 그립고, 아련한 기분이 든다.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본 이번 리뷰의 도서 질 바클렘의 <찔레꽃울타리> 시리즈 (친구네 집에서 본건 사계절시리즈만 이었지만...) 아기자기한 걸 좋아했던 나는 이 책을 꼭 소유하고 말겠다는 욕망에 힘겨워했던 것 같다.
물론, 집에 있는 다른 많은 책들을 읽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의 애절했던 욕망은 외면당했었지만 그래서 더 가지고 싶었고 어른?이 된 후에도 그 마음의 농도는 여전했던 것 같다.
이제서야 구매하게 된 게 좀 이상할 정도이다. 몇 년 전쯤에- 낱권이 품절이라는 걸 보고 절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8권 셋트의 찔레꽃울타리 시리즈가 있지 않은가? 오 은혜롭도다. 게다가 50%세일에 한권당 9000원이 약간 넘는 이동화책 8권을 36,800원이라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니!!! 약간 광고성 글 같기는 하지만 꿀릴 것 없으니까... 이 자리를 빌어 마루벌관계자 및 그래24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서문이 너무 길었다. 나는 이게 항상 문제다.
여하튼 다른 만화책과 더불어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구매완료!! 이틀만인가 책이 왔다. 셋트라고 상자에 포장되어왔는데 이럴수가!! 포장된 박스 한쪽이 일그러졌다. 책을 금이야 옥이야모시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넘어갔지만... 소장용으로 사시는 예민하신 분들은 좀 짜증날 법도 하다^^에?! 박스 구겨져서 세일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할 말 없구요... 그리고 겨울이야기인가 가을이야기인가 둘중에 한권은 책을 덮은 커버 위치가 틀립디다..에?! 어차피 하드커버 바깥에 포장용 커버라서 버릴까 말까 고민중이긴 하지만 여튼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세일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할 말 없구요... 그리고 중간에 글자부분에서 인쇄 뭉개진 부분도 하나 발견했는데 그것도 뭐 넘어갑니다. 왜냐?! 귀찮으니까...그리고 정가주고 산 책이면 환불하겠는데ㅜ 이래저래 산 것 만해도 감지덕지라서 위에 나열한 흠들이 다 인간적인 실수같기도 하고...사람 마음이 참 요상하다. 이렇게 쓰고나니 불만만 잔뜩! 별점은 잘 줘놓고...
위의 내용은 책의 상태에 대한 리뷰였고, 진짜 리뷰는 지금부터다.
우선 삽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고, 한장한장 표지보다 더 공들인 삽화가 질 바클렘 동화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은 정말 즐겁게 신나게 그림을 그렸을 걸로 예상된다. 그래서 그 기분이 어렸던 나에게도, 지금의 나에게도 전해지는 거 아닐까 싶다. 찔레꽃울타리마을의 여러 들쥐가족들의 이야기로 소소하거나 혹은 스펙터클하거나 그러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과 가슴 따땃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아라. 이 책은 어린 날의 나를 위한, 지금의 나를 위한 아주 좋은 선물이다. 또 나중에 자식을 낳게 되면 낭독도 해줄테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책 8권으로 3人에게 기쁨을 주니 손해보는 구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가 꽃이 핀 나무 안의 집을 보면서 동생에게 물었다. (속이 빈 나무에서는 꽃이 필 수 없는 게 자연과학의 당연한 섭리이고 이 이야기에서 들쥐가족들이 사는 꽃 핀 나무 속에서 사는 건 말이 안되는 거니까) 어른이 된 나로서는 그 모순이 눈에 보여서 혹시 나중에 그 것에 관해서 천진한 아이가 질문하면 어떻게 대답하는 게 좋을까?
1) 아이의 판타지를 지켜준다. 2) 삽화가 사실과 다르다는 걸 말해준다.
가치관의 차이겠지만, 동생과 나는 판타지를 지켜주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은 언제고 깨닫게 되는 거고 그걸 부모로서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건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재미없으니까.
이렇게 긴 리뷰는 처음 써보는 것 같다. 그만큼 좋다. 서문은 길고 잡담은 많고 정리는 안되고 끝이 또 산만해졌지만 하고싶은 말은 다 한 것 같으니 아주 만족스럽다.
참, 동화책보다 생각한 건데 종이가 누리끼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광고를 보니 시력의 부담을 덜어주는 미색종이를 사용했단다. 확실히 백색종이보다는 질 바클렘 동화책에 잘 어울린다.
여하튼, 아주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