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나 가발디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프랑스의 신세대 작가임을 알 수 있었다. 갓 짜낸 신선한 오렌지 주스같은 그녀의 문체는 남다른 개성으로 톡톡 튀고 있다. 짧은 꽁트같은 에피소드를 통해 삶의 단면을 가볍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은 필치로 그려내는 것 또한 수준급이다. 많은 감동과 철학적 재미는 없지만, 보면 볼수록 그녀의 상큼함에 전염됨을 느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답지 않게 아직은 풋풋함을 잃지 않는 그녀의 매력은 먼 이국인 우리 나라의 독자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연륜과 경험이 더 어우러진다면 더욱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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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지만 에세이의 느낌이 강하고 영화로 비유하면 논픽션 무비의 느낌도 있는데, 섬세하고 차분한 리얼리즘이 돋보이기 때문일까. 사소함과 심각함의 여부를 떠나 갈등의 발생과정은 보여 주지만 그 해결과정을 끝까지 보여주진 않는다. 즉, 마무리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듯 뭔가가 계속 진행될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12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외로움'을 나타내는 공통점이 있으나 한 작가에 의해 쓰여진 소설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이야기마다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것은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무게와 색깔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말이 단편이지 어떤 것은 엄밀히 말하면 엽편에 가까운 것도 있다. 단편은 장편과 달리 내용을 조금만 소개해도 독서의 흥미가 반감되기 쉬우므로 그 점은 생략하겠지만, 첫 느낌으로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일 거라고 마음대로 예상했는데 5편만 화자 혹은 작가가 주시하는 인물이 여성이 될 뿐, 6편은 남성이 되고 남은 1편은 그 비중이 같다.
주인공이 기혼인 경우는 5편, 미혼인 경우가 7편. 역자의 '깔끔한 신세대의 매혹적인 에세이 같다'는 말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지만, 여기에 수록된 소설 전체에 적용된다고 보기에는 조금 부적절하지 않나 싶다. 그 말에 호감을 느껴 여기 모인 이야기들이 모두 '생-제르맹-데-프레의 연인들'이나 '오펠 터치', '클릭-클락'과 같은 분위기로만 구성되었으리라 기대했지만 '임신', '오늘의 진실', '외과수술용 봉합사'등은 '매혹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인 고통을 맛보게 한다. 물론 고통만을 선사하진 않는다. '외과수술용 봉합사'의 경우 독자가 여성이라면 통쾌함을 안겨 주기도 하고, '오늘의 진실'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이 지닌 장점은 소설 속 주인공들이 겪는 에피소드들이(특히, '임신', '이 남자와 이 여자', '오펠 터치', '에필로그'등)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기에 가정이나 사회라는 형태 속의 고독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동병상련의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 [인상깊은구절]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그녀가 나의 부릅뜬 눈과 일그러진 입을 보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에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 '몇 년 동안'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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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voudrais que quelqu'un m'attende quelque part :: Anna Gavalda
가발다적 문체가 매우 절제된 편인 것 같긴 하지만
때문에 문장력 하나하나에 집중하진 못하고
외로운 군상들의 그저 그런, 라디오 사연 같은 스토리. |