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캡틴 블러드 Captain Blood> 마이클 커티즈 감독이 1935년에 만든 흑백 영화로, 남부럽지 않게 살던 의사가 일이 꼬여 종이 되었다가 다시 해적으로 탈바꿈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다뤘다.
2. 1685년 영국의 임금인 제임스는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해 이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많다. 제 나라 백성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남의 나라의 이익을 챙겨주지 않나,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 잡아가는 요즈음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의사로 떵떵거리며 살던 피터 블러드(에롤 프린)는 나라가 어디로 가든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이다. 그런데 다쳤다는 사람을 두고 볼 수는 없어 임금에 맞선 이를 치료 해주다 잡혀간다. "난 죄가 없어요.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는 게 의사로선 할 일이 아닌가요?" 억울하다고 말하지만, "내 편이 아니면, 아무나 낫게 해주면 안 되지..." 끝내 대서양을 건너 자메이카의 식민지로 팔려간다.
이제 엄청나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딕슨의 광산으로 팔려갈지, 그나마 운 좋게도 비숍 대령의 농장으로 팔려갈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석달을 감옥에서 지내고 몸까지 팔리게 되었으니 뿔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블러드가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지 않자 비숍(라이오넬 앳윌)은 살 생각을 안 하는데, 비숍의 조카인 애러벨라(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10파운드에 사간다.
3. 멀쩡한 머리와 튼튼한 몸을 갖고 남의 종노릇을 할 수가 있을까? 내 삶이 자유롭게 되길 바라는 블러드한테는 아름다운 애러벨라는 그림의 떡일 뿐이니, 블러드는 잡혀온 다른 사람들과 무리를 지어 달아날 생각을 할 수밖에. "내 인생은 내 것이요. 도둑이든 해적이든..."
너무 좋은 말만 하려고 해서 그런지 배우들의 말을 다 들으려면 바쁘지만, 볼거리가 많은 영화다. 해적 우두머리가 된 블러드와 다른 무리의 우두머리인 리와시얼이 바닷가에서 벌이는 칼싸움이나, 배끼리 대포를 쏘고 총을 서로 쏘다가 나중엔 배로 뛰어들어가 칼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요즈음 돈을 많이 들인 싸움 영화와 다를 바가 없다. 흑백이라 아쉬울 따름.
그런데 영국 영화라 그런지 다른 나라는 좋은 모습으로 나오지 않는다. 고른 눈길이 아니다. 스페인 해적들은 처음에는 잘 나가다 나중에는 블러드 무리들한테 배도 뺏기고 목숨마저 잃게 된다. 프랑스 함대도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꾀많은 블러드 무리한테 뒤지게 얻어 맞고는 배가 부서진다.
블러드와 애러밸라의 사랑은 쉽지 않다. 둘 다 생각이 뚜렷하고 살아온 바가 달라서 잘 섞일 수 없다. "날 왜 미워해요?" 하며 애러벨라가 묻자, 블러드가 말한다. "넌 너무 예쁘고, 난 종이니까..." 그런데 이런 영화는 처음에는 티격태격 다투더라도 끝은 언제나 좋은 쪽으로 날 수밖에 없다.
4. 디브이디는 그리 좋지 못하다. 보너스라곤 예고편도 나오지 않는다. 값이 싼 까닭이기도 하고, 오래된 영화이다보니 화면이 깨끗하지 못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