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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이토록 매혹적인 사람이었다니 우선 경애하는 마음 듬뿍 드리고..
고등학교때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서 들려주셨던 황진이와 서경덕의 일화.
그 이야기가 내도록 기억에 남더니 결국 이렇게 책까지 사서 보게 되었다.
사실 TV 드라마다 영화다 하며 갑자기 ''황진이'' 열풍이 분 것도 내 호기심을
새삼스레 불러 일으켰다. 워낙에 산만해서 드라마는 집중해서 못 보는 성격이라
책을 사게 된 것이다. 책도 검색해 보니 여러 작가들에 의해 이것저것 많이도
나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김탁환님의 "나, 황진이"와 정비석님의
바로 이 "황진이"였다. 김탁환님은 예전에 이순신 글을 찾다가 알게 되었는데,
어쩐지 나는 국어 시간에 귀익은 이름인 정비석님의 "황진이"에 더 마음이 갔다.
내 선택은 탁월했다. 읽으면서 어떻게나 감탄을 했던지 중간 중간 노트를 꺼내
감상을 끄적거릴 정도였다.
황진이 매력은 여자인 나조차 우러러 보게 된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황진이가 만나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했던 뭇 남정네들..
속되게 표현하자면 정말 멋있다!!!
누군가가 아무리 잘났어도 조금이나마 어설픈 구석이 있으면 시새움을 받게 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그 무언가가 있어 홀로 고귀하고 도도한 사람이라면
감히 시새움도 맥을 못 추게 되어 있다. 황진이는 바로 후자가 아닌가 싶다.
겉뿐만이 아니라 속도 알차 정말이지 반해 버렸다.
비단 황진이란 한 사람에게 반했다기 보다는
황진이의 시대, 황진이의 시, 황진이의 사랑에 반했다고 하는 게 옳겠다.
너무도 매혹적인 인물, 황진이!!!
그녀가 한 생을 그렇게 꽃처럼 살다간 실재했던 인물이라니!!!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선인들의 풍류와 기상을 느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
정비석님의 문장은 또 어찌나 유려한지... 시원스레 휘갈겨 쓴 획 굵은 글씨체가
연상되기도 했고, 어느 소나무 숲의 서늘하면서 향긋한 솔바람 내음을 느끼게도
했다. 글을 읽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멋들어진 어느 정자를 찾아가 세월아 네월아
신선 타령을 해보면 황진이가 나타나 줄 것만 같았다.
원생몽유록 같은 고전 소설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운치가 정비석님의 거침없는 문체로
펼쳐지니 그야말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무릉도원에서 한바탕 일장춘몽을 꾼 것마냥
아련하다. [인상깊은구절] ..."날이 저물었다고 반드시 人家로 내려가야 할 것은 없지 않은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중천에 솟아오르는 달 구경을 하다가 만약 잠이 오거든 하늘을 이불로 삼고 대지를 요로 삼아 잔디밭에 누워 자면 그만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