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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서점에 들렀다가 단순히 초록색이 눈에 띄어서 책을 만지작 거렸다. 특별히 촉감을 느끼고 구입하는 물건이 아님에도 항상 책을 만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잠시 책을 펼 것인가 도로 제자리에 둘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리 세련되지 못한 표지 디자인 덕에 이 책과 나는 그렇게 다시 헤어질 뻔했다. 그러나 나는 남자의 가방 속이 궁금했다. 그렇게 나는 가방 속을 잠시 들여다 보았다. 잠시 책을 훑어보는 동안 나는 007돈가방을 발견한 듯 흥분되었다. 작가의 사물에 관한 눈은 작지만 낯설은 차이가 있었다.
작은 차이로 이렇게 세상을 신기하게 만들수 있는 그의 눈에 감탄하며 또 나와 유사한 생각들에 신이 나서 책을 읽었다.
작가와 화가로서 어떤 언어에 묶인 한 사람으로서 살고 싶지는 않으나 자꾸만 타인의 말에 설명을 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그 또한 풀지 못한 문제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고집이 너무 강해서(솔직히 표지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좀더 많은 사람들을 못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지금 나는 너무나 자랑스럽게 '그 남자의 가방'을 권한다. [인상깊은구절] 손에서 입 사이의 거리는 한껏 벌려보아야 1미터도 채 안 된다. 그러나 그 1미터야말로 인간의 운명에서 결정적인 공간이다. 그 1미터 반경의 공간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어떤 도구가 끼어드느냐가 한 인간의 삶을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